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의 대부분의 건강 문제는 엇비슷한 결론으로 끝난다. 규칙적으로 생활해라, 균형 있는 식습관을 갖춰라, 꾸준히 운동해라… 그렇다 보니 건강 관련 이슈는 결론보다 중간의 상세한 정보들이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영양 관련 문제도 그렇지만, 운동에 관해서도 무수히 많은 정보들이 오간다. 특히 일상에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에 관해서는 서로 상반되는 정보들도 많다. 무엇을 따라야 할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유산소 운동에 관해 흔히 품게 되는 의문들과 그에 대한 전문가 답변을 정리해보았다.
유산소 운동, 30분 이상 해야만 한다?
꾸준히 운동을 하라는 건강 조언에서 늘 한결같이 반복되는 멘트를 꼽자면, ‘30분 이상, 주 3회 이상’이 아닐까. 그럼 바꿔 말하면 30분 미만, 주 3회 미만의 유산소 운동은 효과가 없는 것일까?
우선 미국스포츠의학회(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ACSM)에서 밝힌 기준을 살펴보자. ACSM에서 성인에게 권장하는 운동량은 1주일 150분 이상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이다. 이 말대로라면 하루 30분 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 주 3회가 아닌 주 5회가 돼야 권장 운동량을 채울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물론 ACSM은 오랜 역사와 세계적인 권위를 보유한 단체다. 다만 운동량 기준이라는 것은 개인별 차이부터 사회적 차이도 고려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비만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며, 따라서 ACSM의 운동량 권고 기준에도 그 내용이 반영돼 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일 것이다.
실제로 한국건강관리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주 3~5회 할 것을 권고한다. ACSM과 비교해보면 약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유산소 운동은 무조건 30분 이상 해야만 하는 걸까? 이에 관해 다양한 선행 연구가 있어왔고, 그 중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연구 결과들을 참조할 수 있다. ‘30분 이상 운동을 지속할 경우 지방 연소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즉,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은 시간 대비 높은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 기준 선이며, 개인의 체력 수준과 운동 강도에 따라 30분 미만의 운동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심박수가 높아야 운동 효과가 있다?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개인용 디바이스가 보급된 후로, 유산소 운동을 할 때 심박수를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연령별 최대 심박수를 계산하는 공식이 알려지고, 최대 심박수의 몇 %가 되도록 해야 적정 운동 강도인지를 설명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심박수가 높아지면 심장은 보다 많은 혈액을 내뿜게 된다. 자연스레 근육은 보다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게 되고, 에너지를 많이 쓰며 더 활발한 대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전신 근육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높은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지방을 연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장이 부지런히 뛰게 만듦으로써 심장 근육과 심혈관을 강화시키는 훈련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높은 심박수를 만들기 위해 집착할 필요는 없다. 미국 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에 따르면 운동 중 목표 심박수 범위를 설정하긴 하지만, 개인차를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 대한운동생리학회에서도 심박수가 다소 낮더라도 운동 강도와 운동시간, 개인 특성 등을 고려하면 충분한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유산소 운동만 하면 근육량이 줄어든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각기 다른 근육을 사용한다. 근육은 간단하게 구분하자면 지근, 중간근, 속근으로 나눌 수 있다. 지근은 느리게 수축하며 오랫동안 힘을 낼 수 있는 근육이고, 속근은 빠르게 수축해 폭발적으로 큰 힘을 낼 수 있는 근육이다. 중간근은 엄밀히 따지면 속근에 가깝지만, 지근의 성질을 일부 가지고 있어 필요에 따라 사용된다.
이중 유산소 운동은 지근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만 하게 되면 속근은 운동에서 배제된다. 따라서 유산소 운동만 계속할 경우 근육에서 이루어지는 단백질 합성이 감소할 수 있다. 쓰지 않는 근육에서 단백질을 합성할 이유는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근육 단백질 합성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운동을 할 때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라는 조언이 공식처럼 이어진다. 대한비만학회,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등 관련 기관들도 대부분 같은 지침을 공유한다.
물론, 근육량이 과도하게 많아 조치가 필요한 경우는 예외다. 예를 들어, 고혈압이나 당뇨 등 대사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너무 많은 근육량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혹은 근육량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미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유산소 운동만 지속했을 때 근육량이 일부 줄어들 수 있다는 원리를 역으로 이용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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