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무더운 날씨가 가시지 않은 분위기지만, 한편으로는 서서히 가을이 다가온다는 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환절기’가 다가올 때면 항상 호흡기 질환이 성행하곤 한다. 게다가 호흡기는 하나의 길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동시에 호흡기 곳곳에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기온과 습도가 급격하게 변하는 가을 환절기,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을 비롯한 기본적인 건강 수칙을 알아보도록 한다.
하나의 길로 이어지는 호흡기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호흡기는 하나의 길로 모두 연결돼 있다. 우선 공기는 코(비강)을 통해 들어오게 되는데, 이때 외부 공기를 필터링하면서 동시에 열을 가하고 습도를 조절한다. 몸 속에 적합한 온도와 습도를 갖도록 조절하는 것이다. 코 내부의 점막과 섬모는 공기 중에 포함된 먼지나 세균 등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고, 따뜻하고 촉촉한 공기를 만들어 몸 속으로 들여보낸다.
목(인후)으로 넘어간 공기는 기관지로 이어진다. 음식과 공기가 서로 다른 통로로 들어가도록 조절하는 과정이다. 기관지는 양쪽으로 나뉘면서 두 개의 폐로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관지 역시 점액과 섬모로 덮여 있어, 코에서 필터링된 공기를 한 번 더 걸러줌으로써 보다 안전한 공기가 폐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들이마신 공기는 폐에 있는 수많은 폐포를 통해 ‘기체 교환’이 이루어진다. 공기 중의 산소는 폐포를 통해 혈액으로 흡수되고, 반대로 혈액 속 이산화탄소는 방출돼 내쉬는 공기로 빠져나가게 된다.
가을 환절기, 호흡 관련 질환 주의
가을에는 봄 못지 않게 식물의 꽃가루가 많이 발생한다. 특히 국화를 비롯해 가을에 만개하는 꽃들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들은 공기 중에 활발하게 퍼져 호흡기를 자극한다. 알레르기 비염 또는 알레르기 천식의 주범인 셈이다.
꽃가루가 아니더라도 가을에는 먼지와 곰팡이도 많아진다. 여름의 끝자락에 남은 습기가 한동안 유지되며, 낙엽이 떨어지고 쌓이면서 곰팡이가 자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곰팡이가 내뿜는 포자 역시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가장 먼저 아침과 저녁의 기온이 변한다. 낮에는 한동안 더운 날씨가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일교차가 커지고 습도도 급격하게 변한다. 이런 환경은 호흡기 입장에서 심한 자극이 된다.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더 자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또한 면역 체계가 약해지기도 쉽다.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은 ‘형제 질환’
면역력이 약해지면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과민 반응도 더 심해질 수 있다. 가장 흔한 두 가지 질환은 바로 ‘알레르기 비염’과 ‘알레르기 천식’인데, 이들은 사실상 ‘형제 질환’이라 불린다. 호흡기는 하나의 길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공기 중에 만연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숨을 쉴 때 흡입된다. 이때 코에서 과민 반응이 일어나 염증이 생기면 알레르기 비염이 되고, 기관지에서 과민 반응이 일어나 염증이 생기면 알레르기 천식이 된다. 염증이 생긴 곳에 차이가 있을 뿐, 연결돼 있는 호흡기에서 발생한 질환인 것이다.
실제로 둘 중 하나만 앓는 경우 못지 않게 두 질환을 동시에 앓는 경우도 흔하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그 사람 자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만, 면역 체계의 반응 또는 유전적·환경적 요인 등에 따라 비염 증상만 나타날 수도, 천식 증상만 나타날 수도 있다. 혹은 개인 특성상 코와 기관지 중 어느 한쪽이 특히 약한 경우일 수도 있다.
환절기에는 알레르기 외에도 주의 필요
환절기마다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사람이거나, 올해 봄철에 알레르기 질환을 겪었던 적이 있다면 계절이 바뀌는 시즌은 한층 더 주의가 필요하다. 바깥 활동을 자주 하지 않던 사람이라도 집먼지 등으로 인해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청소 및 세탁을 자주 하면서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기를 자주 하도록 하되, 최근에는 미세먼지로 인한 악영향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가급적 공기 청정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편이 좋다. 알레르기 질환은 참거나 피하기 어려우므로, 정도가 심할 경우 병원을 방문해 항히스타민제 등 약물을 처방받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로 인한 영향은 없다가도 새로 생기기도 하고, 반대로 있다가도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할 때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을 줄이도록 신경써야 한다. 마스크를 쓰고 가벼운 걷기 운동 위주로 한다든가, 실내에서 홈트레이닝을 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밖에도 환절기에는 감기를 비롯해 호흡기 바이러스가 성행하는 계절이다. 알레르기에 노출된 사람은 호흡기 바이러스에도 민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개인위생과 주위 환경 청결에 만전을 기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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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계절 바이러스로 인한 ‘트윈데믹’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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