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은 끝났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 끈질긴 바이러스로 인한 주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코로나19 급성 후유증(Post-Acute Sequelae of SARS-CoV-2 infection, PASC)이다. 흔히 ‘장기 코로나’라는 말로 통하는 증상이다. 최근 공개된 한 연구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장기 코로나 증상 해결 가능성
팬데믹 당시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봤겠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보통 감염 후 1~2주 내로 증상이 완화된다. 당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조치도 보통 2주가 지나면 해제됐으며, 실제로 이 즈음에는 증상도 거의 완화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PASC, 이른바 장기 코로나로 알려진 이 증상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몇 주, 심하면 몇 달 동안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감염일로부터 4주 이상 피로, 호흡 곤란,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이어지며, 우울이나 불안 등의 증상도 동반될 수 있어 만성 질환으로 분류한다.
이 장기 코로나 증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최근 호주의 월터 앤 엘리자 홀 연구소(WEHI)의 다학제 연구팀이 이에 대한 해결 가능성을 내놓았다. 지난 3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WEHI 연구팀이 개발한 항바이러스 화합물로 이 장기 코로나 증상을 해결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조용한 팬데믹’을 잡기 위한 연구
WEHI 연구팀의 마르셀 도어플링거 박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 중 약 5%가 장기 코로나 증상으로 발전한다. 팬데믹 당시만큼 파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여전히 수백만 명이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도어플링거 박사는 이를 “(코로나19는) 답보다 의문이 더 많은 ‘조용한 팬데믹’으로 변했다”라고 표현했다.
WEHI 연구팀이 개발한 항바이러스 화합물은 2020년에 확인된 PLpro라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 이는 기존 승인된 코로나19 치료제 ‘팍슬로비드’가 Mpro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고 있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연구팀은 이 화합물을 개발하기 위해 십수 년의 연구를 거듭하며 약 40만 개의 화합물을 검토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표적 단백질을 파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2020년 표적을 파악한 뒤 채 5년이 되지 않아 전임상시험이 가능한 수준의 화합물을 개발했다.
기존 치료제 한계 극복 가능성
WEHI 연구팀이 개발한 화합물을 사용해 치료한 쥐 모델은, 장기 코로나 증상의 주요 문제인 만성 뇌 기능 및 폐 기능 장애를 겪지 않았다. 도어플링거 박사는 “지금까지 승인된 치료법으로는 이룬 적 없는 성과”라고 이야기했다.
화이자에서 개발한 팍슬로비드는 코로나19의 주요 치료제지만, 현재는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주로 고위험군 환자들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팍슬로비드가 두 가지 주요 성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이 서로 상호작용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한계라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또한, 코로나19의 원인이 되는 SARS-CoV-2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지속적인 변이로 인해 팍슬로비드마저 효과가 없게 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이번에 효과를 확인한 새로운 화합물을 팍슬로비드의 잠재적 대안으로 보고 있다. 더 많은 환자에게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코로나19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그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장기 코로나 증상 해소는 물론, 바이러스 변이가 거듭될 경우 다음 세대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기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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