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먼지는 해롭다. 이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막연히 ‘해롭다’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 실제로 어떻게 해로운지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기 질과 건강은 어떻게 관련돼 있을까? 뇌과학자이자 궁금한 뇌 연구소 대표인 장동선 박사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실제로 뇌를 침범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공기
건강의 상당 부분은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 신진대사에 필요한 자원들을 골고루, 충분히 공급해주어야만 몸이라는 정밀한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산소’다. 호흡을 통해 공급되는 산소가 있어야만 세포가 에너지 생산 및 대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호흡을 통해 대기 중의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다. 딱히 의식하지 않아도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가만히 숨 쉬는 것조차 걱정스러울 때가 있다.
최근에는 특히 직경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미세먼지보다 월등히 작은 입자 크기 때문에, 호흡기 점막에서도 거의 필터링할 수 없다는 설명과 함께 건강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주요 대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지 한참 지났음에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초미세먼지,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호흡으로 들이마시는 공기는 폐 뿐만 아니라 뇌로도 유입된다. 물론, 공기가 뇌로 직접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폐에서 흡수된 산소가 혈액을 타고 뇌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다만, 뇌는 우리 몸에서 사용되는 산소의 약 20%를 차지한다. 사실상 가장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 기관이며, 달리 말하면 폐를 통해 유입된 초미세먼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기관이라는 뜻이다.
뇌에는 오염 물질을 차단하는 방어선이 있다.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이라 부른다. 혈뇌장벽은 치료를 위해 투여한 약물 입자까지 차단할 정도로 충직하게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초미세먼지는 호흡기 필터링에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혈뇌장벽마저도 통과하여 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동선 박사에 따르면 이렇게 유입된 초미세먼지는 뇌 속 염증수치를 높인다. 장동선 박사는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10 마이크로그램(㎍)이 증가하면, 해마와 전두엽, 측두엽의 부피 감소가 관찰된다”라며 “이는 주로 치매 발병 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말한다. 이는 2020년도 연세대 예방의학 교실에서 발표한 논문 내용이기도 하다.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이유
지난 2월 영국 버밍엄 대학과 맨체스터 대학 연구팀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집중력과 감정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뇌가 관장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실제로 미세먼지가 뇌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근거가 된다.
장동선 박사는 2005년과 2009년 사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여러 자료를 종합해 발표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미세먼지 양이 세제곱미터(㎥)당 36.7 마이크로그램(㎍) 정도 증가했을 때, 우울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5~10% 가량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우울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결과는 미세먼지, 특히 초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가장 간단한 것은 가급적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어떤 마스크든 쓰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보다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는 것은 KF 인증을 받은 마스크다.
가장 낮은 등급인 KF80 마스크만 해도 0.6㎛ 이상의 입자를 80% 이상 차단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의 기준이 2.5㎛이므로 상당한 차단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초미세먼지 중에는 0.6㎛보다 작은 입자도 포함돼 있을 수 있다. 미세먼지 유입을 최대한 차단하고자 한다면 조금이라도 높은 등급의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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