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도 절제술은 편도염이나 인후염 등이 자주 발생하는 등의 이유로 흔히 행해지던 수술이었다.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오히려 잦은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편도 절제술을 결정하기 전 ‘면역력 변화’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감염의 첫 지점, 편도와 아데노이드
편도(Tonsil)는 아데노이드(Adenoids)와 함께 인체 상기도에 존재하는 임파선 조직이다. 이들은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될 때 처음으로 타겟이 되는 조직으로, 감염이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또, 크기가 커질 경우 상기도를 좁혀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도 꼽힌다.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이 종종 시행되는 이유다.
그러나 편도와 아데노이드의 조직학적 형태가, 백신 접종 후 ‘기억 면역 세포(memory T and B cells)’가 만들어지는 임파선과 유사하다는 점 때문에, 이들을 제거 대상이 아닌 ‘면역기관’으로 이해할 필요가 제기돼 왔다.
제거 대상이 아닌 ‘면역기관’으로서의 역할
최근 코로나19 감염 후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통해 감염 중증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2년 미국 라호야 면역연구소에서는 ‘성인의 편도와 아데노이드에서 활성화되는 기억 면역 세포’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편도와 아데노이드에서 선천성 면역인자들이 활성화되고, 백신 접종 후 기억 면역 세포 등 후천성 면역 세포들이 활성화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백신 접종 후 아데노이드에 기억 면역 세포가 1년 이상 존재하며, 혈액보다도 면역 기능이 오래 유지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 내용은 국제 학술지 「Nature」 온라인판에 게재된 바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는 이 연구에 공동연구자로서 참여했다. 김현직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환자 또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우리 몸에서 ‘호흡기 바이러스에 저항하는 중요한 면역기관’임을 강조했다.
아데노이드의 면역기능 확인을 위한 추가 연구
여기에 이어 아데노이드에서의 면역 반응이 코로나19 경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규명한 연구가 진행됐다.
김현직 교수는 감염내과 박완범 교수와 함께 2022년 5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했던 시기의 코로나19 환자들을 분석했다. 오미크론 감염 환자들의 아데노이드에서 나타나는 면역 반응을 통해, 코로나19 임상 결과와의 연관성을 규명하고자 한 것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경증 환자 그룹과 중증 환자 그룹, 그리고 건강한 대조군으로부터 아데노이드가 위치한 비인두 부위의 조직 샘플을 채취했다. 그런 다음 비인두에서 ‘인터페론(Interferon)’과 ‘인터페론 자극 유전자(ISGs)’의 발현이 환자의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인터페론은 척추동물의 면역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선천 면역 반응의 핵심요소다. 즉, 인터페론이 얼마나 발현되는지, 이후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에 따라 질병 경과 및 초기 치료가 달라질 수 있다.
아데노이드 면역작용, 질병 심각도에 영향 미쳐
분석 결과, 코로나19 경증 환자의 아데노이드에서는 인터페론 발현이 증가해, 질병 경과가 좋아지는 것과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 인터페론 반응이 강할수록 바이러스 확산이 억제돼, 짧은 시간 안에 환자가 회복된 것이다.
반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경우, 아데노이드에서 인터페론 반응이 나타나긴 했지만, 그 발현 수준이 경증 환자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이는 면역 반응의 강도와 타이밍에 따라 질병 심각도, 중증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코로나19 환자의 아데노이드에서 활성화된 대식세포(M1)와 수지상세포(DCs), 그리고 CD4+ 기억 T세포가 인터페론 활성화에 주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면역기관으로서 아데노이드의 중요성 확인
이번 연구는 아데노이드에서의 인터페론 활성화가 코로나19의 경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아데노이드에서의 선천성 면역 반응 및 기억 면역 세포 활성화가 질환이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감염 억제를 위해 상기도에 전달할 새로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며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절제한 경우, 상대적으로 코로나19가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보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김현직 교수의 말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세포 및 분자 생명과학(Cellular and Molecular Life Science)」 온라인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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