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이나 자연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리켜 ‘산림욕’이라 한다. 흔히 쓰는 말이긴 하지만, 좀 더 가벼운 느낌으로 바꿔서 표현할 수도 있다. ‘자연 치유’ 또는 ‘숲 치유’ 정도, 혹은 대중적인 표현으로 ‘숲속 힐링’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나무의 중요성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산림욕의 효과를 비롯해 ‘자연이 주는 건강상 이로움’을 1순위로 꼽지 않을까 한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지구 환경 변화도 함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환경 변화는 사실상 우리의 건강상 문제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 문제와 산림욕의 효과
자연 치유라 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지는 제각각이겠지만, 분명한 건 그리 거창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숲 또는 식물이 많은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최근 발표된 몇 건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숲을 거닐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뇌 기능 향상과 정신건강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1월 <심리학 프론티어(Frontiers in Psychology)>에는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에게 산림욕이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중간 수준의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 약 30명을 대상으로 숲 체험을 하게 한 결과, 스트레스 수치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신경계의 균형 및 스트레스 반응의 적응력이 향상돼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가져온다고 보았다.
올해 들어서도 같은 맥락의 결론을 내놓은 논문이 2건 있었다. 하나는 <도시 임업 및 도시 녹화(Urban Forestry & Urban Greening)>에 지난 2월 게재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질병(Diseases)> 저널에 지난 3월 게재된 것이다. 각각 노인들의 인지 건강과 산림욕의 효과, 여성 우울증과 산림욕의 효과를 다룬 논문들이다.
이들 논문에 따르면 숲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노인들의 주의력, 작업기억을 향상시키며, 때때로 창의성까지 향상시킨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편, 다른 논문에서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성들에게도 뚜렷한 증상 완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산림욕이 뇌 기능과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자연에서 들리는 소리’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드럽고 반복적인 패턴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소리는 인체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거스르지 않기 때문에 심신을 이완시키고 부교감 신경계를 활성화시킨다. 또한, 나무 등 식물에서 방출되는 항균 물질을 자연스레 흡입함으로써 면역력을 높이고 스트레스 수치를 낮출 수 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
숲과 나무의 중요성은 당장 눈앞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만 그치지 않는다. 더 나아가 환경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산림욕의 효과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환경, 기후 등에 관한 자료를 살펴보면 ‘산업혁명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50% 가량의 나무가 사라졌다고 경고한다. 2024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서 평균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게 올라갔다고 지적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내용이다.
환경은 언뜻 건강과 별 상관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건강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올라간다는 것은, 전체적으로 인간이 감당해야 할 온도가 높아진다는 것 외에도 건강상 여러 가지 문제로 이어진다. 우선 기온이 높아지는 것은 나무가 줄어듦으로써 온실가스의 한 종류인 이산화탄소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무는 이산화탄소 외에 대기 중의 유해 물질을 흡수하는 역할도 한다. 나무가 줄어들면 대기 질이 나빠지기 쉬우므로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아질 우려도 있다. 더 나아가 대기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오존층이 약해지면서 자외선 차단율에 문제가 생긴다. 햇빛에 노출되면서 피부에 가해지는 자극이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체온 조절이 더 힘들어지므로, 심장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마찬가지로 3월에는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을 주축으로 한 다기관 연구팀이 ‘기온이 높아지면 대기가 더 건조해지므로 호흡기 건강도 주의해야 한다’라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단기적인 건강을 위해 자연과 가까이 지내자는 제안은 매우 유의미하다. 다만, 이와 함께 우리 주위의 자연이 잘 유지·보호되고 있는지에도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숲과 나무를 가까이 함으로써 스스로의 건강을 챙기고, 능동적으로 보호하려 함으로써 환경 보호와 함께 장기적인 건강까지 보장받을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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