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도 어느새 절반 가까이 지나가고 있다. 3월이 되면 추위가 점차 잦아들 테고, 그에 따라 꽃가루가 만연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꽃가루는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원인 정도로만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노인이나 호흡기 건강이 취약한 사람의 경우, 꽃가루 노출과 사망률 사이에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꽃가루로 인한 사망 위험
미국 미시간 대학이 「BMC 공공 건강(BMC Public Health)」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꽃가루가 많은 날은 호흡기 취약 계층에게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꽃가루에 노출된 날로부터 최대 2주까지 사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미시간 대학 연구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낙엽수와 돼지풀 등 특정 유형의 꽃가루에 노출됐을 때,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호흡기 관련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를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최근 기후 변화가 전 세계적 사회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향후 꽃가루가 만연하는 시기가 더 심각해질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기온이 높아지면 식물의 성장 속도도 빨라지고, 더 많은 꽃가루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해 봄이 빨리 오고 여름이 길어지며 가을이 늦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꽃가루가 만연하는 시즌이 길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후 변화로 인해 식물종의 분포가 변하는 것도 문제다. 기존까지 해당 지역에 없었던 새로운 종류의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꽃가루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
미시간 대학 연구팀이 중점적으로 지적했던 꽃가루 종류는 낙엽수와 돼지풀이다. 낙엽수는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는 모든 종류의 나무를 총칭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림지역에 소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 등이 흔한 편이다.
이러한 낙엽수들은 보통 바람을 이용해 수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꽃가루 크기가 작은 경향이 있다. 나무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작은 것은 미세먼지 크기인 10㎛ 정도가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바람을 타고 멀리까지 퍼질 수 있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낙엽수가 없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한편, 돼지풀도 우리나라 여러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도로변, 공원, 밭 등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돼지풀의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 중 하나로 꼽힌다. 봄보다는 여름과 가을에 꽃가루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흔히 자생하는 식물인 잔디, 국화, 쑥 등도 주의가 필요하다. 잔디 꽃가루 역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이며, 국화와 쑥의 꽃가루도 호흡기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가 종종 있다. 애당초 국화과 식물 자체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포함하는 경우가 흔하다.
미세 물질과 호흡기 건강
꽃가루와 같은 미세한 크기의 물질들은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기침, 가래, 숨가쁨과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인 경우 면역 체계의 과민 반응을 일으켜 호흡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한편, 이러한 미세 물질들은 때때로 호흡기를 통해 혈류로 침투할 수도 있다. 호흡기와 폐는 심장과 매우 근접해 있기 때문에, 꽃가루나 미세 물질이 혈관으로 침투하는 경우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노인이나 만성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대체로 면역력이 약한 경우가 많다. 노인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호흡기의 구조와 기능이 변화하게 되고, 미세한 물질에 저항하는 능력이 줄어든다.
따라서 꽃가루를 비롯한 미세 물질에 대해 더 심각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감염을 일으키거나 심한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연령에 상관없이 호흡기계 만성 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 꽃가루 노출로 기존 질환이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모든 사람이 꽃가루에 똑같이 민감한 것은 아니지만, 꽃가루가 많은 날에는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평소 호흡기 문제가 있는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의 경우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팬데믹은 물러갔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가까이 두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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