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무와 같은 유연성을 가지면서도 자동차 수준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인공근육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정훈의 교수 연구팀은 기존 대비 강성 변화율을 최대 2,700배 확대한 새로운 ‘자성 복합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인공근육의 구성과 활용
일반적으로 인공근육은 고분자(pollymer), 실리콘 등 유연성을 가진 재료로 만들어진다. 자연근육처럼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축성이 좋고 가벼운 소재가 주력이 되는 것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전기 변형 고분자(EPDM)와 같이 전기적, 온도적 자극에 반응할 수 있는 ‘스마트 소재’가 사용되기도 한다.
인간의 근육은 수축과 이완 메커니즘을 통해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인공근육은 내부에서의 압력 변화 또는 전기 신호 등을 통해 수축, 이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또한, 피부를 통해 느껴지는 감각을 구현하기 위해 센서와 피드백 시스템을 접목하기도 한다. 주위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실시간으로 정교한 반응과 움직임 조절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인공근육은 재활이 필요한 환자의 치료에 널리 사용된다. 이를 통해 신체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전기 자극 장치로 통증을 관리하며 특정 부위의 운동 범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예다. 이밖에 신체 기능을 대체하는 보조기구, 외과 수술 보조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튼튼하면서도 유연함 필요
부드러운 고분자 소재 등으로 제작된 인공근육은 별다른 제어 없이도 유연한 동작이 가능하다. 그 유연성은 자연근육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강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힘이 가해졌을 때 형태가 변형될 수 있다는 단점을 갖는다.
자연근육은 무게에 따라 필요한 만큼 근섬유를 동원해 꽤 넓은 범위에서 하중을 지탱할 수 있다. 게다가 단련을 통해 강도와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인공근육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소재 내구성’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하면 변형되거나 파손된다. 구조적 손상으로 인공근육 자체가 못 쓰게 돼 버리는 것이다.
또한, 불필요한 진동이 발생하는 경우도 문제가 된다. 재료 탄성, 온도나 습도 변화, 제어 신호 불안정 등의 문제로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원하는 동작을 올바르게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특히 정밀한 작업을 담당해야 하는 의료 기구 등에서는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딱딱한 상태에서 부드러운 상태로 ‘강성 변화’가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외부 신호를 통해 경도와 유연성을 조절할 수 있는 특수 물질이다. 하지만 강성 변화 범위가 넓지 않고, 환경 조건에 따라 필요한 강성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전통적인 재료들에 비해 내구성이나 마모 저항성 등 기계적 성능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대 2,700배 강성 변화 가능한 소재
정훈의 교수 연구팀은 기존에 사용되던 강성 변화 가능 소재인 ‘형상 기억 고분자’를 활용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자성을 띠면서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강자성 입자’를 결합해 ‘소프트 자성 복합 인공근육’을 개발한 것이다. 이로 인해 무게를 지탱하는 능력과 신축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수 표면 처리를 거친 강자성 입자는 형상 기억 고분자와 ‘물리적 얽힘’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복합 소재는 기계적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또한, 강자성 입자가 본래 자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가해지는 자기장에 대해서도 반응할 수 있다.
이렇게 개발된 소프트 인공근육은 최대 2,700배까지 강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부드러운 상태에서는 8배까지 늘어나는 유연성을 갖췄다. 자연근육이 필요에 따라 길이가 늘어날 수 있는 것처럼, 높은 유연성은 보다 다양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반이 된다.
한편, 딱딱한 상태에서의 견고함도 대폭 상향됐다. 인장 응력(늘어나는 힘에 대한 저항력)은 자기 무게 대비 최대 1,000배까지 견딜 수 있고, 압축 응력(누르는 힘에 대한 저항력)은 최대 3,690배까지 견딜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기존 소재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진동을 잡는 것에도 주목했다. 이를 위해 하이드로젤 소재를 덧붙인 이중층 구조를 제작하여, 빠른 작동 중에도 근육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분야의 폭넓은 진보 기대
정훈의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기존 인공근육의 한계를 극복한 우수한 기계적 특성과 구동 성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의수, 의족과 같은 기존 의료 및 재활 목적의 활용부터 더욱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로봇 제작까지 폭넓은 활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정 교수는 “다중 자극 방식인 레이저 가열과 자기장 제어를 통해, 신장과 수축, 굽힘과 비틀림 등 기본적인 동작부터 물건을 집어 원하는 위치에 놓는 복잡한 동작까지 원격으로 구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게재된 바 있다.
-
‘스스로 걸어오는 웨어러블 로봇’ 개발
카이스트 연구팀이 타인의 도움 없이도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했다. 로봇이 직접 걸어오기 때문에,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이 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도 착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 F1(WalkON Suit F1)을 24일(목) 공개했다. 워크온슈트는 공경철 교수 연구팀이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웨어러블 로봇이다. 비장애인 보행속도에 못지 않은 속도 달성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6년 ‘워크온슈트 1’을 -
치매 정복 가까워질까? ‘먹는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
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오상록, 이하 KIST) 창업기업인 (주)큐어버스(대표 조성진)가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와 총 3억7천만 달러(한화 5,037억 원)의 기술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대상이 된 기술은 ‘CV-01(씨브이-공일)’로, ‘치매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물질’이다.CV-01은 올해 9월 임상 1상에 착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 이하 과기정통부)와 KIST는 큐어버스의 연구개발부터 기술출자 창업, 기술 상용화, 임상에 이르기까지 신약 개발 전 주기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을 해왔다. 안젤리니파마 측에서 -
위험 예측·조기 진단이 중요한 치매, ‘스마트링’으로 가능할까
날이 갈수록 치매 환자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치매의 명확한 원인을 찾는 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치매는 한 번 발병하면 완치는 불가능에 가깝고, 진행을 늦추는 것만이 최선이다. 치료제 개발과 별개로, 발병 위험 예측과 예방,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다.이에 ‘스마트링’을 활용해 치매를 조기 진단하기 위한 연구가 시작된다. 치매를 정복해가는 데 있어 뚜렷한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예정된 초고령사회, 복병은 치매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7%다. 인구 구조상 ‘고령사회’로 분류된다 -
뇌의 처리 속도로 반응하는 ‘초민감 전자피부’ 개발
‘인간의 뇌 신경 시스템’을 본떠 만든 초민감 전자피부용 압력 센서가 개발됐다. 이 센서는 투명한 데다가 물리적 유연성까지 갖추고 있어,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와 같은 첨단 의료기기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압력 센서 활용한 ‘전자피부’ 기술압력 센서(pressure sensor)는 글자 그대로 누르는 힘을 감지하는 장치다. 압력 변화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재료를 사용해 만든다. 압력이 가해지면서 센서 내부에서 발생하는 저항이나 전압의 변화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원리다. 압력 센서는 정밀하게 만들어질수록 -
인공 미니 장기 ‘오가노이드’, 개인 맞춤형 의료 진보시키나
‘오가노이드(Organoid)’는 인체 내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모사한 세포 집합체를 말한다. 즉, 3차원으로 구현된 ‘미니 장기’인 셈이다. 의학 및 제약 분야 연구에 있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다양한 질병 연구와 신약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카이스트 연구팀이 기존 이미징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기술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살아있는 오가노이드’의 실시간 동적인 변화를 고해상도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인위적으로 만든 미니 장기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 또는 전분화세포로부터 유도해낸 ‘모사 장기’다. 장기 유사 -
수술 전 위험도, 인공지능으로 평가한다
수술 전 위험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병원은 수술 전 중증도를 분류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모델을 자체 개발하고, 그 성능을 검증한 결과를 28일(월) 발표했다. 이를 통해 향후 보다 객관적인 수술 위험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ASA-PS 등급에 따라 수술 계획 달라져수술 전 마취 위험을 평가하는 과정은 환자의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국내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1등급(건강한 환자)부터 6등급(뇌사 상태)으로 구분한다. 이는 ‘미국마취과학회 신체상태 분류(Ame -
천천히 속도 높여도 감지하는 웨어러블 기기 가능해진다
헬스케어 앱에서 동작의 변화를 보다 세밀하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인공지능에 의한 벡터를 계산하고, 그 벡터 값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토대로 동작의 변화를 감지하는 변화점 탐지 방법론이다. 운동 상태 모니터링을 위한 ‘변화점 탐지’일상생활에서 스마트 워치, 스마트 링 등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흔하다. 이들은 여러 용도로 사용되지만, 가장 흔한 용도를 꼽으라면 ‘운동 상태 모니터링’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 기록을 남기고 축적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이를 위해 -
따개비, 아르마딜로 응용한 초강력 접착 패치 개발
착용했을 때는 격하게 움직여도 떨어지지 않고, 떼어낼 때는 자극 없이 가능한 초강력 접착 패치가 개발됐다. 따개비의 접착력과 아르마딜로의 갑옷 구조를 결합·응용한 결과물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훈의 교수팀은 동 기관 전기전자공학과 김재준 교수팀, 그리고 국립생태원 생태신기술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모션 적응형 테셀레이션 패치’를 개발했다. 접착력, ‘따개비’ 부착 원리로 접근접착형 패치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라면 격한 움직임이나 마찰력 등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의해 접착면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상처에 붙인 밴드나 -
치매·파킨슨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
무선으로 뇌신경 신호를 기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를 통해 뇌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거나, 질환의 발생 원인 및 진행 과정 규명, 또는 개인별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서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질환 극복을 위한 뇌신경 신호 기록치매와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건강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명확한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전히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정복했다’라고 말할 수 없는 질병이기도 하다.다양한 방면으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의 -
손상된 말초 신경과 근육, ‘정상 회복’ 가능성 제시
고려대학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김준선 교수 연구팀과 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말초신경 손상 부위의 근육과 신경을 회복시킬 수 있는 신개념 신경-근육 재생 구조체를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1월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의 전면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말초신경 손상으로 인한 문제점말초신경은 뇌와 척수에서 시작돼 몸의 각 부분에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이다. 손과 발, 팔과 다리가 대표적이지만, 사실상 중추신경을 제외한 모든 부위에 분포한다. 이들 말초신경은 일상에서 다치는 일이 꽤 흔하다. 넘어짐부터 크고 -
고령자 맞춤형 재활기기 ‘모빌라이즈’ 공개
세계 최초 고령자 맞춤형 재활기기 '모빌라이즈'는 하지 근력 훈련과 무릎 내전모멘트(안쪽으로 가해지는 회전력)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하는 ‘바이오피드백’ 기능을 특징으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