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는 거의 공식과도 같은 전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운동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 ‘적당한 수준의 운동’조차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 노령으로 갈수록 특히 그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대해 ‘매우 짧은 수준의 적당한 일상 활동’만으로도 심혈관 질환 및 그로 인한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운동만이 효과적일까?’라는 의문
미국심장협회(AHA)에서 발행하는 저널 <서큘레이션(Circulation)>에 지난 14일 게재된 논문에서는 ‘적당한 일상 활동’에 따른 심혈관 관련 사건과 사망률을 주제로 다뤘다.
기존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신체 활동을 줄이게 되고, 이로 인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보통 여기서 말하는 신체 활동이란, 중강도 수준의 운동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논문에서는 집안일이나 장보기와 같은 여러 일상 활동들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았다.
호주 시드니 대학 산하의 맥켄지 웨어러블 연구 허브에서는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영국 바이오뱅크로부터 평균 연령 62세의 약 2만4천여 명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들은 스스로 ‘운동을 하지 않는다’라고 밝힌 사람들이었으며, 2013년부터 2015년 사이에 손목에 가속도계를 착용하고 일정 기간 이상 생활한 이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데이터에 나타난 활동량을 기준으로 하여 비교를 위한 그룹을 나눴다. 적당한 일상 활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그룹, 활동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그룹, 활동량이 거의 없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그룹이다.

단 3분의 적당한 일상 활동
연구팀의 분석 결과, 규칙적으로 적당한 일상 활동을 하는 그룹은 심혈관 질환 위험 및 그로 인한 사망 위험이 분명하게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연구팀이 기준으로 삼은 시간은 ‘단 3분’이었다.
즉, 최소 3분 이상 적당한 일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심장마비, 뇌졸중, 기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한다는 결론이다. 적당한 수준 이상으로 일상 활동을 반복하는 경우에도 건강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에서는 성별에 따른 차이도 두드러졌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일상적 활동을 하는 횟수 및 시간이 적었다. 이로 인해 남성들에게서 심혈관 질환 위험과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신체 활동의 다양성 고려
이 연구 결과는 일상적인 활동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성을 제기한다. 어떤 사람은 어느 정도 의도하고 움직이는 운동만을 신체 활동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하루 일과를 보내며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시간들은 제외하고, 순수하게 운동으로 보낸 시간과 칼로리만을 운동 기록으로 남기는 식이다.
물론 청년이나 중년 정도의 연령대에 별다른 건강 문제가 없는 경우라면 그러한 접근법이 타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령대가 많은 사람들, 혹은 어떤 이유로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관점에서도 기준을 제시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
나이가 들더라도 꾸준한 관리를 통해 일정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해낼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무리하게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운동이 가능한 건강 상태라면 자신의 체력과 컨디션에 맞게 운동을 하면 된다. 그것이 어렵다면 식사 준비, 집 청소, 정원 관리와 같은 적당한 일상 활동만으로도 심혈관 관련 사건을 마주할 위험은 분명하게 줄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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