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대중들은 팬데믹의 기억을 조금씩 잊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변이 바이러스는 아직도 공중보건에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킨다. 보건의료 관련 학계 입장에서는 언제 어떤 식으로 발생할지 모를 새로운 바이러스의 확산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그 여러 대안 중 하나로 ‘극자외선의 살균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자외선의 본질적 해로움
일반적으로 자외선(Ultraviolet, UV)이라 하면 ‘해롭다’라는 인식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자외선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량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해롭다. 자외선의 파장을 다시 구간별로 나눠서 UVA부터 UVC까지 구분하는데, 그중 오존층을 통과해 지면에 도착하는 것은 UVA와 UVB다. 둘 다 인체에 해롭지만, 둘 중 좀 더 해로운 것을 꼽으라면 파장이 더 짧은 UVB 쪽이다.
셋 중 가장 파장이 짧은 UVC는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만, 자연광에 포함된 UVC는 대부분 오존층에 차단되기 때문에 자연적인 햇빛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UVC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는 있다.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기 소독용 자외선소독기가 인위적으로 만든 UVC를 활용하는 예다.
물론 ‘자외선소독기’라고 해서 모두가 검증된 살균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는 주로 해당 제품이 UVC를 방출하지 않는 경우이며, UVC의 살균 효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UVC와 극자외선의 살균 효과
이 UVC 중에서도 파장이 짧은 범주에 속하는 것을 가리켜 ‘극자외선(far-UVC)’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UVC의 파장 범위가 100~280㎚인데, 실제 사용되는 극자외선은 이중 200~230㎚ 정도의 파장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광선은 파장이 짧을수록 에너지가 크다. 자외선이 인체에 해롭다고 하는 근본적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극자외선은 일반적인 자외선보다도 파장이 짧으니 인체에 더 해롭다고 여길 수 있다.
실제로 극자외선의 살균 효과는 짧은 파장에서 나오는 에너지에 기인한다. 미생물의 세포 속 DNA와 RNA를 파괴하는 데 효과적이며, 이것이 살균 효과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다만 UVC와 극자외선의 살균 효과가 ‘세포 손상’을 기본 원리로 하고 있다면, 마찬가지로 세포로 구성된 인체에도 똑같이 해로움을 미칠 수 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또한, UVC는 강한 에너지를 방출해 공기 중 산소 분자를 분해하면서 ‘오존’을 발생시킨다. 오존은 산소 원자 세 개가 결합된 분자로, 대기 오염 물질로 분류되는 물질이다. 즉, 광선에 직접 노출되는 것은 물론, 그 근처에 일정 시간 이상 머무르는 것도 해로울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자외선소독기 등 UVC를 사용하는 기기에는 오존 방출량에 대한 안전 기준이 설정돼 있다.
극자외선의 살균 효과, 잠재력과 안전성
현재 극자외선은 뛰어난 살균 성능으로 인해 팬데믹에 대한 대응 카드로 검토되고 있다. 독감이나 코로나19처럼 공기 중 비말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다만,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알려지기로, 극자외선은 피부의 표면이나 눈의 상피층에 도달하지 않아, 인간에게 해롭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관련 문헌을 검토해 충분히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해롭지 않다’고 단정하고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극자외선의 살균 효과가 뛰어다는 것, 이를 토대로 향후 방역 및 공중보건에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그 안전성에 관한 추가 연구가 좀 더 누적될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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