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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강도로 운동을 해본 적이 있는가? 혹은 HIIT(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따라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아마 ‘시간이 굉장히 느리다’라는 감각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사실, 굳이 높은 강도가 아니더라도 러닝머신이나 실내 자전거처럼 제자리에서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하는 운동을 하다보면 느낄 수 있는 감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느낌만 그런 것이 아니다. 뇌와 행동에 관한 연구 중에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때보다 운동을 하고 있을 때 시간 흐름이 더 느린 것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들이 있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협력으로 행해진 한 연구에서는 33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운동 중 시간 체감’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가상의 환경에서 한 번에 4km 거리를 자전거로 가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한 것이다. 

 

실제 시간과 약 8%의 차이 발생

연구진은 각각의 참가자들로 하여금 경주용으로 사용되는 코스의 시뮬레이션 화면을 제공하고, 이 공간에서 4km 거리를 달리는 사이클을 타도록 했다. 참가자들에게는 각각 운동 시작 전과 운동 중, 그리고 운동을 마친 후 ‘시간에 대한 인식’을 질문함으로써 각 상황마다 시간을 어느 정도로 인식했는지, 그 인식이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 과정에는 혼자서 사이클링을 하는 상황, 단순히 함께 달리는 아바타가 있는 상황, 아바타와 경쟁을 벌이는 상황 등 여러 조건을 포함시켰다. 실험 결과, 전체적으로 참가자들은 운동 중의 시간 흐름을 실제 시간에 비해 상당히 다르게 인식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운동을 하는 동안 실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지났다고 여겼으며, 실제로 움직인 시간에 비해 본인이 더 긴 시간 동안 움직였다고 생각했다. 이는 가상 경쟁자(아바타)의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참가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운동 중 참가자들이 느낀 시간은 개인마다 달랐지만, 평균적으로 실제로 흐른 시간과 약 8% 정도 차이가 있었다.

 

운동 중 시간 흐름 느리다고 느낄 수 있어

이 연구는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운동을 한다’라는 행위 자체가 뇌로 하여금 시간 인식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규모가 크지 않았기에 운동 중 시간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또다른 요인이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운동 자체가 그 원인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간을 정해놓고 운동을 할 경우, 한참을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조금밖에 흐르지 않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 때문에 30~40분 정도 진행하는 유산소 운동에 지루함을 느끼고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동작에 집중하고 운동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신경을 쓰느라, 상대적으로 시간에 대한 감각이 둔해지는 탓이기도 하다. 한편 운동 자체가 신체에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교감신경이 활성화 되면서 시간 감각을 둔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지루함을 이기기 위한 방법들

핵심은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사실 자체가 아닌, 그로 인해 느껴지는 ‘지루함’일 것이다. 즉,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몰입할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지루함 때문에 운동을 너무 빨리 마쳐버리면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해 결과적으로 시간만 낭비한 채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타이머를 사용하는 것이다. 수시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를 확인하면서 시간 감각이 둔해지지 않도록 체크하는 것이다. 이는 지루함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운동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는 가장 효과적이다.

다음으로 운동 강도를 약간 조절해볼 것을 권한다. 보통 인간은 너무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시간이 더디 간다는 느낌을 받게 마련이다. 즉,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간다고 느껴진다면 지금의 운동 강도가 자신에게 너무 과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운동 강도를 조금 낮추면 왜곡된 시간 감각이 다시 돌아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역시 ‘음악 듣기’가 아닐까 싶다. 보통 노래들은 3~5분 사이로 구성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략 9~10곡 정도만 들어도 하루치 운동량은 충분히 채울 수 있다. 어떤 음악이 좋냐고? 음악이야 철저하게 개인 취향이지만, 기왕이면 운동 리듬을 해치지 않는 적당히 빠른 비트의 음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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