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흡연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담배 가격이 대폭 상승한 것은 물론, 담뱃갑에 경고 목적으로 삽입되는 사진도 한층 자극적으로 변했다. 흡연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규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소위 ‘길빵’이라 불리는 길거리 흡연은 눈총의 대상이 됐다. 흡연자에 대한 시선도 과거에 비하면 사뭇 다른 경향을 보인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흡연자 중에는 담배의 사회적 인식 등을 고려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신경쓰는 모습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꾸준히 감소하는 흡연율, 전자담배 사용자 비율은?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포털 금연길라잡이의 통계에 따르면 성인 흡연율은 1998년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기준 성인 흡연율은 약 17.7%로,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실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 현재 매일 담배를 피우는 ‘매일 흡연율’ 또한 최초 집계를 시작한 1998년에 33.3%로 나타난 데 비해 2022년에는 15.6%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일반담배 대신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동향이 늘어나는 현상이 이러한 제도 및 사회적 인식 측면이 변한 것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2013년부터 집계된 성인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2013년 1.1%에서 2022년 3.5%로 과거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2015년과 2018년에 4%대로 높아졌다가, 이후 수년째 3%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성인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률의 경우 2019년부터 집계됐는데, 2019년 6.2%였다가 2022년 5.9%로 나타났다. 액상형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익히 알려져 있듯, 전자담배의 핵심은 니코틴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과 첨가물을 혼합한 액상을 기화시켜 에어로졸 형태로 흡입하는 방식이며, 궐련형 전자담배는 실제 담배 잎으로 만든 스틱을 고온으로 쪄서 그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옷이나 집, 차량 등에서 담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전자담배, 심부전 발생 위험 더 높아
과연 전자담배는 사람들이 익히 믿는 것처럼 해로움이 덜할까?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에서는 전자담배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이 운영하는 대규모 국가 연구 프로그램 ‘All of Us’의 설문조사 내용 및 건강 기록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됐으며, 연구 참가자 17만 5,667명을 대상으로 전자담배 사용이 심부전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평균 45개월, 약 4년동안 참가자들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52세이며, 이중 약 60%가 여성이었다. 연구 결과 4년 사이에 약 1.8%에 해당하는 3,242명의 참가자가 새롭게 심부전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전자담배를 사용이 심부전 등 심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부전의 발생 원인 등 총체적인 위험성을 검토했을 때,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비흡연자에 비해 약 19% 심부전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 다양한 인구학적 및 사회경제적 요인, 기타 심장병 위험 요인 및 참가자의 알코올 및 담배 제품을 포함한 기타 물질의 사용, 나이, 성별 등의 변수를 조정한 후에도 이런 위험도는 일관되게 나타났다. 심부전 진단을 받은 것에 전자담배 사용 여부 외에 연령이나 성별 등 공통된 특정 요인으로 볼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심부전이란 심장이 구조적 또는 기능적 문제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을 말한다. 펌프(수축) 기능으로 몸 곳곳에 혈액을 보내고, 순환 후 돌아오는 혈액을 받아들이는 충만(이완) 기능에 이상이 생겨 전체 혈액 공급 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약 2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자담배, 얼마나 덜 해로울까?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담배는 엄밀히 말해 기호품이다. 전자담배 또한 마찬가지다. 흡연자들은 그것이 해롭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본인이 원해서, 본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한다. 국가 차원에서 주도하는 금연 권장 분위기는 국민건강이라는 명분이 있으니 정당하다고 볼 수 있으나, 개인의 선택권을 박탈할 수는 없다.
다만,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올바른 정보가 전제돼야 마땅하다. 그동안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의 대체재 또는 보다 안전한 대안으로 여겨졌다. 일각에서는 금연을 위한 중간단계 또는 금연을 돕는 도구라는 인식도 있었다. 하지만 MSD매뉴얼에 따르면 전자담배는 본래 ‘금연 보조 장치’로서 시판됐지만, 금연기기로서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전자담배가 처음 등장한 이래로, 그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있어왔다. 과거 실시된 연구에서도 전자담배를 피운 뒤 혈압과 심박수가 상승하는 등의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최근 전자담배의 특성과 성분 등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축적되면서, 잠재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문제들이 발견되고 있다. 전자담배에도 니코틴이 함유돼 있으며, 이는 혈관의 탄력을 낮춤으로써 심장 기능에 악영향을 끼친다.
과거 한국소비자원에서 실시한 성분 검사 결과, 시중에 판매 중인 전자담배들은 대체로 일반 담배보다 니코틴 함량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내용이 발표된 적도 있다. 물론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사용자가 직접 제조함으로써 니코틴 함량을 줄일 수 있으며, 그 외 유해한 성분은 대체로 전자담배 쪽이 더 적은 편에 속한다. 일반 담배에 비하면 ‘덜 해롭다’는 말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담배를 소비할 것이냐, 어떤 형태의 담배를 선택할 것이냐는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그 선택의 과정에서 ‘전혀 해롭지 않다’라는 믿음으로 전자담배를 선택한 경우라면, 좀 더 면밀하게 관련 정보를 탐색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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