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 피로의 무서운 점이라면, 별다른 징후 없이 조용히 다가온다는 것이다. 어느 하루, 혹은 며칠 정도 피로감이 가시지 않는 것은 그다지 이상하게 여길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난 날을 잊는다. 어느 순간 피로감이 거의 항상 배어있다는 걸 깨달을 즈음이면 이미 만성 피로 상태에 있을 수 있다. 만성 피로란 무엇이고 증상은 무엇인지, 만성 피로 원인과 예방, 관리까지 한데 모아서 살펴보도록 한다.
만성 피로의 정의와 증상
만성 피로는 심한 피로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피로감이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만성 피로는 휴식으로 회복된다는 보장이 없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휴식으로 회복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피로보다 훨씬 긴 휴식이나 질 높은 휴식을 필요로 한다.
이는 ‘피로의 중첩’ 때문이다. 하루동안의 피로감이 충분히 회복된다면, 다음날을 시작할 때는 전날의 피로감이 거의 남지 않게 된다. 하지만 회복 과정이 충분하지 않으면 어떨까? 전날 남은 피로감 위에 새로운 피로감이 더해진다. 이미 피로 상태에 있으면 더 빨리 지치게 되고, 회복도 더뎌질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피로가 계속 ‘농축’되는 것이다.
피로는 추상적인 느낌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세포들이 지치거나 노폐물, 독소 등이 쌓이면서 물리적, 화학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두통이나 근육통이 동반되는 것도, 이로 인해 불쾌감이 드는 것도, 불안감과 우울감, 무기력함이 느껴지는 것도 대개 체내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물질들의 영향이다.
게다가 만성 피로는 회복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만성 피로 증후군’으로 발생할 수 있다. 명칭만 보면 비슷해보이지만, 이는 만성 피로가 원인이 돼 실제 의학적 진단이 내려지는 ‘질환의 단계’다. 스트레스 관리 기법이나 취미생활, 휴식 등으로 회복할 수 없는 단계가 되며, 피로가 더 쉽게 쌓이기 때문에 소위 ‘체력이 약하다’라고 말하는 상태가 된다.

만성 피로 원인
만성 피로는 어떤 면에서 불안장애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과 유사한 면이 있다.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며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증상을 자각하지 못해 어느 정도 진행되기까지 눈치채지 못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만성 피로의 핵심적인 원인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피로감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는 것에 있다. 흔한 원인으로는 정신적 스트레스, 수면 장애, 영양 부족, 그리고 당뇨나 갑상선 기능 문제와 같은 만성 질환이 있다.
이중에서 특히 위험도가 높은 것을 꼽자면 단연 스트레스다. 다른 요인들도 심각한 문제이긴 하지만, 이들은 어느 정도 일정한 수준에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다. 하지만 스트레스의 경우 상황에 따라 급격한 변동을 보일 수 있는 요인이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기존에 누적된 피로의 영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이로 인해 호르몬 균형이 무너져 에너지 소모가 더 커질 수 있다. 새롭게 발생하는 피로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는 뜻이다. 평상시 운동이 부족하거나 식습관이 불규칙하다면 더욱 취약해진다.
만성 피로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피로감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질환처럼 뚜렷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닌, 신체와 정신의 복합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심해질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유 모를 피로감을 자주 느끼고 있다면, 전반적인 생활습관과 영양 상태 등을 점검하고 스트레스 관리 및 해소에 주목해야 한다.
만성 피로 예방 및 관리
만성 피로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초기 증상 또한 일반적인 피로와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냥 좀 쉬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충분히 쉬고 나서도 피로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수면 습관이 규칙적인지, 숙면에 적합한 환경이 갖춰져 있는지, 평소 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지, 일주일 단위 활동량은 충분한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은 얼마나 있는지 등을 하나씩 검토해보기 바란다.
만약 휴식을 취한 뒤에도 두통이나 근육통이 계속된다거나, 직장, 학교, 집에서의 일상생활에서 집중력이 흐려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면 병원 진단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지에 따라 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중 적절한 곳을 방문하면 된다.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분과를 방문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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