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말로 ‘다이어트 예찬 시대’라 부를 만하다. 전 세계적으로 약 42%의 성인이 체중 감량을 시도해본 적이 있다고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국가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나라는 의심할 여지 없이 에너지 섭취 과잉이 익숙한 사회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국과 연결되면서, 다이어트 트렌드 또한 유행처럼 돌고 돈다.
수많은 다이어트 관련 정보가 모두 옳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무턱대고 따라하기에는 다소 위험한 방법론도 적지 않다. 그 안에서 정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찾으려면 상당한 수고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새롭게 다이어트를 계획하고 있는가? 혹은 기존 다이어트 방법으로 별 효과를 보지 못해 다른 방법을 찾고 있는가? 이것저것 다 시도해봤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가, 새롭게 발견한 방법을 시도해보려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상관없다. 어떤 방법이든 그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단, 아래 네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도록 하자. 건강전문 미디어 ‘메디컬 익스프레스’에 게재된 질문들이다.
1. 이 다이어트는 ‘현실적’인가?
특정 다이어트 방법, 혹은 식습관이나 생활방식은 다양하다. 그들은 모두 금전적 또는 시간적으로 나름의 ‘비용’이 들어간다. 특정 식품이나 영양보충제를 구매해야 한다거나, 어떤 카테고리의 식품군 섭취에 집중해야 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만약 누군가 알려준 방법을 따르려고 할 때, 그 사람이 특정 식품이나 특정 제품을 추천한다면 이는 우선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특정 음식을 섭취하거나 일절 섭취하지 말 것을 권한다거나, 어떤 방법 한 가지만을 강권하는 식의 극단적인 다이어트는 일반적으로 ‘보편성’이나 ‘특수성’이 결여된 경우가 많다. 음식에 대한 접근성, 경제력, 요리 능력, 거주지역의 문화 및 보편 윤리, 개인 가치관 등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추천하는 음식이나 보충제가 내게 맞는 것인지,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좌절과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고, 그 원인을 스스로에게 돌리게 될 수 있다.

2. 이 다이어트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는가?
어떤 타이틀을 달고 ‘전문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개 권위를 가진다. 우리나라는 특히 그런 ‘전문 타이틀’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의료 기술, 약물 성능은 물론 다이어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건강에 관한 관심과 수요가 많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대개 얼마나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했는지, 그들의 평균 연령과 성별 구성은 어땠는지, 건강 면에서 어떤 공통점이나 차이점이 있었는지를 강조한다. 예를 들면, ‘30세~50세 사이의 당뇨 증상을 가진 남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결과의 객관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이만큼의 규모로 모아서 테스트했으니, 보편적으로 믿을만한 결과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서 잘 생각해봐야 한다. 그들의 특성 중 당신에게 해당되는 것이 있는가? 전부, 혹은 일부인가? 만약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 연구의 결과는 당신과 무관한 것일 수도 있다. 만약 일치하는 바가 있더라도, 그 외의 다른 건강 관련 변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에 의한 ‘객관적 연구결과’라고 하더라도, 적당히 필터링해서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가능하면 비슷한 주제를 다룬 여러 연구를 찾아보고 함께 비교해볼 것을 추천한다. 물론 제일 확실한 건, 내 주위에서 접근 가능한 ‘검증된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을 해보는 것이다.
3. 이 다이어트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음식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는 대개 칼로리 및 영양소의 종류와 함유량으로 표기된다. 하지만 실제 음식이라는 건 그런 글자와 숫자의 나열이 전부가 아니다. 음식은 삶에서 다양한 역할과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면 특정 음식을 먹을 때의 행복감이나 만족감 같은 것들 말이다.
다이어트 역시 마찬가지다. 다이어트의 성과는 대개 체중, BMI 지수, 체성분 측정결과 등으로 판단한다. 음식과 마찬가지로 글자와 숫자의 나열이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현실은 어떻던가? 숫자가 변화하는 동안 삶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 있는가? 그게 아니라는 것은 굳이 답하지 않아도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있어 어떤 음식은 건강 유무와 무관하게 즐거움의 원천, 혹은 위로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때로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다이어트를 고려할 때는 이런 것들까지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계획할 수 있는, 혹은 예상하기 어려운 의미 있는 순간에 다이어트와 관련된 요소가 발목을 잡는다면? 예를 들어, 여행을 가게 됐는데 현지에서의 음식이 거의 대부분 다이어트에 해롭다면? 선택은 결국 스스로의 몫이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마음이 홀가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4. 이 다이어트가 나에게 ‘죄책감’을 줄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 당신이 시도하려는 다이어트에서는 그 음식을 ‘허용’하고 있는가? 만약 좋아하는 음식이 허용되지 않는 다이어트를 결심했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그 음식을 가장 좋아한다는 사실을 아는 누군가가, 생일에 맞춰 그 음식을 선물로 사주었다고 상상해보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 일은 당신에게 스트레스나 죄책감을 주지 않을까?
영양 과잉의 시대에 다이어트는 본질적으로 ‘절제’에 가깝다. 인내하고 참고 거부하는 경우가 더 많다. 때문에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고, 장기간 지속되며 우울이나 불안을 부를 가능성도 높아진다.
‘다이어트 방법’이라며 전파되는 것들 중 상당수가 ‘식사’라는 행위에 있어서의 심리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알다시피 정신의 건강은 신체의 건강 못지 않게 중요하다. 먹는 것으로 인해 스트레스, 불안, 죄책감을 느끼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잠깐 시도하는 정도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을 가능성은 몹시 낮다.
편향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라
과체중이나 비만 인구가 갈수록 많아진다는 시대. ‘체중 감량 = 더 나은 건강으로 가는 길’이라는 명제가 힘을 얻는 이유다. 하지만 체중에 집착하지 않고도 건강을 우선시하는 방법은 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건강을 우선시하다 보면 자연스레 체중에 변화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 ‘체중을 줄여야 한다’라며 강박적 메시지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은 외려 정신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건강을 우선시하는 식사라는 건, 영양 측면에서의 균형 뿐만 아니라 음식과 관련된 스트레스, 죄책감을 덜거나 없애는 것까지도 포함된다. 음식과 영양소가 우리 몸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식사를 비롯한 일상에서의 마음가짐이 건강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무척 많지 않던가.
음식은 단순히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편향된 사고방식에 끌려다니지 말고, 음식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서두르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다 보면 변화는 서서히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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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 과일 식단… 다이어트, 잘못 알고 있는 것들 바로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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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목표’에 짓눌리지 마라, 눈앞의 한 걸음을 목표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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