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는 최소 20분 이상 시간을 들이라’는 조언이 있다. 혹시, 이 조언을 잘 실천하고 있는가? 어떤 사람은 천천히 먹는 습관이 잘 배어 있어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식사를 천천히 하는 것을 어려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짧게는 10분~15분 이내에 식사를 마치는 사람도 많다.
식사량 자체가 많지 않아 시간이 짧게 걸리는 사람도 분명 있다. 반대로 평균 혹은 그 이상의 식사를 하면서도 빨리 먹어치우는 사람도 있다. 혹은 자신의 식사습관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채 ‘그냥 먹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식사는 영양 섭취를 위한 것이고, 이는 건강의 가장 기본 토대다. 만약 자신이 식사에 어느 정도 시간을 쓰고 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아마 식습관 개선이 필요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오늘 내용을 참조해 자신의 식사시간, 씹는 습관 등을 점검해보기 바란다.
소화 활성화 외에 스트레스 감소 효과
치아로 음식물을 씹는 것을 가리켜 ‘저작(咀嚼, mastication)’이라 한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일 수 있지만, 입이나 턱, 치아 건강을 이야기할 때 종종 등장하는 말이니 익혀두면 도움이 된다.
음식물을 잘 씹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익히 알려져 있는 이유는, 음식물을 잘게 다져줌으로써 소화를 원활하게 하는 것, 그로 인해 소화기관에서 영양분을 보다 효율적으로 흡수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외에도 중요한 포인트는 더 있다.
음식물을 씹는 행동은 뇌의 여러 부위를 자극한다. 턱을 움직일 때 활성화되는 ‘저작근’은 뇌의 ‘운동 피질’과 연결돼 있으며, 턱의 움직임으로 인해 감각 피질이 자극을 받는다. 이를 통해 음식의 질감, 온도 등 소위 ‘식감’이라 불리는 정보들이 뇌로 전달된다.
인체에 있는 모든 종류의 근육은 움직일 때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저작근 또한 마찬가지다. 저작근은 근력 운동에서 사용되는 주요 근육들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뇌와 가깝기 때문에 뇌의 혈류를 증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신경계에 신호를 보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도파민 분비를 유도한다.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줌으로써 전반적인 혈액순환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기도 한다. ‘먹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의 주요 수단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저작 기능 저하, 인지기능 장애와도 연관
잇몸 건강과 관련해 잘 알려진 유명 약품 브랜드의 광고를 떠올려보자. 음식을 먹는 일에 애로사항이 생긴다는 것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다. 당장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타입이라면 중요한 스트레스 해소 창구가 사라지는 셈이다.
음식물을 씹는데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흔하다. 가깝게는 구내염이 생기거나, 충치 및 잇몸질환 등 구강 건강 문제가 있다. 이보다는 드물지만 역시 흔한 사례로 턱 관절 염증 및 장애가 있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음식을 잘 씹지 못하게 되면 소화 및 영양소 흡수에 문제가 생긴다. 턱 근육의 움직임을 통한 뇌 혈류 자극도 덜해진다. 전반적으로 뇌의 원활한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한편, 노화 또는 질환으로 인해 치아가 마모되거나 저작근이 약해지는 경우도 있다. 저작 기능이 약해진다는 것은 감각 피질의 자극도 약해지거나 뜸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가 반복되면 인지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앙대학교병원 신경외과 박용숙, 이신헌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저작근 퇴행이 진행되면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치매는 아니지만 그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신경질환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게서, 음식을 잘 씹지 못하는 경우 인지기능 저하 위험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충분히 씹지 않는’ 현대사회
턱 관절 문제나 신경질환으로 인한 경우는 비교적 극단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흔하게 발생하는 구강 및 치주 질환의 경우, 정기 검진 및 치료로 대응이 가능하다. 이제 생각해볼 부분은 ‘일상적 습관’이다. 저작 기능이 원활하지 않을 때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든 일상에서 저작 기능을 원활하게 쓰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불의 발견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현대는 다양한 조리 기술의 발달로 식감이 부드러운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부드러운 음식은 충분히 씹지 않아도 잘 넘어가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저작 기능을 활발히 사용하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평소 충분한 양의 식사를 하고 있음에도 식사 시간이 짧다면? 충분히 씹지 않고 음식을 삼킨다는 해석이 타당할 것이다.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지라도, 장기적으로 반복되면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씹는 습관, 장기적 뇌 건강 지켜
이런 경우가 있다. 자신의 씹는 습관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으나, 마음먹은대로 잘 되지 않는 경우. 대표적으로, 음식물을 여러 번 씹어보려 의식적으로 노력해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꿀꺽 넘어가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아래와 같은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먼저 음식을 입 안에 가득 넣는 습관이 있다면 고치도록 한다. 입안 공간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음식물이 가득차면 그중 일부는 충분히 씹지 않은 채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음식을 가급적 작은 조각으로 자르고, 의도적으로 정해진 횟수만큼 씹은 다음 넘어가게끔 연습해보도록 한다.
한 입을 채운 다음 식기를 내려놓는 것도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다. 식사 속도가 답답해질 수는 있지만, 애당초 식사 시간을 충분히 늘리기 위해서, ‘음식물 충분히 씹기’를 반복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기억하자. 음식을 충분히 씹는 습관을 들여야만 저작 기능을 꾸준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뇌 건강을 보다 장기적으로 지켜주는 기반이 될 것이다.
단, 일과 중 점심시간은 대개 촉박하다. 혼자 먹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런 방법을 시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보통은 집에서 하는 식사가 비교적 여유가 있는 경우가 많으니, 그 시간을 활용해 연습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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