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정 유전자를 수정함으로써 면역 세포가 더 오래 싸우도록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이를 통해 현존하는 암 치료법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AR-T세포 치료법의 한계
일본 나고야 대학 연구팀은 ‘CUL5’라는 이름의 유전자 활동이 줄어들면 CAR-T세포의 항암 효과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과 같은 공격적 암의 치료를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CAR-T세포 치료는 환자로부터 면역 세포(T세포)를 채취한 다음, 유전적으로 변형해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의 치료법이다. 이때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투여해, 암 세포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CAR-T세포 치료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치료법은 그간 여러 종류의 암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암 세포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치료됐던 암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CAR-T세포를 투여한 이후, 시간이 지나며 그 치료 능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유전자 수정으로 CAR-T세포 강화
나고야 대학 연구팀은 CAR-T세포 치료법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CRISPR 스크리닝’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세포의 개별 유전자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확인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CUL5 유전자는 세포 내부의 특정 단백질 분해에 관여한다. 이 유전자의 활성화가 억제되면 T세포가 성장하고 증식하는 신호가 전달된다. 즉, T세포가 암 세포와 더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CUL5 유전자를 비활성화시키면 CAR-T세포의 성장과 수명이 향상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B세포 림프종이 유발된 쥐 모델에 CAR-T세포를 주입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때 CUL5 유전자를 비활성화시킬 경우, 암 세포에 반복 노출된 후에도 CAR-T세포가 더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혈액암 재발 가능성 낮춰
문제는 특정 유전자가 결핍된 세포를 만드는 방법이다. 나고야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본래 CUL5 결핍 세포를 만드는 데는 ‘전기 천공(electroporation)’이라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이 기술은 세포에 전기 펄스를 가해 세포막에 구멍을 만들고, 여기를 통해 다른 물질을 세포 내부로 주입하는 방법이다.
단, 이 방법은 세포를 손상시키거나 사멸시킬 우려가 있다. 또한, 전기 천공은 일반적으로 개별 세포 또는 소규모 집단에 사용하는 방법이므로 수많은 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이에 나고야 대학 연구팀은 바이러스를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CAR-T세포에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을 전달함으로써, CUL5 유전자의 활동을 부분적으로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이는 더 안전하면서도 우수한 방법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전기 천공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세포 손상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통해 림프종이나 백혈병 등 혈액암을 치료하는 효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변형된 CAR-T세포는 암 세포와 더 잘 싸울 수 있으며, 체내에서 더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재발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이러한 접근법이 혈액암 외에 장기에 발생하는 고형 종양에도 적용 가능할지를 추가로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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