혈관을 시술로 다시 열었는데도 장애가 남는 당뇨병 동반 뇌경색 환자에게 혈당 약이 회복을 거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정민 교수팀과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양욱진 교수팀에 따르면, 혈전제거술을 받은 환자 중 SGLT2 억제제를 처방받은 사람은 석 달 뒤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4개 기관 환자 429명의 기록을 비교
분석 대상은 2020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한국, 스위스, 이탈리아의 4개 병원에서 동맥내혈전제거술을 받은 당뇨병 동반 뇌경색 환자 429명이다. 이 시술은 카테터라는 가는 관을 혈관 안으로 밀어 넣어 혈전을 빼내는 방식이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외에 이탈리아 볼로냐 마조레병원, 스위스 로잔대병원이 참여했다. 이미 지나간 진료 기록을 거슬러 살피는 후향 연구였다.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73.5세, 초기 NIHSS 점수는 중앙값 12점이었다. NIHSS는 뇌졸중이 얼마나 심한지 가리키는 점수로, 대상자 다수가 중등도에서 중증 사이에 속했다. 퇴원 시점에 SGLT2 억제제가 처방된 환자는 51명, 처방되지 않은 환자는 378명이었다. 연구팀은 두 집단의 3개월 뒤 상태를 수정랭킨척도(mRS)로 대조했다. 증상이 전혀 없으면 0점, 사망하면 6점으로 계산하며 숫자가 작을수록 몸 상태가 낫다는 의미다. 나이, 성별, 기저질환, 뇌졸중 중증도의 집단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맞춰 반영했다.
처방군 65.1%, 미처방군 45.3%가 독립 생활
보정한 mRS 점수의 중앙값은 처방군 2점, 미처방군 3점으로 처방군이 낮았다. 장애 수준이 대체로 가벼운 쪽에 모였다는 해석이다. 공통 오즈비는 2.31이고 95% 신뢰구간은 1.30~4.10이다.
mRS 0~2점은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일상을 꾸릴 수 있는 수준이다. 이 구간에 든 환자는 처방군에서 65.1%, 미처방군에서 45.3%였고, 차이는 약 20%p에 이른다. 오즈비는 2.26(95% 신뢰구간 1.15~4.43)으로 계산됐다. 역확률가중치, 성향점수 매칭처럼 보정 방법을 바꿔도 같은 경향이 이어졌다. 나이, 성별, 초기 중증도, 지역 등으로 환자를 쪼개 본 경우에도 연관성의 크기가 눈에 띄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왜 이 약에 주목했나
뇌졸중은 세계에서 매년 약 1,200만 건이 새로 발생한다. 망가진 신경세포는 되돌리기가 어려워 재활 말고는 쓸 만한 회복 치료가 드물다.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해 혈당을 낮추는 약이다. 심부전이나 만성콩팥병 환자의 심혈관·콩팥 경과를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처방이 늘었고, 이번 연구 대상 가운데서도 처방 비중이 2020년 4.5%에서 2024~2025년 21.1%로 커졌다.
뇌졸중 이후 회복과 이 약의 관계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연구팀이 먼저 한 기관의 자료로 연관성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경증 환자가 주를 이뤘고, 혈전제거술을 해야 하는 중등도·중증 환자만 떼어 본 연구는 없었다. 이번에는 중증 쪽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참여 기관도 늘렸다.
연구진 평가와 한계
양욱진 교수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민 교수는 이 약의 처방과 더 나은 기능적 예후의 연관성을 다기관에서 처음 확인한 연구라고 소개했다. 이어 기초 연구로 신경 회복의 원리를 파악하고, 전향적 임상연구에서 결과가 입증되면 뇌졸중 환자의 당뇨 치료와 회복 관리 지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임상연구 조정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성과는 국제 학술지 ‘Stroke’ 온라인판에 실렸다.
정리
이번 분석에서 SGLT2 억제제 처방군은 3개월 뒤 독립 생활 비율이 65.1%로 미처방군(45.3%)보다 높았다. 다만 과거 기록을 비교한 후향 연구여서 약이 회복의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연구팀도 전향적 임상연구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약 복용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서울대병원 보도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