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학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김준선 교수 연구팀과 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말초신경 손상 부위의 근육과 신경을 회복시킬 수 있는 신개념 신경-근육 재생 구조체를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1월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의 전면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말초신경 손상으로 인한 문제점
말초신경은 뇌와 척수에서 시작돼 몸의 각 부분에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이다. 손과 발, 팔과 다리가 대표적이지만, 사실상 중추신경을 제외한 모든 부위에 분포한다.
이들 말초신경은 일상에서 다치는 일이 꽤 흔하다. 넘어짐부터 크고 작은 사고, 혹은 날카로운 것에 찔리거나 베여 상처가 생길 경우 신경이 손상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감염이나 염증, 혹은 당뇨를 비롯한 기타 질병으로 인해 신경 손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게 말초신경에 손상이 발생할 경우, 그 말단에 신경종(neuroma)이 발생한다. 손상된 신경이 재생되는 과정에서 신경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신경종은 재생하고자 하는 신경의 경로를 방해하고, 신경이 정상적으로 재생되더라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로 인해 신경이 손상됐다가 재생된 경우, 근육이 위축되거나 운동 기능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혹은 감각 신경의 기능을 방해해 감각이 아예 없거나 통증이나 따끔거리는 증상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등의 이상 감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신경 이식 수술, 제한이 너무 커
신경 손상으로 인한 기능 저하나 이상이 발생할 경우 약물 치료 또는 물리치료를 통해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증상이 심각한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신경 이식 수술’은 그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다. 임상적으로 손상 또는 절단된 신경을 근육에 이식함으로써 신경이 새로운 경로를 찾아 재생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현재로서 신경 이식 수술은 ‘자가 근육 이식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제한이 매우 크다. 환자의 다른 부위에서 신경을 떼어내야 하며, 이식하고자 하는 부위의 신경이 충분히 건강해야만 높은 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식할 신경이 충분치 않거나 손상된 경우, 수술을 하더라도 그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우려도 있다.
생체 근육 모사한 3D 근육 구조체
고려대학교 김준선 교수 연구팀은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먼저 포스텍 연구팀은 조직공학을 기반으로 한 3D 세포 프린팅 기술을 사용했다. 이는 세포를 정밀하게 배열해 생체 조직의 구조를 재현하는 방법이다. 그런 다음 나노 섬유 전기방사 기술을 사용해, 생체 재료를 사용한 나노미터 크기의 섬유를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실제 근육을 본뜬 ‘3D 근육 구조체’를 만들었다.
그런 다음 고려대학교 연구팀에서는 이 3D 근육 구조체가 실제 인간의 몸에 충분한 적합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점검했다. 체내에 이식됐을 때 이물질로 인식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구조체가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는 않는지, 세포가 잘 생존하고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이어서 연구팀은 이 근육 구조체에 신경을 이식하는 방법을 개발해 적용했다. 생체 내 신경을 직접 이식하는 방법으로 ‘신경-근육 재생 구조체 (eRIPEN)’를 성공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완성된 eRIPEN은 8개월 이상의 기간동안 생체 내 안정성 및 생체 적합성을 확인했다. 조직학 및 전기생리학적으로 신경-근육 재생 및 통증 조절 효과를 갖췄다는 것 역시 확인했다. 근섬유로의 분화가 이루어지고 자체적인 혈관 형성까지 가능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근육 구조체 내에서 만들어진 근섬유에 이식된 신경이 재생되면서 새로운 신경-근 접합부가 형성됐다. 이로 인해 근육이 신경의 자극에 반응해 수축하는 모습까지 관찰할 수 있었다. 이로써 기존 신경 이식 수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재생 치료에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셈이다.
기존의 부피 재건에 이어, 기능 회복까지 구현
조직공학 기술을 활용한 기존의 인공 근육 구조체들은 주로 ‘근육 부피 재건’에 초점을 맞춰왔다. 손상된 근육을 물리적으로 복원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다. 하지만 구조적인 복원에는 성공했더라도, 실제 근육의 힘이나 수축 등 정상적인 기능은 재생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근육이 손상될 경우네느 신경 손상으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이 동반된다. 이는 매우 극심한 통증으로 실제 환자들이 겪는 중요한 문제였지만, 이에 대한 중재 및 치료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존까지의 인공 근육 구조체들을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없었던 이유다.
이번 김준선 교수 연구팀은 자가 신경 이식을 통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손상된 신경 부위에 건강한 신경을 이식함으로써, 신경병증성 통증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로써 연구팀은 신경이 재생돼 통증 신호를 비롯해 근육의 정상적인 수축을 비롯한 기능적인 부분까지 회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과정에서 신경이 자극하는 방식으로 근육이 반응할 수 있는 데이터도 확보했다. 이 데이터는 향후 신경병증성 통증을 앓고 있는 환자를 위한 치료법 개발에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경쟁력 확보, 치료법 발전 이끌 것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eRIPEN은 향후 인공 근육 구조체 시장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히 손상된 부위를 형태적으로 재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실제 기능까지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또한, eRIPEN은 조직공학 및 의료 기술과의 융합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이 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연구를 진행한 김준선 고려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경 손상 및 근육 손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의 통증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운동기능의 회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통증 및 근재생의 통합적 치료 기술로써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삶과 사회 구축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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