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뇌 해면상 혈관종(Cerebral Cavernous Malformation, 이하 CCM)’ 환자들에게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장기적으로 긍정적 치료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수술 후 연간 출혈률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CCM 치료에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뇌 해면상 혈관종은 무엇인가?
CCM은 뇌에서 나타나는 혈관 기형의 일종으로, ‘경색성 혈관 기형’이라고도 한다. 뇌에서 나타나는 혈관 기형 중 ‘모세혈관 기형’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유형이다.
CCM에서는 비정상적인 혈관 덩어리가 형성돼, 혈관이 확장되고 약해진 상태가 된다. 이로 인해 뇌출혈, 신경학적 결손, 두통,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무증상일 경우 수술 등의 적극적 치료 없이 증상을 관리하는 수준의 보존적 치료가 권장된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날 경우 미세 수술 또는 방사선 수술을 고려한다.
서울대병원 측에 따르면 건강검진을 통해 무증상 CCM인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자연적인 경과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여러 개의 방사선을 집중시키는 수술법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비침습적 치료법의 하나로, 고강도 방사선을 목표 부위에 집중시켜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주로 뇌종양, 뇌출혈, 혈관 기형, 신경통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회복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별도의 입원 기간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여러 개의 방사선을 집중시키는 원리이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에 따른 부작용 우려, 종양 재발 가능성 평가 등의 문제가 있었다. 수술 후 10년 이상 장기 치료 성적을 다룬 연구가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장기적으로 예후 좋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 연구팀은 1998년부터 2012년까지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받은 CCM 환자 233명 중, 10년 이상 추적 관찰이 가능한 79명을 대상으로 ‘장기 예후’를 분석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전후의 ▲연간 출혈률(AHR) ▲신경학적 회복 정도 ▲방사선 관련 부작용(ARE) ▲병변 크기 변화를 분석했으며, 평균 추적 기간은 14년이었다.
79명 환자들의 예후를 분석한 결과, 수술 전에는 출혈률이 21.4%였다가 수술 후 2년차에 3.8%, 10년차에 1.4%로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이후에는 약간 증가해 2.3% 수준으로 유지됐다. 특히 CCM이 뇌간에 위치했던 환자의 경우, 수술 전 출혈률이 27.2%였으나 수술 후 2년차에 6%, 10년차에 3.5%로 감소했다.
신경학적 결손을 보였던 환자 중 74.3%는 마지막 관찰 시 증상이 회복되었으며, 병변의 81.3%는 크기가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6.4%의 환자가 방사선 부작용을 겪었으나 이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다.
출혈 위험 높은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 치료 가능
출혈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이전에 출혈이 있었는지, 그리고 병변 위치가 어디인지가 꼽혔다. Cox 회귀 분석에 따르면, 이전 출혈 병력이 있었던 환자의 경우, 약 8.3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 비율(HR) 8.38, P=0.043) 마찬가지로 병변이 뇌간에 위치한 경우 출혈 위험이 3.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비율(HR) 3.10, P=0.014)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CCM의 초기 치료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특히, 과거 출혈 이력이 있거나 병변이 뇌간에 위치한 경우, 출혈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존적 치료 대신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선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CCM 환자들에게 장기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임을 입증했다”라며, “특히 출혈 병력이 있거나 뇌간에 병변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이 치료법이 적극 고려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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