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몇 잔을 마신 뒤 “이 정도면 아직 괜찮다”고 느끼며 집에 갈 방법을 고르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술 말고 다른 물질까지 함께한 상태라면 판단과 반응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2026년 Addiction Biology 학술지에 발표된 한 연구는 술과 고함량 대마 농축물을 함께 섭취한 사람의 행동과 뇌 활동을 시간 순서대로 살펴보았습니다.

연구가 던진 질문과 참여자
THC(대마의 주요 향정신성 성분) 함량이 점점 높아진 농축 제품이 술과 함께 쓰이고 있습니다. 이 조합이 판단력과 신체 반응을 일시적으로 떨어뜨린다고는 알려져 있지만, 뇌 신호를 직접 재서 확인한 연구는 많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는 실제 생활과 가까운 조건에서 이런 측정이 가능한지 먼저 살펴보는 시험적 성격의 연구입니다.
참여자는 평소 술을 많이 마시고 대마를 정기적으로 쓰는 지역사회 성인이었습니다. 평균 나이는 31.7세, 남성이 65%였고, 인원 규모는 작은 편이었습니다.
세 번의 측정으로 본 흐름
참여자들은 화면에 나타나는 자극에 되도록 빠르게 반응하는 과제를 수행했고, 그동안 머리에 전극을 붙여 뇌파(뇌의 전기 활동 기록)를 쟀습니다. 측정은 모두 세 번이었습니다.
- 기준 시점: 술과 대마를 섭취하기 전, 맨정신 상태
- 취한 시점: 정해진 용량의 술과 대마 농축물을 함께 섭취하고 한 시간쯤 뒤
- 회복 시점: 섭취하고 네 시간쯤 뒤
같은 사람이 같은 과제를 세 번 반복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며 달라지는 모습을 한 사람 안에서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뇌파 기록에서 자극에 반응하는 단계의 신호와, 반응을 한 뒤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는 단계의 신호를 따로 뽑아 분석했습니다.
이런 방식의 장점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만이 아니라 그 밑에서 일어나는 뇌의 처리 과정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같은 오류라도 뇌가 실수를 얼마나 잘 감지했는지는 행동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행동에서 나타난 변화
취한 시점에는 과제에서 틀리는 횟수가 늘었고, 반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오히려 짧아졌습니다. 이 차이는 기준 시점, 회복 시점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반응이 빨라졌다고 해서 더 잘하게 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연구진은 충분히 살피지 않고 먼저 반응하는 충동성이 커졌고, 그 결과 오류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뇌 활동에서 나타난 변화
뇌파 반응도 시간에 따라 뚜렷하게 달라졌습니다. 자극을 본 직후 나타나는 반응(P2, N2, P3)과 실수를 한 직후 나타나는 반응(ERN, Pe)에서 같은 흐름이 보였습니다.
- 맨정신일 때 반응의 크기가 가장 컸습니다.
- 취한 시점에는 반응이 작아졌습니다.
- 회복 시점에는 다시 커져 기준 시점에 가까워졌습니다.
이 반응들은 의사결정, 실수 알아차리기, 수행 상태를 점검하고 조정하는 과정과 관련된 지표로 쓰입니다. 즉 취한 시점에는 행동이 충동적으로 변했을 뿐 아니라, 이런 인지 처리 과정을 보여 주는 뇌 활동도 줄어든 것입니다.
행동과 뇌 활동의 변화를 나란히 놓으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서둘러 반응하는 동안 결정을 다듬고 실수를 걸러 내는 뇌의 작업은 약해졌고, 그 틈에서 오류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연구진의 해석이며, 이 연구 설계만으로 원인과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회복 뒤에도 남은 차이, 그리고 해석할 때 주의점
회복 시점의 결과가 가장 눈에 띕니다. 취한 시점보다는 나아졌지만, 행동 지표와 뇌 활동 지표 모두 기준 시점보다 낮은 상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좋아졌다 해도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결과를 넓게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참여자 수가 적고, 술을 많이 마시며 대마를 정기적으로 쓰는 특정 집단이 대상이었으며, 가능성을 먼저 살피는 시험적 연구이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이런 이해가 운전 같은 일상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지 과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참고로 술의 양을 말할 때는 나라마다 한 잔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한국의 한 잔은 순알코올 7g이고, 세계보건기구는 10g, 미국은 14g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해외 자료의 잔 수를 그대로 우리 기준에 대 보면 안 됩니다.
정리
이 연구에서는 술과 고함량 대마 농축물을 함께 섭취한 시점에 오류가 늘고 반응이 급해졌으며, 판단과 실수 감지에 관여하는 뇌 활동이 줄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회복 시점이 되어도 섭취 전보다는 낮은 상태였습니다. 규모가 작은 예비 연구이므로 결과를 단정하지 말고 참고 자료로 보시기 바랍니다. 술이나 다른 물질을 함께 사용한 뒤에는 운전처럼 집중이 필요한 활동을 삼가는 것이 안전하며, 사용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하십시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6년 Addiction Biology 학술지 발표 연구 — PubMed 초록 참고 (링크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