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양제 1~2가지 정도는 챙겨먹는다. TV나 유튜브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영양제 광고를 만나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으로 챙겨먹는 종류가 있다면, 종합 비타민제가 아닐까 싶다.
종합 비타민제는 미량씩이라도 꾸준히 섭취해야 하는 여러 종류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효율적으로 보충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본래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섭취해야 하지만, 현대인들의 음식문화 특성상 비타민과 무기질을 빠뜨리는 경우가 있어, 건강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널리 활용돼 왔다.
하지만 이러한 종합 비타민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건강과 별다른 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지시간 26일 미국의사협회저널(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AMA)에서 발간하는 월간 오픈 액세스 저널 ‘JAMA Networks Open’에 실린 내용이다.
미국 국립 암 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의 에리카 로프트필드 박사와 그 연구팀은 최근 미국의 성인 약 40만 명에 대해 약 20년 간 누적된 데이터 분석을 진행했다. 조사 대상인 약 40만 명은 평균 61.5세, 별다른 만성질환이나 기저질환이 없는 소위 ‘건강한 사람’들 위주로 선정했다.
종합 비타민 복용, 주요 질환 발병률과 무관
데이터 분석 결과,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영양분을 꾸준히 섭취한다고 해서 심장질환이나 암 같은 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낮아진다는 근거는 없었다. 약 20여 년에 걸친 연구기간 동안 전체 대상자의 약 40%에 해당하는 16만 5천여 명이 사망했으나, 이들이 종합 비타민제를 먹었다고 해서 유의미하게 질병 사망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종합 비타민이 초래하는 해로움이 반영됐을 수도, 혹은 사람들이 심각한 질병이 발생한 뒤에야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는 경향이 반영됐을 수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둘 중 어느 경우라도 종합 비타민제의 복용이 질병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근거로는 불충분하다.
우리는 영양소에 관련된 콘텐츠를 접할 때, 다양한 비타민이나 무기질에 ‘항산화 및 항암작용을 한다’ 혹은 ‘항암효과에 도움이 된다’라는 수식이 붙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허무해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주요 영양소, 식단 섭취가 최선
위 연구 결과에 대한 논문과 함께, 논문의 공동 저자인 조지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닐 바나드 교수가 비평을 게재했다. 그는 비평을 통해 과거 배를 타는 선원들이 비타민C를 섭취함으로써 ‘괴혈병’에서 벗어났던 사례를 언급했다.
비평에 언급된 바는 아니지만 유사한 사례로, 1800년대 후반에 일본 해군들의 사례도 있다. 돈을 아끼기 위해 반찬을 부실하게 하고 흰쌀밥 위주로 식사를 하던 일본 해군들이 비타민B1 결핍으로 각기병에 시달렸던 사례다. 이는 특정한 상황에서 영양제 등을 통한 비타민의 섭취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각종 비타민들이 예방해주는 증상이나 질환에 대한 정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영양소들을 음식으로 섭취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비타민이나 무기질의 대부분은 ‘미량 영양성분’이라 하여 하루에 그리 많은 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을 통해 구할 수 있는 영양성분기준표를 참고해, 골고루 구성된 식단만 챙겨먹어도 대부분 자연스레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섭취’보다 ‘흡수’에 중점을 두어야
영양분은 단순히 섭취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몸에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다른 영양분과 궁합을 이뤄야만 비로소 필요한 영양분들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 정제된 형태로 먹는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충분히 흡수되고 있는지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매일 챙겨먹는다 해도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메시지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합 비타민제를 챙겨먹는 것이 나쁘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종합 비타민제를 챙겨먹는다고 해서 건강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무턱대고 비타민제를 챙겨먹느라 돈을 낭비하지 말라’라고 해야 올바르게 이해한 것이다.
본인이 먹는 영양제의 성분과 함량을 올바르게 알고, 그것들이 바르게 흡수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모두 갖춰져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약물 섭취는 간 등에도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꼼꼼하게 따져본 다음 꼭 필요한 경우에만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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