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머리를 자꾸 긁고, 가르마 근처에서 비늘처럼 일어난 각질과 끊어진 듯한 머리카락이 눈에 띄면 보호자는 걱정이 앞섭니다. 이런 두피 곰팡이 감염(두피 백선)은 겉모습이 다양해서 한눈에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2026년 학술지 Mycoses에 실린 한국 환자 대상 연구는 두피를 확대해서 보는 검사로 이 감염의 특징을 살폈습니다.

이 연구는 무엇을 살펴봤나
연구진은 두피 백선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 진단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했습니다. 피부를 크게 확대해서 보는 기기(피부 확대경)가 진단을 돕는 도구로 쓰이지만, 한국 환자에서 확대경 소견을 임상 양상, 균 검사 결과와 함께 따져 본 자료는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2011년부터 2025년까지 진단된 환자 가운데 균 검사로 감염이 확인된 경우만 모아 과거 기록을 되짚어 분석했습니다. 확대경에서 보이는 무늬를 임상 유형별, 곰팡이 종류별, 나이대별로 비교했고, 상태가 나빠진 털 일부는 초고해상도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으로 한 번 더 관찰했습니다. 기록을 거꾸로 살펴본 연구이므로 결과를 모든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먼저 짚어 둡니다.
먼저 알아 둘 배경
백선은 이름과 달리 벌레가 아니라 곰팡이(진균)가 일으키는 흔한 감염입니다. 두피, 피부, 손발톱에 생길 수 있고, 발에 생기면 무좀, 사타구니에 생기면 완선이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계열입니다. 이 가운데 두피에 생긴 것이 두피 백선입니다. 피부에서는 가렵고 비늘이 일며 고리 모양을 띠는 발진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과의 피부 접촉, 수건·침대 시트 같은 물건의 공유, 공용 시설 바닥을 통해 퍼질 수 있습니다. 피부를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하고, 반려동물을 만진 뒤 손을 씻는 것이 기본 예방법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면역 기능이 약한 사람은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고 이겨 내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땀이 많이 나거나 감염된 동물과 가까이 지내는 것도 위험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 병은 의학 용어로 ‘티니아(tinea)’ 뒤에 감염된 부위를 뜻하는 라틴어 이름을 붙여 부르며, 두피에 생기면 티니아 캐피티스(tinea capitis)라고 합니다.
첫 번째, 어린이와 고령층에 두 번 몰렸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환자의 나이 분포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봉우리가 두 개인 모양이었습니다. 10세 이하 어린이와 61세 이상 고령층에서 환자가 많았습니다. 두피 백선을 흔히 어린이의 병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이 연구에서는 고령층 환자도 적지 않았습니다.
원인균으로는 마이크로스포룸 카니스(Microsporum canis)가 71.8%로 가장 많았습니다. 곰팡이 종류에 따라 확대경에서 보이는 흔적이 달랐다는 결과는 세 번째 항목에서 살펴봅니다.
두 번째, 가장 흔한 확대경 소견은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확대경으로 본 소견 중 가장 많았던 것은 각질(비늘)로 83.1%였습니다. 이어 검은 점(머리카락이 두피 표면에서 끊어져 점처럼 보이는 모습), 모낭 주변의 각질 과다, 부러진 털이 각각 78.9%로 비슷하게 흔했습니다.
쉼표 모양으로 휘어진 털은 고름이 차는 확산형과 검은 점형 유형에서 자주 관찰되었습니다. 같은 두피 백선이라도 겉으로 드러나는 유형이 다르면 확대경에서 보이는 무늬도 다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연구에 참여한 환자 집단에서 나온 비율이므로, 개인의 두피 상태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쓸 수는 없습니다.
세 번째, 균 종류와 나이에 따라 모양이 달랐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곰팡이 종류에 따른 차이입니다. 트리코피톤과 마이크로스포룸은 CDC 자료에서 백선을 일으키는 흔한 곰팡이로 꼽히는 이름입니다. 비어 있는 모낭은 트리코피톤(Trichophyton) 감염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연관되었습니다. 반면 지그재그 모양 털, 모스부호처럼 보이는 털, 구부러진 털, 각질은 마이크로스포룸 감염에서 더 자주 나타났습니다.
나이에 따른 차이도 있었습니다. 어린이에서는 모스부호 모양 털이 더 자주 보였고, 고령층에서는 빈 모낭과 모낭 주위의 붉은기가 더 높은 비율로 관찰되었습니다. 또한 공초점 현미경으로 상한 털을 들여다보니, 확대경에서 보이던 특징적인 무늬가 털 줄기의 서로 다른 구조적 손상과 대응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확대경 검사가 두피 백선의 임상 유형을 구분하고 원인균을 짐작하는 데 의미 있는 단서를 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성인 환자가 많고 마이크로스포룸이 흔한 지역에서 일상 진료를 보완하는 도구로 쓸 만하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정리
이 연구에서는 한국 두피 백선 환자의 나이 분포가 어린이와 고령층 두 곳에 몰렸고, 가장 흔한 원인균은 마이크로스포룸 카니스였습니다. 확대경에서는 각질, 검은 점, 모낭 주변 각질 과다, 부러진 털이 흔했으며, 균 종류와 나이에 따라 털의 모양이 달랐습니다. 다만 과거 기록을 분석한 연구여서 확대경 소견만으로 균을 확정하거나 스스로 진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두피에 가려움, 각질, 끊어진 털이 이어진다면 어린이든 어르신이든 피부과 등 의료진에게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6년 Mycoses 학술지 발표 연구, CDC 자료 참고 (링크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