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핵(Tuberculosis)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이며, 여전히 전 세계 사망 원인 10위 안에 들 만큼 위험한 질병이다. 합병증 없이 단일 감염원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 WHO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결핵으로 사망한 사람은 160만여 명이었다.
여기에 더해 ‘다제내성 결핵(Multi-Drug Resistant Tuberculosis, MDR-TB)’의 확산이 문제가 된다. 다제내성 결핵은 1차 항생제 등 일반적인 약물 치료에 내성을 가지고 있어 치료가 어려운 유형이다.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이 적으며 비용이 적게 드는 1차 항생제가 듣지 않기 때문에, 개발도상국 등에서는 심각한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연구팀이 ‘곤충 공생 박테리아’로부터 유래한 천연물질로 다제내성 결핵을 치료할 수 있는 선도물질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약물 내성으로 생기는 다제내성 결핵
결핵은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감염병이다. 약 85%가 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 시 기침, 가래, 흉통이 나타나며, 진행되면서 체중 감소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비교적 드물지만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신장, 뼈, 뇌, 림프절 등에도 감염될 수 있다. 이런 경우를 가리켜 ‘추적 결핵’이라고 별도로 분류한다.
결핵은 대표적인 만성 질환이다. 보통 6개월에서부터 12개월까지 상당한 시간 동안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핵심이며, 여러 종류의 약을 조합해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법이다. 아이소니아지드(INH), 리팜핀(RFP), 피라진아미드(PZA), 에탐부톨(EMB) 등의 1차 항생제가 사용되며, 각기 효능을 고려해 섞어서 복용하게 된다.
도중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약물 복용 주기를 지키지 않을 경우, 결핵균이 약물에 내성을 갖게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다제내성 결핵(MDR-TB)’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사용되던 1차 항생제들이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아져 치료가 어려워진다.
확산 추세의 다제내성, 광범위 약제내성
다제내성 결핵은 보통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환자가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등의 문제로 발생한다. 하지만 처음 발병 시부터 다제내성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본래부터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주에 감염되는 경우, 혹은 다제내성 결핵에 걸린 환자와의 접촉으로 감염되는 경우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다제내성 결핵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며, 특히 경제 발전이 더딘 국가나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여기에 2차 항생제에 대해서도 내성이 생기는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XDR-TB)’으로 번지기도 한다.
다제내성 결핵과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은 그만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제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료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줄어든 치료 옵션에서도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써야 하므로 치료 기간이 훨씬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결핵이 6~12개월 정도가 걸리는 데 반해, MDR-TB는 보통 18~24개월 이상 걸리게 되며, XDR-TB는 그 이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

곤충의 장내 박테리아에서 항생물질 발견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천연물과학연구소 오동찬 교수, 경상국립대학교 장지찬 교수, 충남대학교 의과대학교 조은경, 백승화 교수는 공동 연구팀을 꾸려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딱정벌레목 곤충인 ‘남가뢰’에 공생하는 박테리아로부터 다제내성 및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균을 죽일 수 있는 항상물질을 발굴했다.
연구팀은 남가뢰의 장에서 공생하는 박테리아 ‘마이크로모노스포라’가 생산하는 9종의 천연물을 발견하고 이를 ‘아레니콜라이드(Ar)’로 명명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분석 기법을 동원해 아레니콜라이드를 생산하는 유전자군과 물질의 입체구조, 생합성 과정 등을 규명해냈다.
이 연구는 새로운 항결핵 치료제를 찾는 데 있어 중요한 단서가 됐다. 특히 아레니콜라이드 A(Ar-A)의 경우, 활발히 증식하는 결핵균뿐만 아니라 MDR-TB와 XDR-TB에서 나타나는 변이 결핵균에도 뛰어난 효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Ar-A가 제브라피시 모델과 설치류 모델에서 결핵균 성장을 억제하고 병변을 완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결핵균은 대식세포 내에 생존하며 면역 반응을 회피할 수 있는데, Ar-A는 여기에도 효능을 보였다.
결핵의 치명률을 낮출 새로운 발견
연구팀에 따르면, Ar-A는 결핵균 세포의 에너지원인 ATP를 고갈시키고, 세포벽을 불안정하게 하는 이중 작용을 한다. 이는 단일 기전으로 작용하는 기존 치료제들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MDR-TB 치료에 사용되는 2차 치료제 아미카신(AMK)을 Ar-A와 함께 투여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MDR-TB 환자를 치료할 때 AMK만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Ar-A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이 부분이 해결될 가능성이 열렸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Ar-A는 항생제 내성이 생긴 결핵균을 사멸시킬 수 있는 유망한 물질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독일 화학회지(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IF=16.1)」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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