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을 기준으로 권장하는 운동량은 보통 150분 정도의 중저강도 유산소 운동, 그리고 2~3회의 근력 운동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리 많은 양이 아닐 수 있지만, 또 어떤 사람에게는 상당히 벅찬 양일 수 있다. 단시간 내에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 등이 유행을 탄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꾸준한 운동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운동량’은 어느 정도일까? 위 기준과 같을까? 아니면 차이가 있을까? 영국 리즈 대학교의 피터 스와보다 심장학과 준교수는 이 질문에 대해 ‘평소의 활동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다르다’라고 답한다. 예를 들어 평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만 지내던 사람이라면, ‘일주일에 한두 시간’ 정도의 빠른 걸음이면 된다.
스와보다 교수는 이것만으로도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운동과 심혈관 건강의 관계에 대해 전한다.
운동과 심혈관 건강, ‘J자형’ 곡선 그려
이것은 쉽게 말해 J자형 곡선에 가깝다. 운동 시간을 X축, 심혈관 질환 위험을 Y축이라 했을 때, 운동 시간이 거의 없는 사람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수준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일주일에 1~2시간만 운동을 하더라도 Y축 값(심혈관 질환 위험)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여기서 운동량을 좀 더 늘리면 어떨까? 물론 좀 더 효과가 있지만, 그 폭은 반감된다. 운동량이 주 0시간에서 주 2시간이 될 때 심혈관 질환 위험이 20% 가량 줄었다면, 주 2시간에서 주 4시간이 될 때는 추가로 약 10% 가량 감소한다. 이후로도 점점 반감돼, 어느 순간부터는 추가적인 이득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스와보다 교수는 이 지점을 ‘주당 4~6시간 사이’로 제시했다.
일과의 대부분 시간을 앉아서 보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구력을 발휘해야 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도록 한 연구 결과가 있다. 참가자들은 주당 7~9시간 가량의 운동에 참여했지만, 실제 심혈관 질환 위험은 4~6시간 운동한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더 많이 운동하면 심장 능력 향상
그렇다면 그 이상 운동을 하는 것은 이점이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스와보다 교수는 “위 연구에서 주당 7~9시간의 운동을 실시한 사람들은 심장의 구조적 측면에서 변화를 보였다. 심장 근육의 양이 증가했고, 전반적으로 심장 기능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심장 구조의 변화는 ‘체력 향상’을 의미한다. 같은 강도의 운동이라면 더 수월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고, 같은 거리를 달린다면 더 빠르게, 혹은 더 여유롭게 주파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즉, 심혈관 질환 위험의 측면에서는 ‘최대 한계치’가 뚜렷하지만, 체력 증진에 있어서는 그보다 더 높은 한계치가 있다는 의미다.
어떤 사람은 휴일에 운동을 하는 것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 혹은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어, 정기적으로 사람들과 즐기러 다니기도 한다. 그런 경우라면 시간을 정해놓고 운동을 한다기보다는, 운동 그 자체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시간이라는 지표에 얽매일 필요 없이, 할 수 있는 한 더 많은 운동을 하면 체력 면에서는 개선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간 부족, HIIT를 고려해볼 것
스와보다 교수의 말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주당 운동량은 4시간이다. 하지만 전혀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들에게 이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일상에서 여유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이럴 때는 서론에서 말했던 것처럼 ‘운동 강도’의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은 보통 20~30분 안에 집중적으로 운동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약 30초~60초 정도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뒤이어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스와보다 교수는 “이 방법으로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개선을 포함한 많은 이점을 볼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대부분의 HIIT 관련 연구는 모든 심혈관 질환 위험에 대해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지 측정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았다”라고 이야기했다.
HIIT는 분명 효과적인 운동법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방법은 아니다. 만약 심혈관계 질환을 앓은 적이 있거나 해당 부위와 관련된 증상을 가지고 있다면 HIIT는 피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낮은 강도로 좀 더 시간을 들여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HIIT가 적합한 사람은 평소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렵고, 주말 등 특정 일자에만 운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주말에만 운동하는 것’ 역시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하기 바란다. 실제로 약 4만 명 가량을 대상으로 했던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 분에 해당하는 활동량을 1~2일에 몰아서 해도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효과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스와보다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간단하다. 일주일에 4시간이 최적이다. 이마저 어렵다면 일주일에 2시간이라도 움직여라. 어떤 운동이든 조금씩이라도 하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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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나갔다 올까?” 바깥 활동이 가져다주는 5가지 선물
평소 ‘바깥 활동’을 충분히 하고 있는가? 아마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듯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무실에서, 학교에서, 혹은 집에서 거의 ‘갇히다시피’ 해서 지낸다. 하루 일과 중 밖에 나가는 일이 있을 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그 비중은 크지 않다.밖을 주로 돌아다녀야 하는 직종의 사람들을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일반적으로 실내에만 있는 사람들에 비해 건강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바깥 활동을 통해 건강상 얻는 이점이 많다는 의미다. 약간 아리송한 대목일 수 있다. 그냥 밖에 나가 돌아다니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
주중 운동이 힘들다면? 주말에 몰아서 해도 괜찮다
건강을 위해 대부분 ‘꾸준한 운동’을 권장한다. 공식처럼 따라다니는 표현을 빌리자면 ‘주 3회 이상, 매 30분 이상’이 거의 마지노선이다. 그 이상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최소 이 정도는 해야 한다’라는 암묵적 기준이랄까.아이러니한 지점인데, 오히려 이 기준선 때문에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과를 보내다보면 제 시간에 귀가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고, 저녁시간 계획을 세워뒀더라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일정이 꼬이는 경우도 흔하다.그러다 보니 하루 30~40분 정도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는 것도 -
주말 늦잠 또는 낮잠, 심장 질환·뇌 질환 위험 낮춘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 7~9시간의 수면을 취할 것이 권장된다. 이는 그동안 수행된 여러 연구에 의해 뒷받침된다. 어느 정도 개인차가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7~9시간의 범위 안에서 잠을 자는 것이 장기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이나 뇌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하지만 실제로 현대인의 상당수가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지 못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불면증으로 내원한 환자만 해도 약 75만 명이다. 병원을 찾지 않은 환자까지 고려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수면 부족은 하루이틀 정도는 별 문제가 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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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강채널 웹엠디(WebMD)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의학계에서는 향후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최대 75%까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발병 연령대도 점차 젊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퇴행성 질환이 으레 그렇듯, 퇴행성 관절염 역시 한 번 발병하면 멈추거나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관절 부위의 퇴행을 막을 수도 없고, 해당 부위의 연골을 인공적으로 보강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일찌감치 발견하면 보다 수월하게 진행을 늦출 수 있고, 상황에 따라 통증이나 불편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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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질환 예방의 핵심은 생활습관이다. 장기적으로 누적된 습관이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열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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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보다 움직임이 많았던 날은 괜히 뿌듯함이 느껴진다. 운동량이 많을수록 건강해진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운동과 건강의 관계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적당한 운동'을 강조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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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S를 겪은 환자들은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에 민감해지게 마련이며, 이 때문에 운동을 꺼리기도 한다. 하지만 심혈관 건강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심장 질환 진단 후 운동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