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고픔 호르몬으로 알려진 그렐린과 성장 호르몬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규칙적인 식사 외의 잦은 간식 섭취가 어린이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간식을 자주 섭취함으로써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그렐린(Ghrelin)’의 수치가 낮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성장 호르몬 리듬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렐린과 성장 호르몬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 대학 연구팀은 지난 1일 <임상 조사 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규칙적인 식사 습관과 골격 성장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연구팀은 성장을 조절하는 두 가지 호르몬으로 흔히 ‘배고픔 호르몬’이라 알려진 그렐린과 성장 호르몬(GH)을 꼽았다. 쥐 모델을 활용한 실험을 준비하고,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과 ‘하루 세 번 충분한 양을 먹는 습관’이 각각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식사 패턴에 따라 둘로 나눠진 쥐들의 경골 성장판 폭을 측정했다. 그러자 하루 세 번 정해진 시간에 충분한 양을 섭취하는 그룹이 조금씩 자주 먹는 그룹에 비해 골격 성장이 가속화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장 호르몬의 자연스러운 리듬 필요
이 연구 결과를 가지고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했다. 참가자들로 하여금 비강위관(코를 통해 위장으로 직접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관)을 삽입하도록 한 다음, 쥐 모델 실험과 마찬가지로 그룹을 나눴다. 한쪽은 조금씩 자주, 다른 한쪽은 정해진 시간에만 충분한 약의 영양을 공급했다.
연구팀은 이 두 가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그렐린과 성장 호르몬의 수치 변화와 골격 성장 사이의 연관성을 정리했다. 연구팀이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것은, 음식을 조금씩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포만감이 충분히 느껴지지 않으므로 그렐린 수치가 높은 수치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성장 호르몬 수치도 계속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된다.
문제는 이 지점에 있다. 어린이의 성장이 촉진되기 위해서는, 성장 호르몬이 자연스러운 리듬을 그리며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지속적인 간식 섭취로 인해 그렐린과 성장 호르몬이 애매하게 높은 상태로 유지될 경우, ‘폭발적인 증가’가 발생하지 않아 오히려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규칙적인 식습관의 중요성
그렐린은 공복 상태일 때 분비돼 배고픔을 느끼게 한다. 이 과정에서 신경계를 자극해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게 된다. 이는 특히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흔히 성장 호르몬이라고 하면 키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 성장 호르몬은 키 외에도 골격, 근육, 장기 등 전반적인 신체 구조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는 그렐린과 성장 호르몬이 자연스러운 리듬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들이 끼니 사이에 틈틈이 간식을 먹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간식은 보통 과하게 먹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렐린과 성장 호르몬 수치를 애매하게 높은 상태로 유지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성인의 경우는 일부러라도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을 갖추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는 연령에 따라 성장 호르몬이 각기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조언이다. 성인의 성장 호르몬은 지방 분해 촉진, 단백질 합성 증가 등을 통해 이미 완성된 신체 시스템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성인의 경우는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을 통해 혈당 수치 변화를 안정시키고 과식을 방지함으로써 대사 조절 및 체중 관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성인이라 해도 간식의 종류는 중요하다. 과자나 음료 등의 가공식품 대신 신선식품 위주로 적은 양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면 어린이들의 경우 종류와 무관하게 간식을 최소화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지는 쪽이 보다 바람직한 방향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카디프 대학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아직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연구는 수컷 쥐와 남성들만을 대상으로 수행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일반화할 수 있는 사항인지를 입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
인공 감미료는 ‘강한 식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인공 감미료의 일종인 수크랄로스를 섭취하면 뇌는 단맛을 인지하고 칼로리 섭취를 기대한다. 하지만 실제로 칼로리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뇌는 혼란을 느끼고 강한 식욕을 유발할 수 있다. -
식후 저혈당 원인, 식후 1~3시간이 포인트
일반적으로 혈당은 '공복 혈당'을 기준으로 한다. 식후에는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하기 위해 혈당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도 혈당이 낮게 나올 수 있다. 식후 저혈당 원인은 무엇일까? -
소식하면 좋은 점, 건강한 삶을 위한 가장 쉬운 선택
적게 먹는 습관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를 물으면 대부분 "그렇다"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소식하면 좋은 점이 정확히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
수면의 중요성, 낮 동안 쌓인 몸 속 노폐물 청소 시간
수면 시간은 일종의 '청소 시간'이다. 낮에 깨어있는 동안 이뤄지는 신진대사로 인해 발생하는 부산물과 노폐물들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시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체중 감량을 위한 저녁 습관 체크리스트 4가지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보통 식사량 조절과 식단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건전한 식습관을 유지한다고 해도, 다른 생활습관이 뒷받침되는 것도 중요하다. 체중 감량을 위한 저녁 습관 체크리스트를 살펴본다. -
사춘기와 영양 섭취, ‘배고픔’ 신호가 유독 잦은 이유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청소년의 몸은 하루가 다르게 기능이 강화되고 향상돼 가는 시기이므로 성인에 비해 더 많은 영양소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