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레르기와 자가면역 질환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핵심 단백질이 발견됐다. 이를 통해 알레르기 및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치료 가능성이 열릴 것인지 주목할 만하다.
세포 분화 돕는 ‘보호 단백질’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 병원의 연구팀이 최근 「임상 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알레르기와 자가면역 질환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는 ‘아펙스1(Apex1)’이라는 이름의 단백질에 있다.
Apex1은 기본적으로 세포의 보호를 담당한다. 세포가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DNA 손상이 발생하는데, Apex1이 이를 방어함으로써 세포의 생존을 돕는 것이다.
면역 세포에서도 마찬가지다. 면역 세포가 각각의 역할을 하는 세포로 분화될 때 DNA 복제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DNA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Apex1이 손상을 보호함으로써 면역 세포가 무사히 분화될 수 있도록 돕는다.
알레르기와 자가면역 질환의 원인
면역 세포 중에는 ‘킬러 T세포’라 불리는 것이 있다. 정식 명칭은 ‘세포 독성 T세포’ 또는 ‘CD8+ T세포’로, 감염된 세포나 종양 세포 등을 인식하고 공격해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알레르기나 자가면역 질환은 이들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과민 반응을 하는 것이 주 원인이다.
알레르기는 특정 항원을 접했을 때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이며, 자가면역 질환은 체내의 정상 조직이나 세포를 이물질로 인식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기본적인 메커니즘이다.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는 차이가 있지만, ‘특정 조건에서 킬러 T세포가 활성화된다’라는 공통점이 핵심이다.
오작동하는 면역 세포 제거
메소디스트 병원 연구팀은 알레르기 또는 자가면역 현상이 발생했을 때 활성화되는 킬러 T세포를 억제하는 접근법을 내놓았다. 활성화되는 킬러 T세포들의 Apex1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DNA 손상을 보호해주던 단백질을 제거함으로써 오작동하는 킬러 T세포들의 사멸을 유도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인 루푸스와 다발성 경화증이 유도된 쥐 모델을 활용했다. 질환이 유도된 쥐 모델 중 일부에서 Apex1 유전자를 삭제한 다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모델과 비교했다. 그 결과 24주를 기점으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모델은 사망했으며, Apex1 유전자를 제거한 모델은 더 오랫동안 살아남았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과민 반응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면역 세포를 제어함으로써 자가면역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선택적 제거’를 위한 연구
연구팀의 접근 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적 제거’다. Apex1은 기본적으로 세포의 손상을 보호하는 이로운 단백질이다. 따라서 일괄적으로 차단할 경우, 면역 체계는 물론 몸 전체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트리거에 의해 활성화된 면역 세포에만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알레르기와 자가면역 질환을 일으키는 조건이 발생했을 때, 활성화되는 특정 면역 세포에 대해서만 Apex1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를 계획 중이다. Apex1을 ‘선택적으로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화합물을 보다 합리적으로 설계하는 것, 그리고 이를 이용한 임상시험을 진행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한편, 장기 이식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이식 거부반응 문제도 같은 방법론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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