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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감미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다양한 종류가 등장한 데는 ‘설탕’에 대한 경계심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과 2형 당뇨, 심혈관 질환 등 대사성 질환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체중과 혈당을 고려한 당분 섭취의 관리는 점점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인공 감미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인공 감미료는 ‘제로 칼로리(0 kcal)’라는 수식어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단지 칼로리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것일 뿐, 건강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공 감미료가 혈당 수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체내 당분 흡수 속도를 빠르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추가로 제기됐다.

 

단맛 수용체만 자극하는 인공 감미료

인공 감미료는 다른 말로 ‘비영양성 감미료’ 또는 '불활성 감미료'라고 부른다. 비영양성이란 소화 과정에서 몸에 흡수되지 않거나 매우 적은 양만 흡수된다는 뜻이다. 제로 칼로리가 가능한 이유다. 미각에서 단맛을 감지하는 수용체와 반응해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와 관련된 신호는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설탕의 경우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게다가 설탕은 단순당의 대표 주자라서 흡수 및 에너지로의 전환이 빠르다. 인공 감미료는 이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맛을 남기고 칼로리는 대폭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여 만들어졌다.

인공 감미료는 같은 양의 설탕에 비해 적게는 수백 배, 많게는 천 배 단위의 단맛을 낸다. 즉, 매우 적은 양만 사용해도 충분한 단맛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래 목표했던 바는 충족시켰지만, 인공 감미료가 장기적으로 대사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꾸준히 의문이 제기돼왔다. 

그에 따른 연구 결과가 다방면으로 진행됐으며, 여전히 진행 중인 것들도 많다. 일부 연구에서는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긍정적 결과를 내놓은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잠재적 위험을 지적하기도 하면서 현재 상황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인공 감미료, 장에서 직접적으로 흡수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의 연구팀이 인공 감미료의 일종인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K’를 대상으로 2주에 걸친 전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영양, 식이요법, 건강 증진 등을 다루는 국제 저널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했다. 두 종류의 감미료 모두 국내에 승인돼 있는 성분들이다.

애들레이드 의과대학 수석 연구원인 리처드 영 조교수는 “비영양성 감미료가 체내의 당분 처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알아내고자 한 연구”라며 “이런 감미료들이 직접적으로 단맛 수용체와 상호작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장내 박테리아에 어떤 영향을 미쳐 간접적인 효과를 내는 것인지를 확인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항생제를 사용해 일부 쥐들의 장내 박테리아를 제거했다. 그런 다음 이들을 다시 두 개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K가 첨가된 물을 마시게 하고, 다른 한쪽에는 보통 물을 마시게 했다. 마찬가지로 항생제를 쓰지 않은 정상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쪽에는 인공 감미료가 첨가된 물을, 다른 한쪽에는 보통 물을 마시게 했다. 총 네 개 그룹이다.

2주 동안의 연구 결과, 인공 감미료가 첨가된 물을 마신 두 개 그룹의 쥐는 모두 장에서 감미료의 단맛 성분을 빠르게 흡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항생제 투여 여부와 관계 없이 나타난 결과다. 단,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들은 칼로리 반응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혈당 수치에는 변화가 없었다.

즉, 리처드 영 조교수가 언급했던 연구 목적에 따르면, 인공 감미료는 체내에서 단맛 수용체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긍정적? 부정적? 좀 더 두고봐야

이 연구 결과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장에서 흡수가 빨라진다는 것은 왠지 부정적인 뉘앙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실제로 인공 감미료는 비영양성이기 때문에 혈당 수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한, 인공 감미료의 성분은 장에서 흡수되지 않거나 매우 적은 양만 흡수된다고 했는데, ‘빠르게 흡수된다’라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선 ‘빠르게 흡수된다’라는 것에 대해서는 ‘흡수 속도’와 ‘흡수량’은 별개라는 점으로 이해해야 한다. 인공 감미료의 성분이 체내에서 전혀 흡수되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으며, ‘흡수는 되지만 그 양이 매우 적다’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대신, 이 적은 양이 빠르게 혈류로 흡수된다는 의미다.

반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이 연구의 내용을 토대로 한다면, 당장의 섭취가 건강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공 감미료는 체내에서 ‘단맛 성분을 처리하는 대사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너무 자주, 많이 섭취할 경우 당분 대사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애들레이드 대학 연구팀은 이번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인공 감미료의 장기적인 섭취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다 명확히 알 수 있기를 기대한다. 향후 연구 결과에 따라 인공 감미료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이해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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