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복부 지방의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피하지방의 수용량을 늘려, 보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미시간 대학의 운동과학 분야 교수인 제프리 호로위츠 박사는 “장기간에 걸친 규칙적인 운동은 칼로리 소모 수단일 뿐만 아니라, 체중이 증가하더라도 더 건강한 방식으로 체지방을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든다”라고 이야기했다.
운동하는 사람, ‘피하지방 구조’가 달라
호로위츠 박사의 연구팀은 비만 또는 과체중인 성인 32명을 모집해 소규모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25세~37세,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약 30으로, 보통 ‘비만’으로 분류하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연구팀은 ‘규칙적이고 장기적인 운동’의 기준으로 주 4회 이상, 최소 2년 이상을 제시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참가자 32명 중 절반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성별, 현재 체중, 체지방량 등을 측정한 다음, 이를 활용해 가급적 균일한 집단이 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복부에서 피하지방 조직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피하지방 조직이 구조적·생물학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피하지방의 저장 능력이 더 크게 나타났다.
또한, 이들의 지방 조직은 혈관 분포 및 단백질 함량이 더 많았다. 혈관이 더 많이 분포함으로써 지방 조직은 더 많은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자체적인 대사가 더 활발해지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변환하는 것도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한편, 신진대사에 방해가 되는 콜라겐의 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콜라겐은 조직의 구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지만, 그 양이 과도할 경우 지방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한편, 이들의 지방 조직은 염증 발생 가능성도 더 낮게 나타났다.
지방의 저장과 소모, 피하지방이 먼저
우리 몸에 들어온 지방이 필요한 곳에 사용되고 남을 경우, 단계별로 다른 위치에 저장된다. 보편적으로는 피하지방으로 먼저 쌓이고, 그 수용량을 초과할 경우 내장지방으로 축적된다. 내장지방의 한계까지 초과할 경우, 지방은 간에 직접적으로 축적되며 ‘지방간’을 유발한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일 경우, 근육에 빠른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근육 내에도 지방 일부를 축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운동량 및 신체 활동량에 따라 달라지는 특이사항에 해당하므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배제해두는 편이 좋다.
소모될 때도 마찬가지다. 피하지방이 먼저 사용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내장지방은 더 제거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장지방을 없애기 위한 운동을 한다면, 단시간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하는 등 별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호로위츠 박사 연구팀이 내놓은 결론은 여러 모로 유의미하게 바라볼 수 있다. 연구팀은 ‘꾸준히 운동을 할 경우 피하지방의 수용량이 늘어날 수 있으며, 보다 활발한 대사 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다’라는 점을 제시했다.
이는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경우, 보다 효율적으로 지방을 저장하고 사용할 수 있는 몸을 만들 수 있다’라는 의미가 된다. 호로위츠 박사는 “이들이 체중 증가를 경험하게 되더라도, 내장지방보다는 피하지방에 ‘더 건강한 형태로’ 저장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유의미한 내용이지만, 좀 더 지켜봐야
다만, 호로위츠 박사 연구팀이 내놓은 결과를 볼 때는 약간의 비판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첫째, 연구 규모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환경을 가진 참가자를 모집했다고 하더라도 32명은 표본으로 삼기에 너무 적은 수다. 연구 결과가 본래 의도했던 것과 일치하게 나왔다면, 좀 더 대규모로 참가자를 모집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연구 조건의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규칙적이고 장기적인 운동’이라는 기준을 주 4회, 2년 이상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긴 했지만, 그에 대한 확인은 객관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실제로 그들이 운동을 얼마나 했는지, 어떤 종류의 운동을 했는지, 영양 보충이나 평소 생활습관은 어떤지 등의 변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피하지방의 구조적·생물학적 차이는 연구팀이 직접 확인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서는 보다 객관적인 입증이 필요할 것이다.
연구 내용 자체는 무척 의미가 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때, 실제 운동이 우리 몸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설명할 때 유용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확실히 그렇다’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보다 명확한 증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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