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매일 미세먼지 현황을 확인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경우 차단율이 높은 KF 인증 마스크를 쓸 것을 권장하는 이유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인한 폐해를 이야기할 때는 대개 호흡기 건강을 중점에 둔다. 하지만 이들이 피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호흡기 필터가 거를 수 없는 미세 입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입자 크기’로 구분된다. 미세먼지는 지름 10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모든 오염물질을 말한다.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에서 배출되는 연기 등에 포함된 유해물질이 주를 이룬다. 혹은 이따금씩 발생하는 산불 연기에서도 미세먼지가 대량으로 배출된다.
초미세먼지는 지름 2.5 마이크로미터(㎛) 이하인 경우를 가리킨다. 미세먼지는 우리 몸 속 호흡기의 필터를 통해 일부 걸러질 수 있지만, 이를 통과해 폐 상부까지 침투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는 대부분 호흡기 필터를 통과하며, 폐 하부는 물론 혈류까지 들어갈 수 있다.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입자에는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를 비롯한 유해 화학 물질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호흡기 및 심혈관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발암 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당장은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축적될 경우 돌이킬 수 없게 될 수 있으므로 평상시 관리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대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인증을 받은 보건용 마스크 착용이 권장된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보건용 마스크는 KF94 등급으로,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차단할 수 있다.
KF 중 가장 낮은 등급인 KF80의 경우에도 평균 0.6㎛ 크기의 입자를 80%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초미세먼지보다도 훨씬 작은 입자까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KF80, KF94, KF99 중 무엇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중요한 것은 평소에도 휴대하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 착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피부 질환 유발 가능성 높아
마스크를 통해 호흡기를 어느 정도 보호하더라도, 문제는 또 남는다. 바로 ‘노출된 피부’다. 최근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 노출된 사람은 피부 습진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미국 전역에서 약 28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PM 2.5는 공기 중에 존재하는 직경 2.5㎛ 미만의 물질, 즉 초미세먼지를 총칭하는 약어다. 따라서 PM 2.5 농도는 초미세먼지 농도를 가리킨다. 연구에 따르면 PM 2.5 농도가 높은 장소에 노출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습진 발병 가능성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PM 2.5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표피에 형성된 피부 장벽을 넘어 침투할 수 있다. 각질 등으로 인해 형성된 1차 방어선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피부의 자연 방어력이 무색하게 진피층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2015년 「옥스포드 아카데믹 저널(Oxford Academic Journal)」에 게재됐던 또 다른 연구에서는 PM 2.5가 피부의 면역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 물질이 피부에 닿으면 ‘아릴 탄화수소 수용체(AhR)’에 결합하는데, 이로 인해 연쇄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키며 피부에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는 설명이다.
평소 습진을 종종 앓거나 피부가 민감한 편인 사람들은 이러한 면역 반응으로 인해 가려움증, 부기, 발적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2023년 미국 국립보건원(NIH) 홈페이지에 게재된 한 연구결과에서도, 습진 등 피부 장벽 손상 요인이 있는 경우는 오염성 자극 물질을 더 쉽게 흡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에 관심 갖고 개인 건강 신경써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90%가 오염 물질이 만연한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대기오염 수준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인구가 밀집된 지역, 차량과 공장이 많은 지역일수록 PM 2.5에 노출되는 수준은 심해질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어린이나 노인 등과 같이 면역력이 취약한 계층, 혹은 피부 질환을 앓고 있거나 자주 앓는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더욱 높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기존까지 대기오염이 가져오는 문제는 호흡기 건강에 중점을 둬 왔다.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방면으로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미세먼지를 비롯해 환경 호르몬, 미세 플라스틱 등이 다량 배출되는 것에 대한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환경에 관한 문제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동참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 외에는 개인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하거나 피부가 민감한 사람들의 경우, 오염이 심한 날에는 마스크 뿐만 아니라 외부로 노출되는 피부가 최소화되도록 복장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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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하는 미세먼지, 어떤 질환을 일으킬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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