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골던 사람이 갑자기 조용해졌다가 숨을 몰아쉰다면 단순한 잠버릇으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설명이 나왔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홍승노 교수는 코골이가 수면 중 호흡이 반복해서 막히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신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소리가 멎었다고 편안히 숨 쉬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같은 병이 아니다
홍 교수에 따르면 코골이는 잠든 사이 공기가 지나는 길이 좁아져 주변 조직이 떨리면서 나는 소리다. 반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상기도가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막혀 호흡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코골이는 이 질환에 흔히 따라오는 대표 증상이지만, 코를 곤다고 모두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거꾸로 코골이가 뚜렷하지 않아도 질환이 있을 수 있다.
잠이 들면 혀와 목 주변 근육이 풀리고, 입천장 뒤쪽 연구개나 혀뿌리가 뒤로 처지면서 길이 좁아진다. 이 정도가 심해져 길이 막히면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나타난다. 환자에게는 자다가 숨이 멈추는 모습 외에 아침 두통, 개운하지 않은 잠, 만성 피로, 낮 동안의 심한 졸음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증상만으로 확진할 수는 없어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소리 크기가 아니라 호흡이 멈추는 정도가 기준
홍 교수는 “따라서 코골이의 크기만으로 수면무호흡증의 심각성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글에서 밝혔다. 기도가 완전히 막히는 순간에는 오히려 소리가 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평가에는 수면다원검사를 쓴다. 뇌파, 눈과 근육의 움직임, 코와 입의 공기 흐름, 가슴과 배의 호흡운동, 산소포화도, 심전도를 함께 재서 질환의 유무와 정도, 필요한 치료를 판단한다. 핵심 지표인 무호흡·저호흡지수(AHI)는 수면 1시간 동안 무호흡과 저호흡이 평균 몇 번 있었는지를 나타낸다. 성인은 5 이상 15 미만이면 경도, 15 이상 30 미만이면 중등도, 30 이상이면 중증으로 나눈다. 진단과 치료 결정에는 이 수치와 함께 증상, 동반 질환도 고려한다.
마른 사람과 여성도 예외가 아니다
수면무호흡증은 남성과 비만한 사람에게 더 흔하지만 마른 사람, 여성, 어린이에게도 생긴다. 원인이 체중에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목 주변 지방과 연조직이 많은 경우뿐 아니라 턱이 작거나 얼굴뼈 구조상 기도가 좁은 경우, 편도나 혀가 큰 경우도 원인이 된다. 기도를 열어두는 근육의 기능 같은 요인도 영향을 준다.
여성은 폐경 이후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고, 뚜렷한 코골이 대신 불면이나 피로를 호소하기도 한다. 술도 주의 대상이다. 알코올은 잠드는 시간을 잠깐 줄일 수는 있지만 기도를 받치는 근육을 더 풀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이미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취침 전 음주를 피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코 치료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코막힘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비중격만곡증, 알레르기 비염, 비용종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코골이는 연구개와 목젖 주변 조직의 진동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고 혀뿌리나 편도도 기도를 좁힌다. 코 수술이나 비염 치료로 코 호흡이 편해지고 양압기 사용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목 안쪽의 기도 폐쇄는 남을 수 있다. 그래서 코와 목의 구조를 함께 살피고, 필요하면 영상검사나 약물유도 수면내시경으로 막히는 부위를 확인하기도 한다. 수술을 고려할 때 특히 도움이 되는 평가다.
양압기와 그 밖의 치료
양압기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대표 치료법으로, 중등도 이상에서 우선 고려한다. 경도에서도 증상과 동반 질환에 따라 쓸 수 있다. 마스크로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보내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하는 장치이며, 산소를 공급하는 기계가 아니다. 제대로 쓰면 무호흡과 저호흡, 낮 졸음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오래 썼다고 기도가 영구히 넓어지지는 않아 효과를 유지하려면 꾸준한 사용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모두가 평생 써야 하는 것은 아니며, 체중 변화나 수술로 상태가 달라지면 의료진과 재평가해 지속 여부를 정할 수 있다.
양압기 외에는 체중 감량, 수면 자세 교정, 구강 내 장치, 수술이 있다. 똑바로 누웠을 때 심해지는 체위 의존성이라면 옆으로 자는 자세가 도움이 된다. 아래턱을 앞으로 당기는 구강 내 장치는 양압기 사용이 어려운 환자 등에게 고려하지만 개선 효과는 양압기보다 떨어질 수 있다. 수술은 편도나 연구개, 혀뿌리 같은 구조적 원인을 바로잡는 방법이며, 수술 후에도 호흡장애가 남거나 재발할 수 있어 완치를 장담할 수는 없다.
아이의 코골이도 살펴야 한다
아이가 매일 심하게 코를 골거나 자다가 숨을 멈춘다면 소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커져 기도를 좁히는 것이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이며, 호흡장애가 이어지면 낮 동안의 집중력, 행동, 학습, 성장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 가끔 코를 곤다고 모두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다. 코골이가 계속되거나 행동 변화가 함께 나타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이 효과적일 수 있으나 수술 여부는 증상과 검사 결과, 전반적인 상태를 보고 정한다.
정리
코골이는 주변 사람을 괴롭히는 소음에 그치지 않고 숨길이 반복해서 막히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코골이에 숨 멈춤이 겹치거나 충분히 자도 피곤하고 낮 졸음이 심하다면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원인과 중증도에 따라 맞는 치료가 다르므로 정확한 검사와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보도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