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과 관련해 눈에 띄는 트렌드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당뇨의 증가’다. 여기에 더해 ‘노화 속도를 늦춘다’라는 개념이 주목 받으면서, 자연스레 혈당과 노화의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졌다. 높은 혈당이 지속되면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늘어난다. 자연스레 노화 속도도 빨라진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평소 건강을 관리할 때도, 다이어트를 할 때도 ‘혈당 관리’라는 키워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혈당 스파이크가 무엇인지,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음식은 무엇인지, 즐겨먹는 음식들의 혈당지수(GI)는 얼마인지 등 혈당과 관련된 정보들도 널리 공유되고 있다.
그 중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바로 ‘인슐린 저항성’이다. 인슐린이 혈당 조절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호르몬이라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인슐린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인슐린 저항성이 왜 생기는지, 그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인슐린 저항성은 대사 이상, 당뇨, 노화, 체성분 변화 등 다방면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일상 속 특정 습관들에 의해 쉽게 생길 수 있으면서도 건강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인슐린 저항성에 대해 모른다면, 지금 당장 건강 관리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 왜 생기는가?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 단어가 그리 직관적이지는 않다. 정의는 이렇다. ‘인슐린에 대한 표적 조직의 반응이 감소한 상태’. 설명도 그리 직관적이지 않다. 보다 쉽게 말하자면 이렇게 되겠다. ‘인슐린이 분비됐음에도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상태’.
인슐린의 역할은 ‘혈당 조절’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표현은, 왠지 인슐린에게 그 책임이 있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물론 인슐린이라는 호르몬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은 복합적인 요인들이 한데 섞여 발생한다.
‘복합적인 요인들’ 중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외적, 환경적인 요인들이다. 장기나 조직에 분포하는 인슐린 수용체 또는 신호 전달 과정 문제가 생기거나, 포도당 대사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위의 요소들은 ‘세포 수준에서 바라본 원인’들이다. 즉, 일반인 시각에서 쉽게 이해할 만한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세포 단위 원인을 일으키는 ‘실제 원인’은 무엇일까?
답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요인들이다. 비만(특히 복부비만), 운동 부족, 식습관 불균형, 면역력 저하로 인한 만성 염증 등이 인슐린 수용체나 신호 전달 체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포도당 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유전 요인으로 인해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인슐린 저항성은 생활습관, 식습관 등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인슐린 저항성, 어떤 문제를 만드나?
인슐린의 핵심 기능은 ‘포도당과 글리코겐의 상호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간과 근육 세포에서 잉여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전환해 저장하는 역할을 하고, 필요할 경우 글리코겐을 다시 포도당으로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게 한다.
인슐린의 영향을 받는 장기와 조직은 크게 간, 근육 조직, 지방 조직이 있다. 보통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면 이들 모두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일부 장기, 조직에만 선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간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할 경우, 간에서 생성되는 포도당의 양이 증가한다. 본래 인슐린이 간의 포도당 생성을 억제하고 만들어진 포도당을 방출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그 기능이 막히면서 포도당이 계속 생성되는 것이다.
근육 조직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에 의해 근육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원(포도당) 흡수가 감소한다.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 근육은 성장이나 회복을 할 수 없게 되므로 자연스레 근육량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방 조직도 마찬가지다. 정상적으로 인슐린은 지방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도록 하고 지방 합성 촉진, 분해 억제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이 기능들을 전반적으로 저하시킨다. 즉, 인슐린 저항성에 의해 지방 합성이 감소하고 분해가 증가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지방 분해가 증가해 체중 감량이 나타날 수 있으니 긍정적인 효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방 분해가 과도해지면 그만큼 많은 지방이 혈액으로 유입된다. 즉, 고지혈증이 발생하게 된다. 지방 함량이 높은 혈액이 체내를 순환하게 되면 간은 더 많은 지방을 받아들이게 되고 이로 인해 지방간 증상이 발생한다. 연이어 많은 지방이 축적된 간은 인슐린 저항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악순환을 만들게 된다.
한편,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우려가 되는 또 하나의 장기가 있다. 바로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뇌’다. 뇌가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중요성이 높은 기관인 만큼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돼 있다.
포도당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때, 뇌는 지방 대사의 부산물인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비율을 늘려 기능을 유지한다. 물론 인슐린 저항성이 장기화될 경우 지방 대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인슐린 저항성의 발생과 관리
건강검진 항목에서 ‘공복 혈당’을 측정한 결과에 따라 인슐린 저항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건강검진의 기본 항목인 혈액검사는 공복 혈당은 물론 공복 인슐린, 혈중 지질을 측정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여기서 전문의의 판단 하에 이상이 있다고 여겨지면 인슐린 저항성(HOMA-IR) 지표를 계산하거나 당 부하 검사 등을 통해 정확히 인슐린 저항성의 발생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특히 복부 비만, 고혈압 증상이 있거나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치보다 낮게 나온다면 인슐린 저항성 위험군에 해당한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우선 5%~10% 정도의 체중을 감량할 수 있도록 하자. 이는 지방 조직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이다.
효과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식단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중간 정도의 강도로 주 3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실시하면 골격근의 포도당 흡수가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될 수 있다. 식사 역시 지방 함량을 낮추고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좋다.
근본적으로 포도당과 연관된 문제이므로, 복합 탄수화물 위주로 식단을 바꾸고 전체적인 섭취량을 줄이는 편이 좋다. 지방 역시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식물성 기름으로 관심을 돌리기를 추천한다.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
조기에 발견한다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정상 수치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저항성이 심하게 나타난 상황이라면 당뇨 전 단계로 판단하여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할 수 있다. 약물은 기본적으로 내성이나 부작용 등의 문제가 동반되기에 약물 외의 치료법을 탐색하고 있지만, 가장 근본적으로는 꾸준한 건강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이 우선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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