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채식주의자 수는 얼마나 될까? 정확한 통계라고는 할 수 없지만, 2023년 기준으로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건(Vegan)을 표방하거나 채식주의라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약 3~6%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숫자로 하면 적게는 150만 명, 많게는 300만 명 정도다.
이들 중 실제로 엄격하게 채식주의를 따르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최근 건강과 환경이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 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관련 제품이 늘어나고 전문 식당이 등장하는 등, 유의미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어쩌면 주위에 한두 명 정도는 비건 혹은 채식주의자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비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개인의 선택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비건을 선택한 이들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비건을 좀 더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비건(Vegan)의 의미
한 마디로 말해, ‘동물성 제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식단을 말한다. 비건은 채식주의를 표방하는 여러 유형 중 가장 엄격한 형태에 속한다. 다른 채식주의 유형들이 계란, 유제품을 유연하게 포함하거나 상황에 따라 육류나 해산물을 가끔 섭취하는 편이라면, 비건은 동물성 제품을 100% 배제한다.
보통 동물성 제품이라 하면 고기나 생선을 먹지 않는 것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 동물로 인해 생산되는 모든 제품을 포괄한다. 즉, 달걀이나 유제품, 심지어 꿀도 포함된다.
비건은 보통 건강, 환경, 동물 복지 등의 가치관을 지향한다. 이에 따라 철저하게 식물성 식품만으로 식단을 구성한다. 고기 종류를 즐겨먹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대체 뭘 먹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곡물과 콩 종류, 견과류, 씨앗류, 과일과 채소 등 자세히 살펴보면 필요한 영양소가 모두 갖춰져 있다.
한때 ‘필수 아미노산은 동물성 단백질로만 섭취할 수 있다’라고 알려졌던 적이 있었으나, 퀴노아나 완두콩, 메밀, 햄프씨드 등이 필수 아미노산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음이 알려지면서 단백질 부분의 문제점도 해결되었다.
비건 식단의 장점
앞서 나열된 비건 식단의 메뉴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비건의 최대 장점은 건강에 매우 좋은 식단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비건 식단은 여러 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 당뇨나 비만 등 대사성 질환을 예방하고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
비건 식단에서 주를 이루는 식품들은 보통 섬유질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다. 포화 지방이 적고 칼로리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건강하게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에 적합하다. 다양한 항산화 물질을 고루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활성산소 과다에 의한 만성 증상도 예방할 수 있다.
비건을 선택하는 이들의 또다른 이유는 환경 보호와 동물 복지다. 고기를 먹기 위한 동물 사육은 토지와 물 등의 자원을 대량으로 소모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늘려 환경 파괴의 원인이 된다. 비건 식단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동물의 권리를 존중하고 환경 파괴를 늦춤으로써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간다는 대의를 가지고 있다.
비건 식단의 단점
앞서 이야기했듯 본래 문제가 되던 단백질 이슈는 어느 정도 해결책이 확립돼 있다. 하지만 또 하나의 문제가 남아있다. 바로 비타민 B12다. 비타민 B 그룹은 대부분 식물성 식품을 통해 공급되지만, 비타민 B12만큼은 동물성 식품을 통해 충분한 양을 섭취할 수 있다.
이 영양소는 적혈구 생성 및 신경계 건강에 기여하기 때문에, 부족할 경우 신경계 질환이나 비타민 결핍성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비건 식단을 선택한 사람들은 거의 필수적으로 비타민 B12를 보충할 수 있는 영양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철분이나 칼슘 등도 주로 동물성 식품을 통해 공급되는 영양소에 해당하므로, 이들을 충분히 섭취하기 위한 특정 식품이나 영양제에 관한 정보가 비건들 사이에서 널리 공유되곤 한다.
비건이 되고자 한다면
비건은 단순히 식성의 문제를 넘어서, 동물 복지와 환경 보호를 위한다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매료돼 큰 고민 없이 비건을 시작하는 경우, 그러다 금세 포기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만약 비건에 진지하게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다음의 팁을 참고하기 바란다.
먼저, 한순간에 비건으로 정체성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선천적인 비건이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는 살아가면서 비건으로 전환한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그들 모두가 어느 날 어느 순간부터 비건을 선언하고 갑자기 바뀌지는 않았을 것이다.
보다 낮은 단계의 채식주의를 먼저 시도해본다거나, 일주일 중 특정 요일을 정해놓고 비건 식단을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본래 유지하던 식단이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혹은 개인의 식성이나 취향에 따라 적응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본래 즐겨먹던 동물성 식품을 일순간에 끊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유 대신 두유, 귀리 우유, 아몬드유 등을 먹어보기, 고기 대신 콩으로 만든 고기 먹어보기, 달걀 대신 두부 먹기 등 해당 식품의 영양소를 대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차근차근 바꿔나갈 것을 권한다.
비건은 가치관과 철학이 담겨 있는 심오한 세계다. 섣부른 마음으로 접근하지 말고, 자신에게 정말 맞는지를 따져보면서 신중히 접근하기를 바란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렇게 신중히 다가간다 해도 어려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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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가 초가공식품 더 많이 먹는다?
채식주의 하면 ‘건강’이라는 이미지가 쉽게 매칭된다. 실제로 채식주의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건강을 이유로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선택한 채식주의가 도리어 건강을 해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성이 제기됐다. 바로 ‘초가공식품’의 섭취 빈도 때문이다.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은 일반적인 가공식품과 다르게 보는 또 하나의 분류다. 건강한 식단을 위해서는 자연 신선식품이 가장 좋다고 하지만, 자연에서 얻은 원재료를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최소한의 가공이 들어간 식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