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으로 우리는 내과, 외과, 이비인후과 같은 이름에 익숙하다. 하지만 대학병원 같은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더욱 세분화된 명칭으로 구분된다. 이를테면 내과만 해도 호흡기내과, 순환기내과, 소화기내과 등으로 구분되는 식이다.
이런 구분에 따르면 ‘간(Liver)’은 어디에 해당할까? 보통 ‘소화기내과’에서 담당한다. 간이 소화기관이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그렇게 분류한 거니까.
여담은 이 정도로 해두도록 하자. 간 건강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니까. 미국의 건강전문 미디어 ‘웹 엠디(WebMD)’에 게재된 ‘간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법’이라는 글을 재구성하여 전한다.
‘안 좋은 것’ 피하는 게 더 중요
간은 ‘침묵의 장기’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장기다. 또한, 우리 몸의 화학공장이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작용을 한다. 가장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기능이라면, 독성 물질을 처리하는 해독 작용이 있다. 또, 담즙을 만들어 지방을 분해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주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저장하는 기능도 한다.
즉, 사실상 간은 우리가 먹는 음식, 마시는 음료, 심지어 복용하는 약까지 거의 대부분에 관여한다. 높은 내구도를 지니고 있어 어지간하면 기능이 저하되지 않지만,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릴 수 없는 장기이기도 하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간 이식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레이 청 박사는 “간을 돌보기 위해서는 나쁜 음식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특별히 간에 좋다고 하는 음식이나 영양소를 챙겨먹는 것보다 안 좋은 것을 피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당연하게 떠올릴 수 있는 것부터 살펴본다.
술 적당히 마시기
알코올이 체내에 들어오면 간은 먼저 이를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로 변환한다. 그런 다음 분해해서 아세트산을 비롯한 안전한 물질로 바꾼다. 듬직한 장기인 간은 적절한 수준까지는 별탈없이 이 과정을 수행한다. 하지만 음주량이 일정 이상을 넘어가면 이 과정에서 간 세포에 필요 이상의 부담이 가해진다.
일반적으로 간이 무난하게 처리할 수 있는 정도의 음주량은 얼마일까? 보통 남성의 경우 하루에 20g, 여성의 경우 하루에 10g까지다. 순수 알코올의 양을 측정하는 법은 어렵지 않다. ‘술의 양’을 알고, 그 술의 ‘도수’를 알고 있으니 각자 즐겨 마시는 술의 양과 도수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된다. 물론 이는 ‘평균’이며 개인의 체질, 건강상태 등에 따라 적정 음주량은 달라진다.
‘대사이상 지방간’에 주의
정상 상태의 간은 중성지방의 형태로 소량의 지방만을 저장한다. 이는 보통 에너지 대사에 사용하기 위해 저장해두는 것이다. 하지만 잉여 에너지가 계속 발생하게 되면 간에 축적되는 지방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간에 축적된 지방의 비율이 5%를 넘어갈 때, 이를 ‘지방간’으로 진단하게 된다.
보통 지방간은 음주로 인해 발생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음주 외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과거에는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 불렀지만, 최근 국제적 합의에 따라 ‘대사이상 지방간’으로 변경됐다.
이는 영양 섭취부터 체내 대사 과정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지방간을 통칭한다. 고지혈이나 인슐린 저항성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 외의 모든 것은 체내 대사가 바로 잡아주기를 기대해야 한다.
‘간염 예방’에 관심 갖기
간염은 A형부터 E형까지 다섯 종류가 있다. A형과 B형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D형은 B형 백신으로 함께 예방이 가능하므로 우려할 필요가 없다. E형 간염은 백신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지만, 감염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므로 주의는 해야 한다. 보통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식료품 위생에 신경 쓰면 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C형 간염이다. 현재 유효한 백신도 없는 종류이며, 감염됐을 때 위험도도 높다. C형 간염은 혈액과 체액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개인 위생에 신경을 쓰는 것이 최선이다.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권장한다.
화학물질은 취급 주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화학 제품은 무척 다양하다. 별 생각없이 사용하지만, 어떤 것들은 간에 손상을 줄 수 있을 정도의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된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은 트리클로산이 포함된 세정제, 또는 접착제나 페인트에 흔히 들어가는 벤젠 등이다. 트리클로산은 항균 작용을 하는 물질이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벤젠은 간과 혈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독성 물질이다.
이들을 다룰 때는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밀폐된 곳에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실내에서 사용해야 한다면 환기가 잘 되는 곳을 선택하도록 한다. 당연히 사용을 마친 뒤에는 노출됐던 피부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
허브와 영양제에 주의
간 하면 쉽게 떠올리는 단어가 있다. 바로 ‘밀크씨슬’이다. 밀크씨슬은 ‘흰무늬엉겅퀴’라 불리는 약용식물의 또 다른 이름이다. 특정 영양소나 성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식물의 이름이다. 특히 밀크씨슬의 씨앗에 포함된 항산화·항염증 성분이 건강기능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레이 청 박사는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이러한 것들이 간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이는 청 박사 개인의 주장일 수 있다. 실제로 밀크씨슬에 대한 연구 결과가 제기된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다만, 건강기능식품을 맹신하지 말라는 의미에서는 청 박사의 말을 새겨들을 만하다. 그는 녹차 추출물, 인삼, 블랙 코호시 등이 간과 관련해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성분 자체의 효능이 아니라, 개인의 상태에 적합한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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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없던 C형 간염, 정복 가능성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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