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갔을 때, ‘혀를 내밀어 보라’는 요청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아마 내과나 이비인후과, 혹은 치과 진료에서 비슷한 경험이 있을지 모른다. 직접적으로 혀를 내밀어 보라는 주문을 하지 않아도, 혀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들어봤을 수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혀의 상태가 건강에 관해 꽤 많은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입속 점막의 상태나 치아 건강이 몸 전체 건강과 연관돼 있듯, 혀 역시 마찬가지다. 혀의 표면 상태, 움직임의 유연성 등은 전반적인 면역력 상태, 혹은 건강상 이상을 알려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건강한 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상하좌우로 혀를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짐작했을 수 있지만, 혀는 단일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내부 근육과 외부 근육을 포함해 총 ‘8쌍의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덕분에 음식을 먹고 말을 하는 것, 때때로 치아 사이에 낀 무언가를 빼내는 등, 다방면에 걸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혀 표면은 작은 돌기인 유두(papillae)들로 덮여 있다. 갯수로 치면 수만 개에 달한다. 이 덕분에 혀 표면은 꽤나 거친 촉감을 가지고 있다. 아마 혀 클리너를 사용해본 사람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두고 ‘미각 세포’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유두가 미각 세포를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일부만이 미각 세포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로 혀 끝, 측면, 그리고 혀 뒤쪽에 집중돼 있다.
건강한 상태의 혀는 무엇보다 ‘분홍색’에 가깝다. 물론 사람에 따라 정확한 색상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연한 분홍색에서 짙은 분홍색간 범위가 정상적인 상태다. ‘설태’라 불리는 흰색 물질이 약간 있는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눈에 띄게 색상이 다르거나 설태가 많다면 건강상 문제가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올바른 혀 관리법
기본적으로는 혀까지 함께 청소해주는 것이 양치질에 포함된다. 다행히 치아를 깨끗하게 닦는 것에 비하면 혀 청소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10~20초 정도면 충분하다. 칫솔로 혀를 부드럽게 문지르는 방법이 권장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전용 혀 클리너를 따로 쓰는 편이 좋다. 칫솔을 함께 사용할 경우 위생적으로 그리 좋지 않고, 치아와 혀에 서식하는 서로 다른 세균이 섞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혀 클리너는 마트나 생활용품 매장, 인터넷 쇼핑 등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금속으로 된 제품도 있지만, 자칫 자극이 과도해질 수 있으므로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칫솔로 혀 관리를 하고자 할 경우, 양치 용도로 사용하는 것과는 별도의 칫솔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부득이하게 하나의 칫솔로 사용할 경우, 깨끗하게 세척하고 건조한 환경에 보관할 수 있도록 한다.
혀에 생기는 하얀 설태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제대로 청소가 되지 않은 채 누적될 경우 심한 입냄새의 원인이 된다. 올바른 혀 클리닝으로 입냄새도 잡고, 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세균도 제거할 수 있다.
혀의 색깔이 말해주는 것들
혀 클리닝을 정기적으로 할 것을 권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혀를 통해 나타나는 건강 이상 징후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하얗게 코팅이 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며칠 정도 설태 제거를 깜빡하면 생길 수 있는 흔한 현상이다. 음식물 찌꺼기와 미생물이 축적돼 일종의 ‘플라크’를 형성한 것이다. 이는 평소보다 시간을 좀 더 들여서 혀 클리닝을 하면 금세 해결할 수 있다.
한편, 설태가 누렇게 보이는 경우가 있다. 노란 색소가 포함된 음식을 먹은 직후가 아니라면, 이는 ‘구강 칸디다증(oral thrush)’의 징후일 수 있다.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거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노인들에게서도 종종 나타난다.
이는 면역 체계가 일시적으로 억제됨으로써 나타날 수 있으며, 특정 질환의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구강 칸디다증으로 확인될 경우,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일정 기간 항진균제를 처방해 해결한다.
커피를 많이 마시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 강한 색상을 띠는 음식을 먹은 경우는 혀에 검은 털이 난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때 혀 클리닝을 해도 검게 보이는 현상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는 박테리아가 과도하게 성장했기 때문일 수 있다. 구강 위생이 불량하다는 신호이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상태를 진단받을 필요가 있다.
그 외에 혀가 말해주는 건강신호
이밖에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구내염’과 같은 궤양성 질환이 있다. 구내염은 혀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엽산이나 비타민 B12가 부족할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는 영양소가 보충되면 곧 나아진다.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고 뜨겁거나 매운 음식 등을 섭취하지 않았음에도 혀에 궤양이 발생한다면 다른 병증과 연관될 수 있으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입냄새를 유발하는 여러 조건들 중 가장 흔한 것으로는 ‘건조함’을 꼽을 수 있다. 수분 섭취가 몹시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거나, 면역 체계가 약해져 있을 경우, 혹은 항우울제나 항히스타민제 등 특정 약물을 복용하고 있을 경우 구강 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입 안과 혀가 건조할 경우 냄새를 유발하는 것도 문제지만, 자극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상처가 쉽게 나거나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수분을 항상 충분히 섭취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약물을 복용 중일 때는 건조함을 어떻게 해결하면 되는지 전문의의 조언을 구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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