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력 운동은 보통 일주일에 2~3회 정도가 권장된다. 이 또한 보편적인 기준일 뿐이며, 실제로는 강도에 따라 그에 맞는 휴식시간을 주어야 한다. 낮은 강도로 근력 운동을 했다면 하루만에 회복되기도 하고, 높은 강도로 근력 운동을 수행했다면 최대 72시간, 즉 3일까지 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피부 표면에 상처가 생겼을 때를 생각해보면, 3일이라는 회복 시간은 다소 길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근육은 왜 이렇게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걸까?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골격근은 ‘다핵세포’
근육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포의 구조’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세포는 그 구조에 따라 크게 ‘단핵세포’와 ‘다핵세포’로 나뉜다. 단핵세포는 글자 그대로 하나의 핵을 가진 세포이며, 다핵세포는 여러 개의 핵을 가진 세포를 말한다.
단핵세포는 손상이 발생할 경우 해당 부위에서 직접 세포 분열을 진행해 즉각적으로 새로운 세포를 생성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세포 주기가 짧고, 손상 부위를 빠르게 복구할 수 있다. 피부 세포나 혈액 세포 등이 대표적인 단핵세포에 해당한다.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들은 단핵세포 구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외의 예외적인 것들이 바로 다핵세포다. 근육, 특히 골격근은 대표적인 다핵세포에 해당한다. 내장기관 벽에 위치한 평활근은 단핵세포 구조로 서로 다른 구조를 가진다.
다핵세포는 여러 핵이 결합돼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손상 복구 과정이 다소 복잡하다. 여러 핵 사이의 조정 및 협력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핵세포가 일원화된 시스템이라면, 다핵세포는 여러 주체가 협의를 거쳐 최적의 절충안을 내야하는 구조와 같다고 보면 된다.
골격근과 같은 다핵세포의 경우 손상된 섬유를 복구하기 위해 ‘위성 세포’를 활용한다. 이는 평소 비활성 상태로 존재하는 일종의 예비 세포라 할 수 있다. 손상이 발생하면 골격근의 세포를 이루는 여러 핵들이 협력해 위성 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이를 분화해 새로운 근육 세포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골격근은 왜 다핵구조를 띠고 있는가?
다핵세포는 분명 그 나름대로 중요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선 떠오르는 의문은 이것이다. 왜 골격근은 회복 속도가 효율적이지 않은 다핵구조를 갖고 있는가? 이는 우리 몸에서 골격근이 담당하는 본질적 역할과 관련이 있다.
골격근의 주된 역할은 신체의 움직임을 지탱하고 필요한 힘을 생성해내는 것이다. 다핵구조는 하나의 세포 안에서 더 많은 단백질 합성과 에너지 대사를 가능하게 한다. 컴퓨터로 치자면 복합 연산이 가능한 다중 코어 프로세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보다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함이다.
또한, 여러 개의 핵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는다. 간단하게 말해, 하나의 핵이 있는 단핵세포는 주어진 하나의 역할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데 능하다. 해당 역할 수행에는 효율적이지만, 그 외의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부적합하다.
반면, 다핵세포는 이론적으로 각각의 핵이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라 할 수 있다. 골격근은 사용하기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때로는 팽팽하게 당겨지는가 하면 어떤 때는 단단하게 조여지는 식으로 힘을 발휘한다. 이처럼 여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근본적으로 다핵구조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근육 = 단백질’ 공식이 나온 배경
‘단백질’ 하면 흔히 근육을 연상시킨다. 실제로 단백질은 근육 외에도 다방면으로 사용되는 만능에 가까운 자원이다. 다만, 근육은 그중에서도 특히 단백질이 중요한 조직이다. 근육 세포는 ‘액틴’과 ‘미오신’이라는 단백질을 주요 구성요소로 가지고 있다. 수축과 이완이라는 골격근의 기본 기능의 토대가 되는 단백질이다.
특정한 움직임을 여러 차례 반복하거나 한계 이상으로 움직였을 때, 골격근은 손상을 일으키며 회복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과학 및 운동 생리학 분야에서는 이 과정에서 단백질을 섭취하면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손상된 근육 세포가 위성 세포를 끌어들여 새로운 조직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단백질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여러 개의 핵이 존재하는 골격근 세포는 단핵세포에 비해 더 많은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 특히 운동(근육 세포 손상)을 마친 후 30분에서 2시간 사이에 단백질을 섭취해주면, 근육 합성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제기된 바 있다.
‘다핵구조 강화’라는 특성 이해하기
정리를 해보자. 골격근은 기본적으로 여러 개의 핵을 가지고 있는 구조를 띤다. 여기에 손상이 발생하면 자체적으로 분열하는 대신 위성 세포를 활성화시켜 새로운 근육 세포를 만든다. 그렇다면 새롭게 만들어진 근육 세포는 어떻게 될까? ‘근섬유가 강화되는 원리’를 떠올리면 답을 알 수 있다. 바로 기존 근육 세포에 포함된 핵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핵을 추가하는 것이다.
즉, 골격근을 단련할수록 세포 속의 핵들이 더 강해지거나 새로운 핵이 추가되며 다핵구조가 강화된다. 핵이 많아질수록 골격근은 더 큰 힘을 낼 수 있게 되거나, 더 지속적으로 힘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내구도가 높으면 그만큼 오래 견딜 수 있지만, 손상됐을 때 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클 가능성이 높다. 골격근의 운동능력이 높아질수록 잘 손상되지 않게 되지만, 의도적으로 운동 강도를 높여 손상을 일으켰을 때 회복이 오래 걸리는 이유다.
이를 바탕으로 근육의 효과적인 성장과 유지를 위해 무엇을 중요시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근육을 성장시키는 원리, 그 과정에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 이유 등을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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