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을 쬐는 것과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특히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재발 위험이 낮아지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아이의 다발성 경화증
다발성 경화증은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이다. 면역 체계가 자신의 신경계를 공격해, 신경을 감싸고 있는 ‘미엘린(myelin)’이라는 물질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신경 신호의 전달을 돕는 미엘린이 손상되기 때문에, 감각 이상이나 장애, 인지 기능 저하, 근육들의 협응 이상 등 신경계와 관련된 문제가 다방면으로 발생한다.
다발성 경화증은 일반적으로 성인에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도 발병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은 발달이 빠르게 진행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성인과는 증상 및 진행 속도가 다를 수 있다.
특히 어린이부터 청소년기까지는 다방면으로 활발한 발달이 이루어지는 시기다. 신경계 발달도 예외가 아니다. 즉, 신경계가 발달하고 변화하는 과정에서 다발성 경화증이 영향을 미칠 경우, 인지기능 및 운동기능에 영구적인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발병 사례마다 예후와 양상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가급적 빠른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다발성 경화증과 햇빛의 관계
미국 필라델피아 소아병원 연구팀은 미국 전역의 다발성 경화증 전문 클리닉 중 18곳으로부터 건강 기록을 확보해 검토했다. 4세부터 21세 범위에 있는 환자 334명을 대상으로 살펴보았는데, 모두 어린 시절 또는 청소년기에 다발성 경화증이 발병한 사례였다.
대상자 전원은 첫 증상을 경험한지 4년이 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또한, 이들 중 62%에 해당하는 206명은 연구 기간 사이에서 최소 1회 이상의 재발(증상 악화)을 겪었다. 마지막으로 증상을 겪은 뒤 최소 30일이 지난 뒤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재발한 것으로 보았다. 재발의 경우 증상은 최소 24시간 이상 지속됐다.
연구팀은 다발성 경화증의 재발 요인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햇빛 노출 정도’에 초점을 두고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대상자 본인은 물론 그 어머니까지를 대상으로, 햇빛을 쬔 시간을 살폈다. 또한, 자외선 노출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주로 입는 옷의 종류, 자외선 차단제 사용 빈도 등도 함께 조사했다.
조사 결과는 ‘생후 1년 동안의 햇빛 노출 정도’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태어난 후 1년이 되기까지 여름 시즌에 매일 30분~1시간 햇빛을 쬔 경우는 75명, 그리고 매일 30분 미만으로 햇빛을 쬔 경우는 182명이었다.
30분 이상 햇빛을 쬔 아이들 중 다발성 경화증 재발 사례는 34명으로 약 45%, 30분 미만 햇빛을 쬔 아이들의 재발 사례는 118명으로 약 65%로 나왔다. 햇빛을 많이 쬔 아이들의 다발성 경화증 재발 비율이 유의미하게 낮게 나온 것이다.
다발성 경화증, 햇빛 쬐면 재발 위험 감소
연구팀은 보다 명확한 상관관계를 도출하기 위해, 생후 1년 동안의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을 모두 확인했다. 출생 계절, 자외선 차단제 사용, 모자와 의복 착용, 담배 노출, 복용 약물 종류 등이다. 모든 변수를 종합한 결과, 여름철 햇빛을 매일 30분 이상 쬐는 경우, 그렇지 않을 때에 비해 다발성 경화증의 재발 위험이 33% 낮게 나타났다.
한편, 태어나기 전 임신 기간에 관해서도 결론이 나왔다. 다발성 경화증 재발을 겪은 아이들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햇빛 노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다. 임신 후기에 매일 30분 이상 햇빛을 쬔 경우는 아이의 재발 위험이 32% 낮게 나타났다.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의 지나 창 박사는 이를 토대로 ‘임신 중 혹은 생후 1년 사이에 매일 햇빛을 최소 30분 쬐면 나중에 다발성 경화증 진단을 받더라도 재발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지나 창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햇빛을 쬐는 것이 다발성 경화증의 재발 위험을 낮춰준다는 확정적 증거는 아니다”라며 “단지 햇빛을 쬐는 것이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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