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습관을 위해 보통 저녁 6시 이후로는 음식을 먹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원론적인 이야기다. 현대사회의 사람들은 이 조언을 애당초 지킬 수 없는 조건인 경우도 허다하니까. 특히 늦은 시간에 퇴근하는 경우, 허기를 이기지 못해 야식을 먹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야식은 숙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야식과 숙면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식을 먹게 된다면 적당한 대안이 있을까?
야식과 숙면,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음식을 먹으면 일정 시간에 걸친 소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은 예외가 없는 법칙이다. 소화기관은 평상시 일정한 수준의 활성도를 유지하고 있다가, 음식물이 들어오면 활발하게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식사 직후 졸음이 몰려오는 것은 소화기관에서 에너지를 활발하게 쓰는 바람에 뇌로 가야할 에너지가 일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단순한 관점으로만 보면, 야식을 먹은 뒤 숙면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소화 과정은 소화기관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작동하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소화가 이루어지면서 신체의 여러 생리적 기능이 조절되기 때문이다.
특히 소화가 이루어지는 동안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데, 이는 몸을 각성 상태로 만들고 유지하는 작용을 한다. 숙면을 위해서는 교감신경이 둔해지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야 하는데, 반대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잠을 자더라도 깊게 잠드는 데 한계가 생긴다.
요약하자면, 야식으로 먹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대사시키는 과정에서 체내 각 기관들이 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각 기관들이 최소한의 활성화 상태를 유지하며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할일이 주어지니 제대로 쉴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야식 종류’에 따라 다르다
다만, 모든 종류의 야식이 숙면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야식이라 하면 고지방 고칼로리의 음식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종의 선입견이 덧씌워졌을 뿐이다. 실제로 숙면을 돕는 음식을 야식으로 선택해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숙면을 돕는 야식의 대표적인 예는 바나나, 견과류, 요거트 등이 있다. 이들은 대체로 소화기관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데다가, 멜라토닌과 같은 수면을 돕는 호르몬의 생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너무 과도한 양을 먹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더 푹 잘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다만, 그 외에 일반적으로 애용되는 야식들은 거의 대부분 숙면에 방해가 된다.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의 경우, 기본적으로 지방이 소화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소화기관이 활성화 상태를 유지해야 하므로, 신체가 편안한 상태로 접어드는 것을 방해하게 되는 것이다. 자는 동안에도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소모하게 돼, 제대로 된 회복이 되지 않는다.
매콤한 음식 또한 마찬가지다.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은 위장에 자극을 줌으로써 위를 더욱 활성화시킨다. 또한, 이 성분은 체온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것도 문제다. 잠이 들기 위해서는 심부체온이 자연스럽게 낮아져야 하는데, 매운 음식으로 체온이 상승하면서 몸이 계속 각성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알코올 역시 비슷한 원리로 각성 상태를 유지하게 만든다. 알코올 자체는 진정 효과를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 ‘가바(GABA)’를 촉진해 졸음을 불러온다. 하지만 알코올은 몸에서 독성 물질로 받아들이는 만큼, 우선적으로 해독 작용을 거치려 한다. 이 시간 동안 몸은 해독을 위한 각성 상태에 있게 되며, 해독이 끝나면 오히려 잠에서 깨어나도록 만든다.
개인차에 따른 야식의 영향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겪거나 불규칙한 생활 패턴을 가진 사람들은 야식을 먹었을 때 숙면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 이와 관련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늦은 시간에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 대체로 수면의 질이 저하되며, 비만이 될 가능성도 높게 나타났다.
다만, 간혹 어떤 사람은 야식을 먹고도 잘 자고 일어나기도 한다. 이는 개인 체질에 따른 특이한 경우, 또는 생활습관에 적응한 경우로 봐야 한다. 이를 테면, 야식을 먹고 소화시키는 와중에도 잠이 들고 충분한 회복을 할 수 있도록 몸이 적응했거나, 신진대사가 상대적으로 빠른 경우일 수 있다. 단, ‘보편적인 사례’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위와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야식은 일반적으로 숙면에 방해가 된다. 허기로 인해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라면 간단하게 바나나 또는 요거트로 배고픔을 달래도록 하고, 그 외에는 야식을 절제하는 편이 숙면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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