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고 있는가? 보통 1년에 한 번 이상, 흡연자일 경우 6개월에 한 번 이상 스케일링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 권고를 따르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
의외로 치아 및 구강 건강을 세밀하게 챙기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치통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치과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알고 있는가? 스케일링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은 전신 건강을 관리하는 데 있어 몹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당뇨, 류마티스 관절염, 퇴행성 뇌질환, 심장질환과도 관련이 있다.
뜬금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입속 건강이 중요한 건 알겠지만, 그것들이 실제로 여러 질병과 어떻게 연관이 있다는 걸까? 치과 전문의이자 대한 시니어 치과학회 회장인 장혁진 전문의가 SBS Biz '빅 퀘스천'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재구성해서 전한다.
수술 전 스케일링, 왜?
입속에는 다양한 세균들이 상시 존재하고 있다. 건강한 상태일 때는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이들은 혈류를 통해 몸속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그러다가 기능이 약해진 장기나 수술, 부상 등으로 회복 중인 부위가 있으면 달라붙어 감염이나 염증을 일으킨다.
장혁진 원장은 “이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심혈관 스텐트 시술이나 장기 이식 등 개복 수술을 앞두게 되면, 먼저 치과에 가서 스케일링을 받고 오도록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입속에 있던 세균이 이동해, 수술로 인해 약해진 부위에 감염을 일으킬 경우 회복이 더뎌질 수 있고, 수술 부위에 따라 치명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아 속 최악의 균, ‘진지발리스’
장혁진 원장은 입속의 다양한 세균 중 ‘진지발리스 세균(Jingi Bacterium)’을 강조한다. 진지발리스 세균은 일반적으로 치석이나 플라그에서 발견되는 균으로 매우 강한 독성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다. 치주염 또는 치아 주위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균이며, 구강 위생이 좋지 않을 경우 그 수가 증가할 수 있다.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치주염 등 입속에 생기는 염증은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이는 구강 부위가 민감하고 혈관이 풍부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를 유발하는 진지발리스 세균 같은 균들이 그만큼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체의 혈관은 거의 모든 곳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혈류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든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당뇨와 같은 대사성 질환부터 치매 등 퇴행성 질환까지 연관될 수 있는 이유다.
어금니와 치매의 상관관계, 임플란트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장혁진 원장은 “노년의 삶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진지발리스와 같은 치주 세균이 성장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한다. 치아가 좋지 않으면 대개 ‘나중에 임플란트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하지만 임플란트는 치아의 기능을 조금 도와줄 뿐, 근본적으로 치아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장 원장의 설명이다.
장혁진 원장은 “어금니로 음식을 꼭꼭 씹는 행위는 혈액 순환을 촉진해, 뇌에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라며 “어금니가 없으면 이 과정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지 않아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플란트를 심는다고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어금니 저작으로 인한 산소 공급은 ‘치주 인대’를 통해야 하는데, 임플란트는 치주 인대를 대신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임플란트는 그저 사라진 치아를 대신해 음식 섭취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치주 질환, 뇌 질환 일으킬 가능성 높여
입속의 세균이 혈관을 타고 몸속을 배회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각종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혁진 원장은 “의과에서 나온 논문에 따르면 치주 질환이 있을 경우, 뇌혈관 질환이나 퇴행성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거의 세 배 이상 올라간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치아가 약해질 경우, 원활한 식사가 어렵기 때문에 에너지 보충을 위해 당분이 있는 부드러운 간식이나 음료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국수 같은 면 종류 역시 먹기가 수월하다는 이유로 자주 먹게 된다. 모두 혈당치를 높여 당뇨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올바른 양치질’이 건강의 포인트
양치를 하는 순간은 입안이 개운하게 느껴진다. 치약의 화학성분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음식물 찌꺼기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자고 일어났을 때 입냄새가 심할 수밖에 없다. 치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양치질이 중요하다.
또한, 장혁진 원장은 올바른 양치질을 위해 다양한 도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한다. 청소할 때 진공 청소기, 물걸레, 먼지털이 등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장 원장은 일반 칫솔, 치간 칫솔, 치실, 구강세정기까지 총 네 가지를 갖춰놓고 사용할 것을 권했다.
사용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구강세정기를 사용해 큰 찌꺼기들을 제거해준다. 장 원장은 “이 과정 없이 칫솔을 바로 사용하게 되면 칫솔도 지저분해질 수 있기 때문에 구강세정기를 통한 1차 세정이 정말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1차 세정이 끝난 뒤 칫솔, 치간 칫솔, 치실 순으로 사용해주면 된다.
끝으로, 장 원장은 칫솔 관리에 대한 사항을 강조했다. 대부분 욕실은 습한 환경이고, 변기가 함께 있기 때문에 칫솔을 그대로 방치하면 수세미보다 더러워진다는 것이다. 가급적 깨끗이 씻어서 욕실 바깥 건조한 환경에 보관하도록 하고, 상태에 따라 2주~1개월 주기로 바꿀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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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나 잇몸병, 치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리는 치아와 입속 건강을 전체적인 건강 문제와 별개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충치나 잇몸병이 생겨도 다른 질환과 연관지어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구강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면 퇴행성 뇌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한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특히 잇몸 질환이 심한 사람일수록 뇌 MRI를 찍었을 때 치매 위험과 관련된 특징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입은 코, 그리고 목과 연결돼 있다. 코는 뇌로 직접 통하는 기관이다. 후각을 감지하는 신경이 비강을 통해 뇌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또, 목은 기관지와 식도를 통 -
숨기고 싶은 입냄새, 입 속 문제가 아닌 질병의 신호일 수도
마스크가 생활 필수품이던 시절, 마스크 속에서 자신의 입냄새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아마 쿨하게 인정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꽤 많은 사람이 경험한 일일 것이다. 양치질을 꼬박꼬박하고 치간 칫솔에 치실, 가글까지 꾸준히 하더라도 사라지지 않는 입냄새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다. 만약 양치질을 할 때마다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것을 경험했다면, 이는 구강질환이 시작되었음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보통 입냄새가 난다는 걸 느끼면 사람들은 쉬쉬하기 마련이다.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여기고 감추기 급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자칫 심각한 -
치매 유발 위험요소에 시력, 콜레스테롤 추가, 총 14가지 요인
미국은퇴자협회(AARP)에 따르면 40세 이상 성인 4명 중 3명이 향후 뇌 건강이 저하될 것을 우려한다고 한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치매 발생률은 65세 인구의 1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는 보통 고령에서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장년층에서도 발생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 바 있다. 즉, AARP의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에 적용해도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는 의미다.나이가 들어갈수록, 고령에 접어들수록 뇌를 활발하게 쓰려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조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뇌 기능에 -
입냄새원인 혹시, ‘입냄새’ 때문에 고민이라면? 원인부터 해결방법까지
입냄새는 생각보다 매우 흔한 문제다. 사실상 전체 인구 중 2명 중 1명은 입냄새로 인한 문제를 경험해봤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당사자는 자신의 입냄새가 심한지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혹은 입냄새가 난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심한 정도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입냄새가 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단순하게 ‘식사 후 양치를 잘 하지 않아서’라고 뭉뚱그려버리면 억울해지는 사람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양치질을 올바르게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입냄새는 그보다 훨씬 다양한 이유로 생 -
구내염 3주 이상 지속된다면? 궤양성 질환이나 암일 수 있어
입은 단순히 말을 하기 위해, 음식이나 음료를 먹고 마시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입 내부가 점막으로 덮여있음으로써 호흡기를 통해 침투하는 유해 성분의 1차적인 필터링 역할을 한다. 반대로, 몸 내부에서 생긴 해로운 것들을 배출하는 창구로서도 기능한다.그런가 하면, 몸 안에 어떤 이상이 생겼을 때 그 사실을 알리는 역할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구내염이다. 일반적으로 구내염은 입 안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궤양’의 일종이다. 내부 점막은 물론 입술, 혀, 때로는 잇몸에 생기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그리 심각한 증 -
헬리코박터 치료, 늦으면 치매 위험 2배 높다
헬리코박터 감염으로 인한 위 궤양이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빨리 시작하면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이란?‘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균’은 소화성 궤양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균이다. 보통 헬리코박터 균이라고 부르며, 위암 발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주로 위와 십이지장 점막에 서식하며, 생존력이 강해 위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
당뇨 치료제가 치매 발생 위험 낮춘다
제2형 당뇨 치료제를 복용한 사람들의 파킨슨병 및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제2형 당뇨 환자들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일반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위험이 약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미국 신경학회 저널인 「Neurology」에 게재됐다.연구팀은 SGLT2 억제제가 퇴행성 뇌질환의 발생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른 당뇨 치료제와 비교 분석을 진행했다. SGLT2의 치료 작용 메커니즘연세대 의과대학 이민영 박사 -
혀는 건강하신가요? 혀의 색깔과 상태가 말해주는 것들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갔을 때, ‘혀를 내밀어 보라’는 요청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아마 내과나 이비인후과, 혹은 치과 진료에서 비슷한 경험이 있을지 모른다. 직접적으로 혀를 내밀어 보라는 주문을 하지 않아도, 혀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들어봤을 수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혀의 상태가 건강에 관해 꽤 많은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입속 점막의 상태나 치아 건강이 몸 전체 건강과 연관돼 있듯, 혀 역시 마찬가지다. 혀의 표면 상태, 움직임의 유연성 등은 전반적인 면역력 상태, 혹은 건강상 이상을 알려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
약 10년 만에 7배 증가한 구강암, 40세 이상 정기검진 중요
입속 건강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아니, 좀 더 정확히 하자면 구내염이나 혓바늘이 생겼을 때, 혹은 치아에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 신경이 쓰이는 건 맞다. 다만, 다른 주요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걱정은 덜한 편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비교적 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할까.하지만 생각해보면, 입은 음식과 음료가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외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창구이기도 하다. 입속이 대부분 점막으로 돼 있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질이나 병원균을 1차적으로 차단하는 방어선 역 -
입속 미생물군,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와 관련 있어
입속 미생물군을 분석하면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 위험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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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가장 흔한 것이 구강 내 위생 문제, 그리고 구강 건조다. 입 냄새 없애는 방법은 각 원인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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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에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하듯, 구강에도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서식한다. 그중에서 특히 주목받는 것이 바로 ‘진지발리스 균’이다. 진지발리스 균은 혈관을 타고 몸속을 배회하며 뇌혈관 질환이나 퇴행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