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어러블 형태의 스마트 기기는 일상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기존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건강 관리 앱의 경우, 여러 가지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등록해야 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비해 스마트워치, 스마트링 등은 심박수와 피부 온도를 측정할 수 있고, 달리기 등 운동을 할 때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도 알려준다. 엄격한 정확성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칼로리 소모량도 알려준다. 스마트폰과 연동할 경우 혈압이나 체성분 측정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여전히 발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도 중요한 신체 기능 중 일부를 상당히 높은 정확도로 추적하고 있다.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영역은 이미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으려면 ‘보다 획기적인 무언가’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생화학적 데이터’는 어떨까? 땀이나 침, 눈물 등 체액은 물론 호흡을 통해 드나드는 성분들까지 웨어러블 기기로 분석할 수 있을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그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실현될 것 같다는 전망이다.
웨어러블 기기의 최대 강점, ‘비침습성’
웨어러블 기기는 보통 전문적인 장비의 도움을 받아야 알 수 있었던 다양한 건강 지표를 보다 손쉽게 알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 물론 정확도 면에서는 전문적인 장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한계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상용화된 모델도 과거에 비하면 정확도가 상당히 개선된 편이다. 특히 심박수나 운동량에 관한 부분은 매우 유용하며, 실제로 이를 활용해 수월하게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 사람도 무척 많다.
어쨌거나 일반인 입장에서는 ‘제대로 알 방법이 없었던’ 것들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된 셈이다. 그것만으로도 크나큰 진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확도 문제는 결국 시간 문제일 거라고 본다. 좀 더 지나면 한층 더 높아질 것임이 분명하다.
웨어러블 기기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하면 ‘비침습적’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들 중에는 침습적인 방법이 많다. 혈액 검사나 조직 생검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통증을 감내해야 하고 시술이나 수술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 모로 한계가 발생한다.
웨어러블 기반의 비침습적인 방법은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고 여전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환자에게 통증이나 불편함을 주지 않고 건강 지표를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에서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특성 중 하나일 것이다.
웨어러블로 생화학 성분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비침습적 방법이라는 특성을 유지하면서 다음 단계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스위스의 한 연구팀이 웨어러블 분야의 연구 현황을 메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근 센서 기술의 발전과 함께 땀 속의 생화학적 성분을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개발되고 있다. ‘생화학적 지표의 변화’를 감지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스위스의 연구기관 콜레기움 헬베티쿰(Collegium Helveticum)의 펠로우인 노에 브라지에 박사와 스위스의 공과대학 ETH 취리히의 요르크 골트한 교수는 웨어러블 센서 분야의 현황에 대한 메타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네이처(Nature)」에 게재했다.
노에 브라지에 박사는 ‘땀’ 때문에 웨어러블 기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브라지에 박사는 “우리는 상황에 따라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다른 성분의 땀’을 흘린다”라고 말하며, “그 외에도 땀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들어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땀이 흐르는 부위와 그 성분만 가지고도 사람의 건강 상태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땀 속의 전해질 농도 변화는 탈수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혹은 땀에 포함된 특정 대사물질의 농도를 통해 현재 그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는 땀 뿐만 아니라 인체에서 발산되는 모든 종류의 체액에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다. 브라지에 박사는 “개인적으로는 피부 표면에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에 가장 관심이 많지만, 기기는 의료적 목적에 따라 다양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목적에 따라 다른 형태의 데이터가 필요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기기의 형태나 착용 부위 등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폐렴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자 한다면 환자의 호흡을 분석할 수 있는 기기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
연구팀이 내놓은 결론은 명확하다. 생화학적 분석이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다만, 소소한 기술적 걸림돌에 대한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센서는 얼마나 오랫동안 측정을 계속할 수 있는지’, 혹은 ‘어느 정도의 동력을 필요로 하며, 그 동력은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등이다. ‘사용 후 오염된 기기의 세척 및 보관은 어떻게 해야 편리할 것인지’와 같은 부수적 문제도 마찬가지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한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고 해석하고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 데이터를 보는 사람이 의료 전문가인지, 일반인인지에 따라 그 방법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들은 인공지능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점점 해결책을 찾아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기기가 개발됐을 때 정식 출시가 결정되거나 임상에 적용되려면 다양한 조건에서의 검증이 필요하다. 이를 테면 안전성이나 효과에 대한 검증, 적절한 가격 설정 등에 관한 문제가 있다. 물론 윤리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하며,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과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획기적’ 혹은 ‘혁명적’이라 꼽혔던 역사상 모든 기술들도 모두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했다. 이미 상상의 결과는 현실로 다가왔고, 남은 문제는 상상과 실현 과정에 비하면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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