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가면역질환’이란, 우리 체내의 면역체계가 스스로의 세포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면역체계는 본래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병원체나 유해한 성분 등을 걸러내기 위해 존재한다. 말하자면 신체를 지키는 군대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오작동을 일으키면 외부 침입자와 자기자신의 세포를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피아식별을 없이 공격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신체 기능에 다발적인 피해를 입힌다.
자가면역질환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대개 만성적으로 지속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질환 종류만 해도 80종 이상이다. ‘자가면역’이라는 기전으로 한데 묶여 다뤄지지만, 증상부터 영향까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공통적으로 다루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자가면역질환, 어떤 것들이 있나
자가면역질환이라는 말은 다소 추상적이다. 그보다는 익히 알려져 있는 질환명을 거론하는 편이 보다 쉽게 와닿을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다. 이는 면역체계가 관절 세포를 공격함으로써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주로 손가락, 손목, 무릎, 발목, 발가락 등에 영향을 미치며, 만성으로 지속되면서 관절 손상 및 변형을 초래하기도 한다. 대략 1%의 유병률을 보이며 여성에게서 발생률이 더 높다.
다음으로 ‘제 1형 당뇨병’ 역시 자가면역질환에 해당한다. 당뇨는 인슐린의 기능이 저하되는 제 2형 당뇨와 ‘인슐린이 아예 분비되지 않는’ 제 1형 당뇨로 나뉜다. 이때 제 1형 당뇨는 인슐린 생산을 담당하는 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을 받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면역체계가 장기와 조직을 공격해 손상을 일으키는 ‘루푸스’ 역시 널리 알려진 자가면역질환이다. 어떤 장기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공격하는지에 따라 증상이 개인마다 달라지지만, 면역체계의 오작동으로 인한 증상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자가면역질환, 왜 생기나
면역체계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연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 결과 몇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먼저 유전적 요인이다.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거나 앓은 적이 있는 부모의 경우, 자식에게도 그 유전자가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다만 이는 확률적인 경향이며, 자녀의 유전자는 부모 양쪽의 유전자 일부씩을 조합하여 형성되므로 부모 중 누군가가 자가면역질환을 앓았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또, 류마티스와 루푸스, 다발성 경화증 같은 몇 가지 자가면역질환은 여성에게서 더 높은 비율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토대로 호르몬의 변화가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다만, 자가면역질환의 종류가 매우 다양한 만큼, 이 또한 대략적인 경향이라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이밖에 환경적 요인도 자가면역질환의 주요 기전으로 지목된다. 병원체 감염, 특정 화학물질 노출, 특정 약물에 의한 반응, 심지어 어떤 음식을 주로 먹는지까지, 폭넓은 요인들이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가면역질환 발생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과거와 달라진 환경적 요인에 비중을 두고 살펴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의 전조증상
자가면역질환은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수십 종류가 있다. 즉, 특별히 공통된 전조증상을 짚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어떤 것은 비교적 흔하고 어떤 것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을 중심으로 전조증상을 살펴볼 수는 있을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 말초 부위의 관절에서 통증 및 부기가 나타날 수 있다. 자고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고 경직된 느낌이 들고, 통증과 부기가 발생한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루푸스는 얼굴 및 피부에 나비 모양의 발진이 나타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때 관절 통증과 부종이 동반되지만, 피부 발진이라는 명확한 시그널이 있기 때문에 류마티스 관절염과 구분이 가능하다.
당뇨의 경우 혈액검사 등을 통해 혈당조절 기능에 이상이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증상이 발생한다면 다른 질환에 비해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다.
개별적인 증상은 각각 따로 나타나지만, 자가면역질환은 대개 전신 피로감과 발열, 발진, 관절통과 근육통을 동반한다.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증상이지만, 만약 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진단에는 문진부터 혈액 검사, 영상 검사, 조직 검사 등 복합적인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자가면역질환의 관리
자가면역질환이 발병하더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적절한 치료 및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 물리적인 치료법이나 약물 치료법이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고, 비교적 최근에는 면역 세포나 염증을 유발하는 매개체를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항염증 효과가 있는 식단을 구성하고, 신선한 재료 위주로 섭취하며 적절한 운동을 하면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채로도 큰 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다. 단, 질환의 종류에 따라 글루텐이나 유제품 등 특정 음식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면역체계는 스트레스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 기법을 여러 가지 알아두고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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