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의 유전적 경향이 높은 사람일수록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에 걸릴 가능성은 오히려 낮게 나타났습니다. 2022년 2월 Scientific Reports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의 결과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유럽계와 동아시아계 두 집단을 나누어 분석했는데, 어느 쪽에서도 같은 방향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은 이 연구가 밝힌 내용을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고, 제2형 당뇨병을 걱정하는 분이 알아 둘 점도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이 연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을까
제2형 당뇨병과 ALS가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이전부터 꾸준히 보고되어 왔습니다. 다만 한쪽이 다른 쪽의 원인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 연구는 바로 그 질문, 즉 두 질환 사이에 인과적인 연관이 있는지를 따져 보려는 목적으로 설계됐습니다.
연구진이 택한 방법은 두 표본 멘델 무작위화라는 분석입니다. 생활 습관이나 다른 질환처럼 결과를 뒤섞을 수 있는 요인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제2형 당뇨병과 강하게 연관된 유전적 변이를 도구로 삼아 당뇨병이 ALS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는 방식입니다. 당뇨병 자체가 아니라 당뇨병과 연관된 유전적 변이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이 일반적인 관찰 연구와 다릅니다.
분석에 쓰인 자료의 규모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유럽계: ALS 환자 20,806명, 대조군 59,804명
- 동아시아계: ALS 환자 1234명, 대조군 2850명
첫 번째 결과: 유럽계에서 나타난 연관
유럽계 집단에서는 제2형 당뇨병의 유전적 경향이 한 단계 높아질 때 ALS의 발생 비율이 약간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95% 신뢰구간이 1을 가까스로 넘지 않는 범위여서, 통계적으로는 의미 있는 수준이지만 차이의 폭이 크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서 신뢰구간이란 같은 분석을 반복했을 때 참값이 들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범위를 뜻합니다. 구간의 한쪽 끝이 기준선에 아주 가까이 붙어 있다는 것은, 결과가 어느 정도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결과: 동아시아계에서도 같은 방향
동아시아계 집단에서도 제2형 당뇨병과 연관된 유전적 변이를 이용해 같은 분석을 했습니다. 이 집단에서도 당뇨병의 유전적 경향이 높을수록 ALS의 발생 비율이 낮은 쪽으로 추정됐고, 그 정도는 유럽계보다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 집단 역시 95% 신뢰구간의 끝이 기준선에 가까웠습니다.
다만 동아시아계 자료는 유럽계에 비해 참여자 수가 훨씬 적습니다. 그래서 같은 방향의 결과가 두 집단에서 따로 확인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수치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전반적인 경향으로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 번째 결과: 결과를 흔들 만한 편향은 크지 않았다
멘델 무작위화에서는 하나의 유전적 변이가 여러 경로로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 이른바 수평적 다면발현이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MR-Egger 회귀의 절편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두 집단 모두에서 수평적 다면발현이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정리하면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예측된 제2형 당뇨병이 유럽계와 동아시아계 모두에서 ALS의 낮은 발생 비율과 연관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아울러 이 연관을 설명할 분자 수준의 근거를 찾고, 치료에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살피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이 결과를 읽을 때 주의할 점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이 결과가 “당뇨병이 있으면 ALS를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연구는 유전적 변이로 예측한 당뇨병 경향을 분석한 것이며, 실제로 당뇨병을 앓는 사람에게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직접 본 것이 아닙니다. 또한 왜 이런 연관이 나타나는지는 이 연구에서 설명되지 않았고, 연구진도 그 원인을 밝히는 것을 다음 과제로 남겨 두었습니다.
두 번째로, 대상이 유럽계와 동아시아계 집단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다른 집단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이 연구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세 번째로, 신뢰구간이 기준선 가까이에 있어 후속 연구에서 결과가 달라질 여지도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이 연구는 두 질환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준 결과로 받아들이시고, 당뇨병 관리 방법을 바꾸는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제2형 당뇨병, 기본 정보를 짚어 봅니다
제2형 당뇨병은 당뇨병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로, 혈액 속 포도당 수치가 높아지는 질환입니다. 포도당은 우리 몸의 주된 에너지원이며, 췌장에서 만드는 인슐린이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들여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제2형 당뇨병에서는 인슐린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거나 제대로 쓰이지 못해 포도당이 혈액에 남게 됩니다.
원인으로는 과체중과 비만, 운동 부족, 인슐린 저항성, 유전적 요인 등이 거론됩니다. 증상은 몇 년에 걸쳐 천천히 나타나고 약해서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으며,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갈증과 소변량 증가, 배고픔 증가, 피로감, 시야 흐림, 손발 저림, 잘 낫지 않는 상처, 이유 없는 체중 감소가 대표적인 신호입니다.
한국의 진단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다른 날 반복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며, 같은 날 두 가지 이상이 해당하면 바로 확진합니다.
| 검사 | 당뇨병 기준 |
|---|---|
| 당화혈색소 | 6.5% 이상 |
| 공복혈당 | 126mg/dL 이상 |
| 75g 경구포도당부하 2시간 | 200mg/dL 이상 |
선별검사는 35세 이상의 모든 성인이 대상이며, 위험인자가 있으면 19세 이상부터 받습니다. 2형 당뇨병 성인의 당화혈색소 조절 목표는 6.5% 미만입니다. 관리하지 않고 두면 심장 질환과 뇌졸중, 신경 손상, 신장 질환, 발 문제, 눈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꾸준한 관리 계획이 중요합니다.
정리
이 연구에서는 유전적으로 예측된 제2형 당뇨병이 유럽계와 동아시아계 모두에서 ALS의 낮은 발생 비율과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수평적 다면발현이 결과를 좌우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됐지만, 참여자 규모와 신뢰구간의 폭을 보면 조심스럽게 읽어야 하는 결과입니다.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고 대상도 두 집단에 한정된 만큼, 이 결과로 당뇨병 관리를 느슨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혈당이 걱정되거나 위험인자가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받고 의료진과 관리 방법을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2년 Scientific Reports 학술지 발표 연구, NIDDK(당뇨·소화기·신장) 자료 (링크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