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이라 하면 병에 걸리지 않고, 움직이는데 지장이 없으며, 어딘가 불편한 곳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대개 육체적인 건강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미다. 하지만 건강이라는 단어 안에는 정신적인 것도 포함돼 있다. 사람들의 인식이 대개 신체 건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정신건강’이라는 말로 따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신건강은 단순히 정신 관련 질환이 없는 상태 뿐만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어떤 개인이 감정, 심리, 사회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즉, 스트레스나 불안감에 너무 크게 시달리지 않고,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으며,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잘 유지하는 것이다.
정신건강에 문제가 발생하면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증상에 따라 면역력이 약해지게 만들 수도 있고, 체내 대사 및 조직의 기능 수행에도 영향을 미쳐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상에서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 건강 요소는 스트레스와 불안이다. 둘은 상호 연관된 개념이면서 차이가 있다. 이들을 제대로 알고 관리할 수 있어야만 더 큰 정신건강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두 개념을 보다 자세히 알아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본다.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
‘만병의 근원’. 너무도 익숙한 수식어다. 어딘가 불편함을 느껴 병원에 가면 치료 과정에서 듣게 되는 것이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말이다. 그러면 누구나 자연스레 떠올릴 것이다. ‘안 받고 싶다고 안 받으면 그게 스트레스인가?’
스트레스는 특정한 사건이나 상황으로부터 자극이나 압박을 받아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응이다. 어떤 일을 언제까지 마감해야 한다는 압박, 한창 일하고 있는데 집에서 걸려온 전화로 접하게 된 가족 문제, 얼마 전 받았던 건강 검진 결과에서 나온 안 좋은 소식 등등. 내 의지와 상관없이 떠오르는 모든 자극과 압박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면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들은 심박수와 혈압을 높이고,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준비시키도록 작용한다. 이로 인해 머리가 아프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갑작스레 피곤해지는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지속적인 두려움, 불안
불안의 실체는 불확실한 미래로부터 오는 지속적인 두려움이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불안으로 인한 증세가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다. 스트레스와 달리 특정한 사건이 없음에도 나타날 수 있고 지속될 수 있다. 보통은 유사한 내용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지속되고, 그것이 만성화 됨으로써 나타난다.
불안 상태에서는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이 관여한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코르티솔이나 아드레날린과 같이 투쟁 또는 도피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세로토닌은 안정감과 행복을 느끼게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이들의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
노르에피네프린은 과다 분비 시 불안감과 초조감을 유발하고, 부족 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세로토닌은 과다 분비 시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부족 시 우울이나 불안 장애를 유발한다.
스트레스와 불안, 스스로 관리가 어렵다면
가장 좋은 관리법으로는 깊은 호흡을 통한 긴장 완화하기,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가볍게 움직이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고 정서적 지지 받기 등이 있다. 명상을 배워보거나 일기를 쓰면서 스스로의 감정을 갈무리하는 방법도 있다.
문제는 이런 일반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심각한 수준의 스트레스와 불안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이 일상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수준의 사소해보이는 해결책이라도,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힘들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도, 그들 또한 나름의 스트레스에 지쳐 있다면 온전한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개인들의 시대니까. 이 시점에서는 전문가 도움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관리가 필요한' 상태
정신건강 의료기관이나 상담기관을 찾기 꺼려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상태를 심각하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작 스트레스나 불안 때문에 병원을 갈 필요가 있는지 망설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고작’이라 말하는 증세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지는 않은가?
하루를 시작하는 일이 무척 힘들고, 수시로 피곤하며, 밥을 먹어도 소화가 잘 되지 않고, 계속 부정적인 생각만 반복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이미 가벼운 상태가 아니라는 증거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방문을 꺼리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의 건강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와 불안은 놔둘수록 더 크게 번지기 쉬우며, 돌이키는데도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해진다.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자.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가까운 곳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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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을 통한 ‘우울증 자가진단’ 서비스 개시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면, 앞으로 보다 손쉽게 우울증 자가검진을 할 수 있게 된다.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은 9일(금) ‘국립정신건강센터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우울증 자가검진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2023년 12월 발표한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과 올해 3월 진행한 민생토론회에서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마음건강 서비스 제안’에 따른 후속 조치다. 어떻게 구성돼 있나새롭게 개시하는 우울증 자가진단 서비스는 국립정신건강센터(센터장 곽영숙)와 (주)카카오헬스케어(대표 황희)의 협업으로 마련됐다. 카카오헬스케어 측에서는 -
2030에 확산되는 우울증, 3개월 이내 치료 권고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라고들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건강’이라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혹은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가? 아마 상당수는 ‘질병’이나 ‘부상’을 연상하며, 병에 걸리지 않고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건강의 핵심이라 말하지 않을까 싶다. 맞다. 아프지 않는 것, 다치지 않는 것은 건강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이다. 다만,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는 범위를 신체적인 측면에만 국한하지 말고 좀 더 넓게 볼 필요가 있다 -
정신건강은 사회적 문제, 2024년 우리의 현 주소는?
생각해보자. 만약 주변의 누군가가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신경정신과를 다니고 있다고 한다면 어떤 생각을 할 것 같은가? 똑같은 이야기를 직장 동료 정도인 사람과 친한 사람이 이야기한다면 각각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똑같을 것 같은가? 아니면 서로 다른 생각이 들 것 같은가?우리나라에서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일종의 ‘낙인’을 찍는 경향이 있었다. 아니, 엄밀히 따지면 지금도 그런 경향은 남아있다. 과거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여전히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으면서 속으로 ‘이상한 사람 -
몸의 피로가 아닌 ‘뇌 피로’, 어떻게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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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면 머리도 맑아진다! 운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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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은 전 세계적 인구의 약 1%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비교적 흔한 신경질환이다. 흔히 ‘간질’이라고도 이야기하며, 국내에서도 대략 20만 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뇌전증은 흔히 신체 경련이나 의식 소실 정도로만 인식되기 쉽지만, 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한 개인의 삶에 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증상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위에서 누군가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을 일으켰다면,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에게 편견을 가지기 쉽다. 발작을 일으킬 때의 모습을 보면 두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
주말을 보내는 방법,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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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망자 우울장애 비율 약 75%로 추정… 경고신호 4명 중 1명 꼴로 인지
자살사망자들의 96.6%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경고신호를 보냈으나, 이를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은 2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살사망자들은 평균적으로 4.3개의 스트레스 사건을 다중적으로 경험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사장 황태연)과 함께 2015년~2023년까지 최근 9년에 걸친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올해는 ‘1인 가구의 자살사망’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수록했다. 심리부검이란?심리부검이란, 자살로 사 -
부정적 뉴스가 당신을 부정적으로 만든다
‘둠 스크롤링(Doom Scrolling)’이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등장한지는 꽤 오래된 말이지만, 생각보다 낯설어 하는 사람이 많다. 무슨 뜻인지 확 와닿지는 않지만, ‘둠(Doom)’이라는 단어로 인해 그리 좋지 않은 의미일 거라 짐작할 수도 있다. 요약하자면, ‘부정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열람(scrolling)하는 데 과도한 시간을 쏟는 것’을 말한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다. 소셜 미디어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관점에서 쏟아낸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장점이라 -
버섯 속 실로시빈, 항우울제보다 더 나은 효과 보여
특정 종류의 버섯에서 발견되는 환각 물질 ‘실로시빈(Psilocybin)’이 항우울제로 사용되는 약물과 유사한 증상 개선 효과를 제공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인 「란셋 e클리니컬 메디신(Lancet eClinical Medicine)」에 발표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실로시빈은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 처방되는 약물 중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s)’와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제공한다. SSRIs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불안, 두통, 메스꺼움, 구강 건조, 수면 문제, 성욕 감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