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의과대학(UMass Chan Medical School)의 빅터 앰브로스와 하버드 의과대학의 게리 러브컨이 2024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세포 내에 존재하는 ‘마이크로RNA(miRNA)’를 발견한 공로다.
세포 속 단백질 컨트롤러, miRNA
인간의 몸에는 조 단위의 세포가 존재한다. 각각의 세포는 조직과 장기 등을 이루며 각자 맡은 기능을 수행한다. 이 세포들은 DNA를 통해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단백질을 만들어내며 각자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miRNA다.
miRNA는 일반적으로 20~25개의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짧은 RNA 분자를 말한다.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즉, miRNA는 우리 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미세한 ‘조절 스위치’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miRNA는 DNA 내에서 생성된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한다. 특정 유전자가 발현된 후,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지’를 조절하는 역할이다. 예를 들어, 신경계 기능 조절을 하는 물질의 수용체을 조절해 신경 신호 전달을 컨트롤하거나, 종양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조절해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식이다. 즉, miRNA는 필요에 따라 유전자 발현 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유전자 볼륨 조절기’와 같다.
세포보다 더 근본적인 도구
인간의 삶은 세포의 분열과 복제, 그리고 상호작용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것이 miRNA다. 즉, miRNA는 인간이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정점을 찍고 서서히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까지도 조율한다. 건강 유지, 손상 회복을 비롯한 모든 세밀한 생체 활동이 miRNA에 의해 통제된다.
이 과정에 오류가 생기면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miRNA가 암 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역할을 할 경우, 이 miRNA의 발현이 감소하면 암이 발생하거나 진행될 수 있는 식이다.
즉, miRNA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몸이 작동하는 방식을 보다 근본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과 방법이 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마이크로RNA를 발견한 것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발견한 것과 같다.
개인 맞춤형 의료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
수상은 2024년 올해였지만, 실제 빅터 앰브로스가 miRNA를 처음 발견한 것은 30여 년 전인 1993년이다. 이후 2006년에 앤드류 파이어와 크레이그 멜로가 RNAi(RNA 간섭) 메커니즘 연구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 이후로 miRNA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더욱 주목을 받게 됐고, 연구가 지속되며 다양한 생물체로부터 5천 개 이상의 miRNA가 발견됐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miRNA와 질병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연구가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암, 심혈관 질환, 신경퇴행성 질환 등 각종 질병에서 miRNA의 비정상적인 작용이 발견되고 있다.
miRNA는 세포의 성장, 분화, 대사, 사멸 등 전반적인 과정에 관여한다. 이에 따라 최근 연구에서는 miRNA가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생체 지표(Biomarker)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miRNA가 조기 진단을 위한 지표로 사용될 수 있게 된다면 특정 질병의 경우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miRNA가 표적 mRNA와 결합해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갖기 때문에, 이를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향후 트렌드가 되고 있는 개인 맞춤형 의료체계에서 miRNA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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