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중 감량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만약 ‘운동’이라고 답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운동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만큼 효과가 크지 않다’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터무니 없는 기대는 그만큼 큰 실망을 불러오는 법이니까.
칼로리의 의미
음식을 먹을 때 흔히 따지는 ‘칼로리’는 에너지의 양을 측정하는 단위다. ‘1칼로리(cal)’는 1g의 물이 있을 때 그 온도를 1℃ 올리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음식에서 접하는 단위인 ‘킬로칼로리(kcal)’는? ‘킬로’는 보통 1천 배를 의미하는 접두사다. 따라서 1kcal = 1,000cal에 해당한다. 1kg의 물이 있을 때 그 온도를 1℃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량이다.
사실 이런 기초적인 개념은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다만, 이 사실을 가지고 흥미로운 접근을 해볼 수는 있다. 인간의 몸은 보통 60~70%의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본인 체중의 60~70%가 ‘물’이라고 본다면, 그만큼의 무게를 체온(36.5℃)만큼 올리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의 양이 있을 것이다. 그 양을 기준점으로 삼아 자신의 실제 ‘기초 대사량’과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실제 기초 대사량은 위와 같은 단순한 계산으로 얻은 값과 차이가 난다. 체중, 성별, 나이, 활동 수준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지 칼로리가 ‘일정량의 물 온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라고 하면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칼로리의 의미를 이해하고자 할 때 도움이 되는 접근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운동 칼로리 소모? ‘활동 대사량’ 바로알기
일상에서 칼로리가 활용되는 영역은 ‘기초 대사량’ 그리고 ‘활동 대사량’이다. 기초 대사량은 말 그대로 ‘가만히 숨만 쉬고 있어도 소모되는 에너지’이다. 활동 대사량이 소위 말하는 ‘운동으로 소모되는 에너지’다. 단, 여기서 말하는 운동은 실제 땀을 흘리는 운동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모든 움직임을 포함한다. 엄밀히 따지면 ‘가만히 숨만 쉬고 있는 것’ 외의 모든 활동을 포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은 기초 대사량이 활동 대사량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통상적으로 제시되는 ‘일일 권장 섭취 에너지’를 2,000kcal라 했을 때, 보통 기초 대사량이 1,200~1,500kcal 정도가 되며 활동 대사량이 500~800kcal 정도가 된다. 이는 우리 몸이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담긴 또 하나의 의미는, 웬만큼 움직인다 하더라도 그리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체중 감량이나 체중 관리에 있어 ‘운동’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지 말라고 하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유산소 운동을 기록하면서 “오늘은 1시간 정도 조깅을 했고, 총 600kcal를 소모했어.”라는 식의 자기만족으로 접근하고 있다면 어서 기대를 접는 편이 낫다. 마트에서 파는 과자 한 봉지만 해도 400kcal 가까이 되므로, 단순 계산으로는 금방 좌절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애당초 운동량에 따라 소모되는 칼로리 역시 개인마다 편차가 크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럼에도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
여기까지만 보면 ‘그렇다면 굳이 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건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열심히 운동을 해도 실제 칼로리 소모량에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사실상 운동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무척 비효율적인 일이 될 테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칼로리에 관한 이야기를 했으니, 이 역시도 칼로리와 연관지어 설명하는 것이 와닿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운동은 그 순간 소모하는 칼로리가 아닌, ‘신체 활동 수준의 향상’에 목표를 두는 활동이다.
어떤 형태로든 운동을 하게 되면 신체는 보다 활발한 대사를 하게 된다. 이는 운동을 할 때 뿐만 아니라 운동을 쉬고 있을 때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활동적으로 움직이며 수시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면, 몸에서도 그에 맞춰 언제든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흔히 말하는 ‘근육량 증가’ 역시 이러한 시스템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자연스레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고강도의 운동을 수행했을 때 ‘운동 후 산소 소비(EPOC)’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된다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도 높은 활동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 다음, 이를 회복하고 정비하는 과정에서도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다.
또한, 운동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 역시 비중이 크지 않다고는 했지만,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강도와 관계 없이 어떤 종류의 운동이든 꾸준히 하게 되면 그 자체로 소모하는 칼로리가 누적돼 상당한 에너지 소모가 되기 때문이다.
체중 관리의 기본은 ‘섭취량’과 ‘소모량’의 균형이며, 이 중에서 ‘소모량’ 쪽이 좀 더 많아질 때 감량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운동으로 어느 정도의 칼로리를 소모했는지 체크하는 것은 ‘활동 대사량’을 파악하는 데 좋은 습관이다. 다만,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운동에 어느 정도 기대를 거는 것이 좋은지를 명확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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