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로콜라’를 좋아하는가? 주위에 물어보면 반응은 보통 극명하게 나뉜다. 탄산음료를 아예 마시지 않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오리지널 콜라를 선호하는 사람, 제로콜라를 선호하는 사람, 선호도와 상관 없이 ‘0 kcal’라는 이유로 제로콜라를 선택하는 사람 정도로 나뉜다.
제로 콜라를 비롯한 0 kcal를 표방하는 음료들은 ‘인공감미료’를 사용해 만들어진다. 인위적으로 단맛(甘味)이 나도록 만든 화학적 합성물이다. 이에 관해 한동안 찬반 의견이 많았다. 아니, 여전히 명확한 결론이 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옳고 그름을 떠나, 쉽게 결론을 낼 수 없는 문제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인공감미료는 어떤 성분을 사용해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고 어떤 효과가 있을까? 시중에 널리 판매되고 있다는 건 특별한 문제는 없다는 의미일 텐데, 알아두어야할 사항은 없을까? 인공감미료를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맛
인위적으로 만들어냈다는 점, 그리고 ‘화학적 합성물’이라는 점 때문에 다소 부정적인 인식이 있을지 모르겠다. 특정한 맛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건 고대에서부터 해오던 일이다. 지금과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는 향신료, 허브 등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재료 또는 그것들을 가공해 얻은 산물들을 조합해 맛을 만들었고, 현대에는 화학적인 성분 자체를 추출·조합해 원하는 맛을 만들어낸다는 점일 것이다.
즉,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 인공감미료를 꺼리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아닐까 싶다. 만약 단지 그 이유만으로 인공감미료를 꺼리는 거라면, 그리 합리적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인공적으로 맛을 만들어내는 수단들은 이미 이전부터 널리 사용돼 왔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어도 한 번은 그 결과물을 즐겨왔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대표적으로 과일맛이 나는 음료나 아이스크림 등에는 실제 과일이 아닌 ‘합성향료’나 원료에서 인위적으로 추출해낸 ‘천연향료’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다면 과일 맛을 내기 위한 원가가 엄청나게 들어갈 테고, 그 결과 저렴하게 즐길 수 없었을 것이다. 스프와 같은 즉석 조리식품이나 가공식품에는 ‘핵산 유도체’ 또는 ‘아미노산 유도체’가 감칠맛을 내기 위해 사용된다.
이런 것들을 일괄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있다면, 인공감미료를 배척한다고 해도 딱히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실제로 자연에서 유래한 것들만 소비하고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마트에서 사는 물건들이 100% 천연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세상일 텐데.

인공감미료가 사용되는 이유
즉, 맛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건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던 방법이기 때문에, 단맛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냈다는 이유만으로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운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야기다.
인공감미료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설탕이나 꿀 같은 ‘천연감미료’다. 설탕은 이미 건강에 그리 좋지 않은 쪽으로 인식이 굳어가고 있지만, 꿀에 대해서는 아직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설탕과 꿀 모두 칼로리가 높은 편이고, 공급과 생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든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인공감미료가 개발되고 사용되기 시작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단맛은 짠맛과 더불어 사람들의 선호도가 무척 높은 맛이다. 선호도에 맞춰 단맛을 즐겨온 결과, 비만과 당뇨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칼로리 걱정 없이 단맛을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쌓이고 쌓여 인공감미료라는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게다가 인공감미료는 화학적으로 성분들을 합성해 만들어진다. 단순한 공정으로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생산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설탕이나 꿀이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생각한다면, 인공감미료 생산에 드는 비용은 한없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리하자면, 인공감미료는 ‘보다 낮은 칼로리(건강)’, 그리고 ‘보다 낮은 생산비용(경제)’이라는 두 가지 합리적 포인트를 토대로 탄생했다.

인공감미료에 대한 인식
인공감미료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 이유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단지 합성 화학물질이라는 점으로는 근거가 빈약하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인공감미료를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가 팽배해있다. 한편으로는 뉴스를 통한 사건사고, 허위 및 과대광고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신의 영향일 수도 있다. 인간의 건강과 자연의 건강(환경)에 대한 관심과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인공적인 것의 비중을 줄이고 천연 식품 위주로 소비하자는 움직임도 분명 한몫을 할 것이다.
대표적인 인공감미료의 종류로는 아스파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네오탐 등이 있다. 최근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아스파탐(Aspartame)이다. 1980년대 초반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이래 수십 년째 사용되고 있다. 같은 양의 설탕에 비해 200배 이상의 맛을 낼 수 있고, 칼로리가 매우 낮기 때문에 단맛이 필요한 간식 등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카린은 건강 관련 이슈로, 수크랄로스는 경제성 문제로 트렌드에서 벗어났으며, 네오탐은 후발 주자로서 아직 점유율이 높지 않다.
어쩌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사용돼 왔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비교적 최근 들어 이슈에 오르게 된 것은, 아마도 대중적인 음료에 인공감미료가 공개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탓일 것이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폭넓게 사용되지도, 공개적으로 사용되지도 않았으니까.
자고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수록 끊임없이 시험대에 오르게 마련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별다른 제약 없이 다가갈 수 있는 포지션에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안전성 인증은 피해갈 수 없는 수순이다.
인공감미료를 대하는 올바른 자세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돼 왔다고 해서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기존까지는 알지 못했던 영역이 개척되고, 그에 따라 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단점들이 새롭게 발견될 수도 있는 법이니 말이다. 인공감미료 역시 발전하는 기술에 따라 지속적으로 연구와 논의를 거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적당히’를 지키는 것이다. 제로콜라의 칼로리가 0에 수렴할 정도로 낮다라고 해서, 정말 건강에 아무런 해악이 없을 거라고 믿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좋은 음식도 과하게 먹으면 살찌는 길로 가는 법인데, 인공감미료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지 않을까.
이미 수많은 검증과 시험을 거치고 있으니, 과도하게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반대로 ‘전문가들이 어련히 알아서 검증해줬겠지.’라며 마음을 완전히 놓아버리는 것도 곤란하다. 개인적으로 제로콜라를 좋아하고, 인공감미료에 대해 ‘신뢰’ 쪽에 좀 더 가까운 입장이지만, 그것을 타인에게 강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뢰와 의심, 그 사이 어딘가에서 각자의 입장을 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몫이다.
앞으로도 인공감미료를 비롯한 ‘인공적인 맛’의 세계는 더욱 넓어져 갈 것이다. 노화를 막아준다는 항산화 색소도 인공적으로 생산성을 늘릴 수 있다는 시대니까. 그것을 대비해서라도 인공적으로 맛을 만드는 원리에 대해 객관적인 자세로 정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본인의 판단으로 소신 있는 식생활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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