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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으로 운동하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함께 병행하라’는 원칙은 아마 지겹도록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를 전해보고자 한다. 근력 운동이 어떤 원리로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는지, 그 내부 원리를 살펴보려 한다.

흔히 근력 운동을 가리켜 ‘저항 운동’이라 표현한다. 무게가 많이 나간다는 것은 ‘중력이 크다’라는 것을 의미하고, 그 높은 ‘중력에 저항해 들어올리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근육 세포에 기계적인 자극을 가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도록 유도한다.

물론, 생물학적인 원리 같은 걸 몰라도 운동을 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조금 다른 관점에서 운동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 또한 재미 요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한 번 읽어보는 정도면 충분하다.

 

근육 세포가 운동에 반응하는 과정

운동을 하면 근육 세포에 ‘기계적 자극’이 가해진다. 무게를 들어올리기 위해 힘을 쓰는 일반적인 근력 운동과, 자신의 몸무게를 버텨내기 위해 스스로 압력을 가하는 맨몸 근력 운동 모두에 해당된다. 근육을 수축시키고 이완시키는 동작을 수행함으로써 근섬유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근육을 구성하는 세포의 ‘기계적 수용체’가 이를 감지하고 활성화된다.

세포 속 수용체가 기계적 자극을 감지하면 세포들 간의 신호 전달 경로가 활성화된다. 대표적인 경로 중 하나는 mTOR 경로인데, 이는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고 근육 성장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기계적 자극에 반응한 근육 세포는 ‘세포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s)’를 방출한다. 세포외 소포체는 세포 간 소통을 위한 매개체 역할을 하는 일종의 ‘메신저’다. 특정 단백질, 지질, RNA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포가 필요로 하는 물질을 전송하는 역할이다. 세포외 소포체는 면역 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근육 세포에서 방출된 세포외 소포체는 지방 세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지방의 연소를 촉진할 수 있다. 지방 연소 모드가 시작되면 지방산 산화와 관련된 효소들이 활성화되며, 이는 ‘지방을 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을 돕는다. 지방 세포가 지방을 태우기 시작하면 몸 전체 에너지 대사가 활발해지고, 이를 통해 체중 조절 및 대사 건강에 기여한다.

 

운동은 어떻게 지방을 태우는가?

운동이나 신체 활동이 증가하면 몸은 더 많은 에너지 공급을 필요로 한다. 이때 근육 세포는 스스로 에너지를 조달하기 위해 저장된 지방을 연소하도록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근육 세포에서 방출된 세포외 소포체가 지방 세포에 도달해 특정 수용체와 결합하게 되고, 이를 통해 지방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한다. 근육 세포와 지방 세포 양쪽 모두에서 신호 전달 체계가 활성화되면, ‘지방 연소 모드’가 시작된다. 비유하자면 일종의 ‘비상 대응 체계’라 할 수 있겠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에너지 공급 요구를 받게 됨에 따라, 지방 세포는 축적했던 트리글리세리드를 분해해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전환한다. 혈당을 일시적으로 높여야 하는 상황이므로, 인슐린 분비가 감소하고 대신 글루카곤 분비가 증가한다. 이에 따라 지방 세포가 생성한 지방산이 혈액 속으로 방출된다. 지방산은 혈액을 타고 근육 세포로 이동한 다음, 근육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 의해 산화된다. 이렇게 생성된 ATP(아데노신 삼인산)가 근육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저항 운동’이 필요한 이유

위의 과정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저항 운동(Resistance Training)은 근육에 기계적인 자극을 가한다. 이를 통해 근육 세포로부터 ‘세포외 소포체’가 방출되도록 하는데, 이들이 지방 세포로 이동해 지방 연소 모드를 시작하게 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효과를 유도한다.

이는 근육 세포를 자극함으로써 ‘체내 축적된 지방을 에너지로 소모하라’는 일종의 ‘신호’를 보내고, 지방 세포가 그에 응답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근육은 운동 중 에너지를 소모해 필요한 동작을 수행하고, 운동을 마친 후에도 에너지를 소모해 손상된 근섬유를 회복하고 강화시킨다. 

근육이 회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운동을 하지 않고 있는 회복 단계에서도 평상시보다 더 많은 에너지 대사를 필요로 한다. 이를 EPOC(운동 후 산소 소비)라 한다. 회복과 성장을 마친 근육은 기존보다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거나, 같은 힘을 더 오랫동안 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EPOC를 위한 홈트레이닝

EPOC 효과는 어떤 운동에서든 발생한다. 다만, 운동의 종류에 따라 그 정도는 다르게 나타난다. 당연히, 강한 힘을 쓰거나 오랫동안 힘을 쓰는 운동으로 근육이 크게 지칠수록, 회복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최근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이 주목받는 대표적인 이유라 할 수 있다.

높은 강도의 운동을 수행할 경우 길게는 2~3일 동안 평상시보다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기도 한다. 해당 기간 동안 운동을 하지 않아도, 평상시보다 많은 칼로리가 지속적으로 소모되는 것이다.  스쿼트, 푸쉬업, 풀업과 같은 ‘저항 운동’이 반드시 운동 프로그램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그것도 가급적이면 높은 강도로.

다만, ‘높은 강도’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헬스장에 등록해야 할 필요는 없다. 애당초 자신의 몸무게 정도만 해도 상당한 무게를 제공하는 훌륭한 운동기구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몸무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맨몸 운동 동작을 올바르게 익히고, 근육이 피로해질 만큼의 횟수를 반복하면 그 또한 충분한 고강도 운동이 될 수 있다. 위에 언급한 맨몸 근력 운동으로 홈트레이닝을 구성하면 충분한 EPOC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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