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월, 스위스의 한 연구팀이 ‘웨어러블 센서’의 현황을 주제로 한 메타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땀과 호흡 속 분자 구조까지 생화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최근 이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발표했다. 피부에서 방출되고 흡수되는 물질을 기체 단위에서 측정할 수 있는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다.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
최근 국내 연구팀에서도 웨어러블 기술을 응용한 성과를 내놓은 바 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성균관대학교에서 내놓은 ‘광학 바이오센서 패치’다. 매우 미세한 양의 땀과 분비물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생체 부착 센서 기술이다.
한편, 지난 1월 DGIST에서도 심혈관 건강 상태를 측정하면서 필요에 따라 약물 투여까지 바로 가능한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이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지, 기존의 인식 한계를 뛰어넘는 결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노스웨스턴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 기기는 여러 가지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정밀 센서를 탑재하고 있으며, 온도 변화와 수증기,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피부에서 방출될 수 있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의 변화까지 측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피부 상태 평가는 물론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전반적인 건강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본적인 원리는 피부에서 방출되는 기체 상태의 물질들이 기기 내부의 공간으로 유입되고, 각 센서들이 기체에 포함된 분자 정보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때 방출된 기체들이 피부 표면에 머무르면 좋지 않을 것이므로, 기체는 기기 내부로 수집돼 머무르도록 비접촉식으로 설계됐다.

땀 나지 않아도 기체로 분석
연구팀에 따르면 이 장치는 기존에 자신들이 개발했던 ‘땀 수집 분석 웨어러블 기기’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시킨 모델이다. 그동안 땀을 분석해 착용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분석해왔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착용자가 ‘땀이 나지 않는 환경’에 있을 때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고, 또 다른 문제는 기기를 착용함으로써 땀샘에 미세한 자극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고, 그 결과 이번에 선보인 기기가 탄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앞서 소개한 성균관대학교의 연구 결과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성균관대학교의 광학 바이오 센서 패치는 ‘극미량의 땀을 감지할 수 있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비해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는 ‘땀을 비롯해 기체화된 물질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연구팀은 특히 피부에 직접 접촉하지 않는다는 특성의 장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상처나 궤양이 발생한 부위의 피부 상태를 안전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도 자극을 주지 않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피부 장벽 건강상태 셀프 관리 가능
피부 바깥에 위치한 소위 ‘피부 장벽’은 단백질과 지질이 촘촘하게 엮인 구조로 돼 있으며, 외부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최전선과 같다. 과도한 수분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절해주고, 자외선 등 외부 자극으로부터 1차적으로 보호해주며, 그 외 각종 자극적인 물질이나 병원체의 침투를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즉, 연구팀은 피부에서 발생하는 수증기 및 각종 기체의 변화를 추적하면, 피부 장벽의 손상 여부를 비롯한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분석 자체는 현재 기술력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고가의 정밀한 기기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에 개발한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가 갖는 가장 큰 의의라고도 이야기했다.
연구팀은 또한 이 기기가 상용화될 경우, 개인이 좀 더 손쉽게 스스로의 피부 건강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진단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스웨스턴 대학이 개발한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는 ‘표피 분자 플럭스 모니터링을 위한 비접촉 웨어러블 장치(A Non-contact Wearable Device for Monitoring Epidermal Molecular Flux)’라는 제목으로 <네이처(Nature)> 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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