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버섯이나 발효 식품에서 발견되는 천연 화합물 ‘에르고티오네인(ergothioneine)’이 노화를 개선하고 건강 수명을 늘리는 데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독일 라이프니츠 연구소와 하이델베르크 대학,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대학 등이 협력해 내놓은 결과다.
버섯에 포함된 자연 아미노산
‘에르고티오네인’은 자연에서 발견되는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흔히 아미노산이라 하면 단백질의 기본 구성단위를 떠올린다. 하지만 에르고티오네인은 단백질의 구성 요소가 아닌,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별개의 아미노산이다. 황(S) 성분을 포함하는 아미노산으로 항산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 버섯 또는 발효 식품에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고티오네인은 종종 건강보조식품의 성분 또는 ‘노화 방지 효과’를 표방하는 화장품의 성분으로 사용된다. 세포를 보호하고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는 일부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작용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라이프니츠 분석과학 연구소(ISAS)의 하빌 밀로시 필리포비치 박사는 “우리 연구는 에르고티오네인의 메커니즘을 명확히 밝혀냈다는 것, 그리고 노화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 데 분명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전했다.
에르고티오네인 건강 효능
국제연구팀은 선충류를 비롯해 다양한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에르고티오네인의 효능을 확인했다. ISAS 연구팀은 선충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인간으로 치면 성인 초기에 해당하는 시기부터 다양한 생령의 선충을 테스트한 결과, 수명 연장은 물론 스트레스 저항력, 운동능력, 지구력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확인했다.
ISAS 연구팀은 에르고티오네인을 적용한 선충과 그렇지 않은 선충을 비교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두 그룹의 대조는 더욱 뚜렷해졌다. 에르고티오네인을 적용한 그룹의 노화 및 기능 저하가 확연히 느리게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해로운 형태의 어떤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베오그라드 대학 연구팀은 쥐 모델을 대상으로 포유류에 대한 영향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태어난 뒤 9개월이 된 쥐 6마리에 3주 동안 매일 약 10mg의 에르고티오네인을 투여했다. 10mg은 말린 느타리버섯 4.5g에 함유된 정도의 양이다.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에르고티오네인을 투여한 쥐는 지구력이 향상되고 근육량도 증가했다. 또한, 근육 조직에 새로운 미세 혈관이 형성됐으며, 근육 줄기 세포 수도 증가했다. 이는 노화와 함께 나타나기 쉬운 ‘근감소증’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에르고티오네인, 버섯 통해 섭취 가능
연구팀은 질량 분석법을 사용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 메커니즘을 알아보았다. 인체 내 수많은 효소 중 ‘시스타티오닌-γ-리아제(CSE)’라는 효소가 있다. CSE는 황을 포함하고 있는 아미노산 시스타티오닌을 분해해 황화수소를 생성한다. 황화수소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를 산화 스트레스에서 보호하며, 혈관을 확장시키고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등의 기능을 한다.
에르고티오네인은 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CSE에 의해 대사됨으로써 황화수소 생성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항산화 작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CSE에 의해 황화수소가 생성되는 과정은 인체의 ‘과황화’를 일으킨다. 황 성분이 부족할 경우 인체는 노화, 신경 퇴행, 심혈관 질환 등이 촉진될 수 있기 때문에 과황화를 일으키는 에르고티오네인의 작용이 중요해진다.
앞서 말했듯 에르고티오네인은 인체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종류의 아미노산과 별개다. 이를 양송이 버섯, 느타리 버섯, 표고 버섯, 굴 버섯, 시이타케 버섯, 포르치니 버섯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일부 발효 식품에서도 얻을 수 있고, 건강보조식품으로 유통되는 경우도 있지만, 버섯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국제연구팀은 다양한 동물 모델을 통해 확인한 에르고티오네인의 효능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향후 인간을 대상으로 에르고티오네인의 잠재적 효능을 추가로 연구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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