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단백 식단과 단백질 보충제가 건강·다이어트의 필수 요소로 인식되면서, 하루 단백질 섭취량이 권장 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다이어트를 병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먹을수록 근육이 잘 붙는다’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이는 절반의 진실에 불과하다.

단백질은 섭취 후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근육과 조직 재생에 쓰인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 체내에서 질소 부산물이 발생하고, 이를 배출하기 위해 신장이 과도하게 일하게 된다. 장기간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사구체 여과율(GFR)이 저하되며, 만성 신장질환(CKD)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대한영양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일반 성인의 하루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체중 1kg당 약 0.8g이다. 예를 들어 체중 70kg 성인은 하루 56g 정도가 적정량이다. 하지만 헬스 보충제와 고단백 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100g 이상을 손쉽게 넘기며, 이 경우 신장 부담이 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신장학회(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는 고단백 식단이 단백뇨 발생률을 높이고,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신장 손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더불어 단백질 과잉 섭취는 혈중 요산 수치를 올려 통풍 발병 위험까지 높인다.

단백질의 질(質)도 중요하다. 동물성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지만,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을 함께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반면 콩, 렌틸콩, 두부, 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은 신장 부담을 줄이고 장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신장 보호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관리가 필요하다. 첫째, 단백질 섭취량을 자신의 체중과 활동량에 맞춰 조절한다. 둘째, 혈압과 혈당 관리를 통해 신장 손상을 예방한다. 셋째, 충분한 수분 섭취로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넷째, 40세 이상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신장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단백 식단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보다,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의 균형 있는 섭취가 전체 건강에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단기간 근육 증가를 위해 무리하게 단백질을 늘리는 것보다, 운동 강도·휴식·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다이어트 목적의 극단적인 식단이 신장뿐 아니라 간 기능 저하, 호르몬 불균형까지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단백질은 ‘많이’보다 ‘적정하게’, 그리고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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