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팀이 바이오 기술과 나노 기술을 융합한 기술을 이용해, 슈퍼 박테리아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신규 항생제를 개발했다.
슈퍼 박테리아 잡는 신규 항생제
슈퍼 박테리아(Super Bacteria)란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다제 내성균’을 말한다. 최근 내성 발현 속도가 더욱 빨라진 슈퍼 박테리아가 급증하면서, 기존 항생제 기반 치료법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슈퍼 박테리아로 인한 차세대 팬데믹이 일어날 것으로 경고하고 있으며, 새로운 항균 치료법 연구가 화두가 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권석윤, 이하 생명연)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 연구팀은 바이오나노 기술을 이용하여 슈퍼 박테리아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금나노입자와 지질나노입자 기반의 신규 항생제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 항생제가 갖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슈퍼 박테리아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나노입자와 근적외선 활용
생명연 연구팀이 내놓은 이번 연구는 인체 유익균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특정 병원균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는 신개념 치료 기술이다. 항생제로 인한 내성 문제를 극복하면서도 슈퍼 박테리아를 정밀하게 표적으로 삼아 제어할 수 있다.
연구팀은 먼저 ‘시데로포어(Siderophore)’라는 유기물질에 금나노입자를 결합시켰다. 시데로포어는 세균이 생존에 필요한 철분을 획득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작은 분자다. 그 후 808nm의 특정 파장을 가진 빛(근적외선)을 비추자, 세균 속으로 들어간 금나노입자가 순간적으로 수백도의 열을 발생시키며 실험대상인 녹농균을 물리적으로 사멸시켰다.
피부 감염을 일으킨 쥐 모델을 이용하여 실험한 결과, 세균 사멸 후 신속하게 상처가 치유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면역 세포나 정상적인 피부조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치유 효과 및 생체 안전성 모두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유전자 편집 시스템 내부 전달
한편, 연구팀은 또 다른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질나노입자를 제작하고, 이를 통해 세균의 유전자를 수정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 ‘유전자 편집 시스템(CRISPR-Cas13a)’을 전달했다. 세균 특이 가이드 RNA가 세균 내 특정 유전자를 찾아내면, 유전자 편집 시스템에 있는 효소(Cas13a)가 세포 내 RNA를 무작위적으로 분해함으로써 세균을 사멸시켰다.
마찬가지로 검증을 위해 패혈증 동물 모델을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새로운 지질나노입자에 의해 세균의 내부로 들어간 유전물질이 치명적인 유전자 편집을 일으켜 세균을 사멸시켰으며, 패혈증을 성공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책임자인 류충민 박사는 “슈퍼 박테리아를 연구하는 생물학에 나노기술을 접목하여 개발한 이번 기술은 기존 항생제 치료 방식에서 벗어나 차세대 감염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며, “향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슈퍼 박테리아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글로벌 과학 저널인 <ACS 나노(Nano, IF=15.8)>에 지난 2월 2일 게재됐다. 또한,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소재(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IF=10.0)>에 지난 3월 14일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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